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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레아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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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51쪽 | 444g | 130*190*30mm
ISBN13 9788983006240
ISBN10 898300624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자신감, 그것은 왜 그토록 변덕스러운가? 왜 그것은 그토록 맹목적으로 사실들과 맞서는가? 평생 동안 우리는 그것을 구축하려고, 그것을 확보하고 고정시키려고 애써왔으며, 그것을 값진 자산이자 행복을 위한 거부할 수 없는 요소로 알아왔다. 그때 갑자기 음험하게 소리도 없이 바닥의 뚜껑이 열리고, 우리는 그 끝 모를 곳으로 추락한다. 그리고 있었던 모든 사실들이 신기루로 변해버린다. --- p.53

“커다란 불안은 결코 없어지지 않고, 단지 무대 뒤로 사라졌다가 나중에 다시 등장하게 되는 걸까요? 그 위력이 가시지 않은 채로요. 당신에게도 그런가요? 그런데 왜 기쁨, 희망, 행운 같은 것은 다르죠? 왜 어둠이 빛보다 훨씬 더 위력이 센 걸까요? 빌어먹을, 그 이유를 나한테 설명해줄 수 있어요?” --- p.165

“나중에 내가 딸을 더 알게 되었을 때 이따금 생각했어요. 그녀는 음으로 상상 속의 성당을 짓듯이 연주했다고. 자기 삶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가 오면, 그 안에 들어가 숨 쉴 수 있도록. 특히 크레모나에서 그 생각을 했어요. 그곳 대성당이 마치 레아가 상상 속에서 지은 성당인 양 그 안에 앉아 있었습니다.” (…) 나는 그렇게 가끔 내 내면의 은밀하게 닫힌 방 안에서, 모든 관습과 이성을 벗어 던진 레아의 고집을 부러워했습니다.” --- p.168

“제삼자를 위한 사랑, 갇혀 있는 고독감에서 나온 사랑이었어요. 또한 이별의 고통에 맞서는 보루였어요. 사랑, 사실상 달리 표현할 수는 없네요. 나로서는 구 년 동안이나 주저하며 간직해왔던 사랑이었습니다. 그 주저함의 그늘 속에서 감정은 서서히 퇴색해갔지만요. 마리에게 나는 무엇이었을까요? 자신과 레아를 이어주는 끈에 불과했을까요? 레아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보증해주는 존재였을까요?” --- pp.186~187

“내심 레아가 그런 내 신호들을 해석하리라 기대했지만, 그녀는 아무 반응도 없었습니다. 정작 그녀가 깨닫지 못한다면 나의 그 모든 가장이 무슨 소용이었겠습니까. 스스로를 파괴함으로써 내 고통의 주인이 되려 했던 위장들이요. 내가 속수무책인 채로 스스로 만들어낸 내 모습을 파괴하며―왜냐하면 스스로 만들어내는 정신적 고통이, 우연히 다가오는 고통보다는 견디기 쉬우므로―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그녀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 p.191

나는 나중에 도끼로 그 야등을 깨버렸다. 잡동사니로 가득한 지하실 상자를 뒤져 기어코 찾아낸 그것을 통나무 위에 놓고 도끼로 내리쳤다. 둔탁하게 탁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수천 개의 파편들로 갈라졌다. 처형이었다. 어머니에 대해서가 아니었다. 나 자신의 맹목적인 신뢰에 대한 처형이었다.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에 걸었던 내 신뢰에 대한 처형이었다. --- p.199

사실 근본적인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는 낯선 시선을, 폭로하는 듯한 타인의 시선을 원치 않았다. 그는 그런 시선을 파괴적인 것으로, 레아와 자신을 파괴하는 것으로 느꼈을 것이다. --- p.236~237

“나중에 제정신이 들었을 때, 내 정신도 일그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주 이상하더군요. 지독한 공포에 사로잡힐 줄 알았거든요. 미치고 말 거라는 불안감에요. 그런데 괜찮았어요. 행복감은 아니었지만 일종의 만족감 같은 게 느껴졌어요. (…) 사람은 자발적으로, 복종하면서, 또 어딘지 만족한 채, 심연이 다가오는 걸 기다리는 때도 있어요.” --- p.245

나는 눈을 감고 그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생각한다. 그래, 마틴. 자네는 그렇게 느끼고 행동했어야만 했네. 바로 그렇게. 그게 자네 영혼의 리듬이었으니까. 물론 세상에는 다른 바이올린도 많고, 그중 어떤 것이 레아의 손안에 들어갔더라도 고상하게 울렸을 거네. 다른 악기였다면 자네를 그런 대담무쌍하고 어처구니없는 도박판으로 인도하지 않았을 거네. 하지만 자네는 그럴 수 없었네. 꼭 과르네리 델 제수이어야만 했네. --- p.250

“마치 박쥐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우리는 서로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고, 그냥 서로 듣고 느끼기만 했어요.” 내 생각에 그가 즐긴 것은 그 절대적이고도 유령처럼 섬뜩한 낯설음이었다. 분명 기분 좋은 것을 느낄 때와 같은 감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칠흑 같고 절망적인 추측이 진실과 일치한다는 것이 드러났을 때, 그 위로 달려들어 그걸 꽉 움켜쥐는 감정과 같은 것이었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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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감정의 폭력,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낯설음을 다룬 인상 깊은 소설.”
- 〈ZDF(독일 제2TV 공영방송)〉

“완벽한 구성, 긴장 넘치고 재밌으며, 기억에 남을 만큼 신비스럽다.”
- 〈책문화〉

“사람들은 좋은 소설은 단숨에 삼킨다. 소설 〈레아〉는 하룻밤이면 다 읽을 수 있다.”
- 〈브리기테〉

“온갖 감정들이 수반된 예술가의 생애를 다룬 후기 낭만주의적 소설. 천재성과 광기, 사랑과 배신, 광포함 그리고 자기파괴욕이 포괄적으로 멋지게 묘사되고 있다.”
-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이 책 속에는 멋진 영상들이 너무나 많아서 그냥 영화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장들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울고 싶을 정도다.”
- 〈책들〉

“등장인물들의 감정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비논리적으로 행동하는 반면, 줄거리 자체는 결코 복잡하거나 비논리적이지 않으며 전혀 감상적이지도 않다. 등장인물들이 지닌 섬뜩할 정도로 깊은 감정을, 화자는 독자에게 마치 솜털처럼 가벼운 현수교처럼 전달한다.”
-〈신 취리히 신문〉

“얼마나 훌륭한 책인가. 매우 우울하고, 나직하면서도 힘차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금년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다!”
- 알렌 시 〈뷔허 얀〉 서점

“파스칼 메르시어는 언어로 쌓아올린 자신의 대성당으로 진혼곡을 만들어내고 있다.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레아의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 함부르크 〈바일란트 서점〉

“매우 섬세하고 긴장감이 돌며, 크림이 들어간 캐러멜처럼 천천히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언어!”
- 함부르크 〈알리스 몰첸〉 서점

“베토벤 교향곡처럼 너무나도 탁월하다. 낭랑한 울림을 지닌 언어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무조건 읽어야 할 책.”
- 베를린 〈문화 백화점〉

“〈리스본 행 야간열차〉 이후로 작가에 대한 나의 기대는 비교적 높았는데 이 책은 기대 이상이다. 〈레아〉는 매우 감동적이고 언어상 완벽하며, 게다가 아주 긴장감이 넘쳐서 한 번에 다 읽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탁월하다.
- 하노버 〈데시우스〉 서점

“격정적인가, 그렇다! 다정다감한가, 아니다!”
- 〈장크트 아우구스틴〉 서점

“타인에게 도달할 수 없는 낯섦, 지나치게 고양된 자기의지가 다다르는 막다른 길, 명예욕이 지닌 파괴적인 힘에 대해서 쓴 전율적인 책. ”
- 뒤셀도르프 〈드로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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