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 모든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지난 1세기 동안 해를 더할수록 더 높은 인기를 얻은 작가! 그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놀랄 만한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그는 다름 아닌 쥘 베른(Jules Verne)이다.
유네스코에서 펴내는 ≪번역서 연감≫(Index Translationum)에는 해마다 전세계에서 새로 출간된 번역서의 총수가 실려 있다. 1992년을 다룬 제39권에서 베른은 215종으로 성서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베른을 앞선 저자는 애거사 크리스티(290종)와 레닌(260종)뿐이었다. 하지만 1955년을 다룬 제8권에서는 베른이 94종으로 크리스티의 45종을 압도했고, 197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총수를 계산하고 성서를 제외하면 베른이 6,000권 내지 8,000권으로 종합 1위를 차지할 것은 분명하다(‘옥스퍼드 세계 고전 총서’에 포함된 해저 2만리의 영역본[윌리엄 버처 번역] ‘서문’에서 인용).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아동용 축약본으로만 쥘 베른의 책들이 소개되었을 뿐, 초판본 삽화까지 살려 완역본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큰 의의가 있다 하겠다.
- 2년 동안의 휴가[15소년 표류기](Deux ans de vacances, 1888)
여름방학을 맞아 즐거운 연안 항해를 계획한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체어먼 기숙학교 학생들은 출발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밤중에 몰래 요트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배가 폭풍에 휩쓸려 무인도로 떠내려가버린다. 어른이 하나도 없는 절해고도에서 한정된 과학 지식을 짜내고 힘을 모아 운명과 싸우는 소년들.
- 지구에서 달까지(De la Terre a la Lune, 1865)
때는 남북전쟁 후. 전쟁이 끝나는 바람에 무기 애호의 명분을 잃어버린 ‘대포 클럽’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계획을 궁리해낸다. ‘달나라에 포탄을!’ 그리하여 자금을 모으고 우여곡절 끝에 거대한 포탄이 완성된다. 그때 포탄에 올라타겠다는 남자가 나타난다. 해학적이고 문명비판적인 SF의 고전.
- 신비의 섬(L’Ile mysterieuse, 1874)
1865년, 남북전쟁이 한창인 미국에서 남군 포로가 된 다섯 사람과 개 한 마리가 폭풍이 부는 밤중에 기구를 타고 탈출을 시도한다. 거센 폭풍우에 농락당하며 태평양을 표류한 끝에 도착한 곳은 절해고도. 그리고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은 성냥 한 개, 밀 한 알, 개 목걸이. 이 극한 상황에서 서로 협력하여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싸우지만…… 파란만장한 모험담.
- 기구를 타고 5주간(Cinq semaines en ballon, 1863)
새뮤얼 퍼거슨 박사와 그의 두 조수(딕 케네디와 조)는 아프리카 잔지바르로 모험을 떠난다. 바스와 버튼과 스피크의 탐험대가 도달하지 못한 아프리카 지역을 탐험하는 것이 퍼거슨의 목적이다. 그는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빅토리아’라는 이름의 열기구를 이용하는 독특한 방법을 시도한다. 쥘 베른의 출세작!
- 인도 왕비의 유산(Les Cinq Cents millions de la Begum, 1879)
인도 왕비의 막대한 유산을 두 과학자가 상속한다. 인류 평화와 행복을 바라고 근대 과학의 정수를 모은 이상 도시 프랑크빌을 건설하는 사라쟁 박사와 강철 도시를 세우고 대포를 만들어 각국에 팔아넘기는 죽음의 상인 슐츠 교수. 세계 지배의 야망에 불타는 슐츠는 새로 개발한 초대형 포탄을 프랑크빌로 발사하려고 한다. 이 위기를 저지할 수 있을까.
- 80일간의 세계일주(Le Tour du monde en quatre-vingts jours, 1873)
어쩌다 그만 친구들과 2만 파운드의 상금을 걸고 80일 동안에 세계일주를 끝내야 하게 된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 씨. 그는 프랑스 출신의 하인 파스파르투와 함께 런던을 떠난다.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온갖 탈것을 이용하여 수에즈에서 인도, 중국에서 일본으로, 다시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기상천외한 모험 로망.
- 황제의 밀사(Michel Strogoff, 1876)
러시아 황제는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동부의 이르쿠츠크에 있는 동생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황제는 가장 신임하는 신하인 미하일 스트로고프 대위를 불러 그 비밀 임무를 맡긴다. 그러나 이르쿠츠크까지 가려면 타타르족이 점령한 시베리아를 건너야 한다. 그리고 반역자 이반 오가레프의 음모가 밀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 마티아스 산도르프(Mathias Sandorf, 1885)
1867년,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하에 놓인 조국 헝가리의 독립을 위해 활동하고 있던 산도르프 백작은 배신자의 밀고로 동지인 자토마르 백작 및 바틀리 교수와 함께 감옥에 갇힌다. 천둥이 치는 밤에 탈옥을 결행했지만 실패하여 두 동지는 살해되고 자신도 바다에 빠져 파도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15년 뒤…… 지중해를 무대로 복수극의 막이 열린다.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능가하는 걸작.
- 챈슬러 호(Le Chancellor, 1874)
대서양 항로를 따라 미국에서 영국으로 항해하던 쾌속 범선 ‘챈슬러’호는 불의의 사고로 화재를 일으켜 항해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불과의 싸움, 침몰의 공포를 이겨내고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가기 위해 승객과 승무원들은 뗏목을 만들어 표류를 시작한다. 그러나 덮쳐오는 폭풍, 굶주림과 갈증, 그리고 비극적인 사건들…… 극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생존 드라마를 박진감 넘치는 필치로 묘사한 걸작.
- 정복자 로뷔르(Robur le Conquerant, 1886)
높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최후의 심판의 나팔 같은 소리. 그리고 각지의 첨탑 끝에 묶여 있는 깃발. 전세계에서 일어난 이 괴현상에 모든 나라가 소란해진다. 그 무렵 필라델피아의 기구 애호가 모임에 나타난 로뷔르. 그는 자기가 하늘을 정복했다고 선언한다…… 비행 전함 ‘알바트로스’호를 타고 하늘 여행이 시작된다……
- 달나라 탐험(Autour de la Lune, 1869)
1860년대, 미국인과 프랑스인 승무원을 태운 달로켓이 플로리다 주에서 발사되어, 97시간의 역사적인 비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로켓의 행로에는 유성의 충돌, 산소 부족, 궤도 수정 같은 불의의 사태가 기다리고 있다…… 19세기 과학의 정수가 집약된 이 작품은 놀랄 만한 예견과 교묘한 플롯으로 오늘날 더한층 빛을 내고 있다.
- 카르파티아의 성(Le Chateau des Carpathes, 1892)
흡혈귀 전설이 남아 있는 트란실바니아의 카르파티아 산중, 아무도 없을 터인 골츠 남작의 고성에서 피어오르는 한 줄기 검은 연기. 이때부터 기괴한 사건이 잇따라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린다. 수수께끼를 밝히기 위해 나선 텔레크 백작은 일찍이 유럽 제일의 프리마 돈나인 라 스틸라의 애정을 얻기 위해 골츠와 경쟁한 사이다. 하지만 성에 간 텔레크는 5년 전에 죽은 줄만 알았던 라 스틸라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 깃발을 바라보며(Face au drapeau, 1896)
위대한 해적 케르 카라예는 프랑스의 위대한 발명가인 토마 로슈를 납치하여, 최고의 무기인 ‘로슈 번개’를 만들게 한다. 이것은 지금껏 인간이 고안해낸 어떤 무기보다 폭발력이 뛰어난 악마적인 전쟁 무기다. 미사일과 원자폭탄이 버뮤다에 근거지를 둔 해적의 손에 들어가, 대서양 항로와 미국 동해안을 위협한다. 쥘 베른의 후기작 가운데 최고 걸작.
- 세계의 지배자(Maitre du Monde, 1904)
고속으로 이동하는 미확인물체가 북아메리카 대륙 각지에서 목격된다. 펜실베이니아의 도로 위, 보스턴 앞바다, 캔자스 호수 바닥, 그리고 밀워키에서 자동차 경주장에 출현한 이 물체는 즐비하게 늘어선 고성능 자동차를 모두 따돌리고 미시간 호로 사라진다. 미국 정부는 그 기술을 거액에 사겠다고 광고하지만 거절하는 답장이 배달된다. ‘세계의 지배자’라는 서명이 적혀 있는…… 베른이 만년에 쓴 이색 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