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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226g | 128*205*20mm
ISBN13 9788932029122
ISBN10 893202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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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혜미
시인 이혜미는 1988년 경기 안양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200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보라의 바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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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결정들을 마지막까지 바라본다. 속눈썹이 모조리 흩어질 것 같아. 그림자를 떼어놓기 위해 멀리까지 날아오르고 싶었는데. 나는 눈송이를 모른 채 눈송이를 기다린다. 혀끝에서 사라지는 날개의 맛. 얼었다 녹은 것들은 외롭지. 내리던 비가 눈이 되고 다시 비가 흰 것들을 그르치는 이 세계에서.
―「날개의 맛」 부분

젖은 밤들이 눈가에 길게 눕는다. 몸에도 필요치의 어둠이 있어 우리는 깜빡이는 눈꺼풀로 얼룩들을 필사하는가. 커튼을 내리면 창 사이로 헤아릴 수 없는 글자들이 번져들고.

밤마다 자신 안으로 잠수하려 불을 끄고 이불을 덮는 자여. 일정량의 암흑을 노역하는 이들이여. 빛나기 위해 깨어지는 것들이 낭자한 밤. 감은 눈을 손으로 누르면 밤의 만화경이 천천히 돌아간다.
―「창문 뒤의 밤」 부분

수자(水子)는 제 살을 모르네 잠시 지었다가 풀어버린 직물처럼, 흔적으로 이루어진 사람이 있었지 출렁이는 몸 안팎의 숨을 버리며 새어 나오는 묽은 살결들 저, 물이라는 깊은 상처
―「서쪽 물가의 사람」 부분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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