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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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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침독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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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78g | 142*214*30mm
ISBN13 9791195245772
ISBN10 1195245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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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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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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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꽃을 바라보고, 쑥무침구이를 먹으며, 평상에서 널놀이를 즐기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생각합니다. 마당에 이불을 널어 해바라기를 시키다가 생각합니다. 자전거에 두 아이 태워 마실을 다니며생각합니다. 시골은 어떤 곳일까요. 시골살림은 어떠한가요. 시골에서 읽는 책은 우리 삶을 어떻게 가꾸어 줄까요. --- p.19

마당 한쪽에서 자라는 나물을 훑어서 즐겁게 먹습니다. 아이들은 두부에 나물을 콕 박으면서 “나무 심었다!” 하며 좋아합니다. 마당 한쪽에 있는 동백나무가 커다란 꽃송이를 툭툭 떨구면 두 아이가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들고 쓸어서 나무 둘레로 던져 줍니다. 일본사람이 붙인 ‘개불알풀’이 아닌 한국에서 시골지기가 붙인 ‘봄까지꽃’이 흐드러지던 때에 아이들은 코를 ‘들꽃밭’에 박으며 냄새를맡습니다. 마당에서 뜯은 솔잎(부추잎)을 입에 물고 놉니다. 군청에서 ‘경관사업’으로 심은 유채가 노란 꽃을 가득 피우는 들길을 거닐면서 함께 춤춥니다.
우리한테는 우리를 둘러싼 마을과 숲과 들과 하늘이 교과서요 책이며 학교입니다. 겨울을 나고 새봄에 씩씩하게 돋는 잎사귀가 교과서요, 나물을 훑는 손길이 책입니다. 꽃내음을 알아차리고, 흙을 두발로 밟으면서 두 손으로 어루만지는 하루가 온통 학교입니다. --- p.64

우니타 유미 님이 빚은 만화책 《토끼 드롭스》(애니북스, 2008) 둘째 권 65쪽에, “우선은 장래보다 코우키의 현재를 지켜봐 주고 싶어요. 한 2년 정도 지나면 같이 있고 싶어도 자기들이 피해 다니게 될테니까요!” 하고 외치는 대목이 있습니다. 밑줄을 예쁘게 긋습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를 사랑스레 돌보며 살아가는 젊은 어머니가 ‘아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할까 걱정하기’보다는 ‘아이랑 오늘 하루 더 즐거이 어울리며 놀고 웃으며 떠들겠다’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아이와 바로 오늘 사랑을 꽃송이처럼 피우고 싶을 뿐이라는 넋을 느끼며 참 좋구나 하고 느낍니다. --- p.129

박노해 님이 쓴 시를 그러모은 두꺼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느린걸음, 2010)를 읽다가 〈무엇이 남는가〉라는 시를 오래도록 되읽습니다. 박노해 님은 “정치가에게 권력을 빼 보라 / 무엇이 남는가 // 부자들에게 돈을 빼 보라 / 무엇이 남는가 // 성직자에게 직위를 빼 보라 / 무엇이 남는가 // 지식인에게 명성을 빼 보라 / 무엇이 남는가 // 빼 버리고 남은 그것이 바로 그다 // 그리하여 다시 / 나에게 영혼을 빼 보라 / 나에게 사랑을 빼 보라 / 나에게 정의를 빼 보라 // 그래도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 그래도 태연히 내가 살아간다면 // 나는 누구냐 / 나는 누구냐” 하고 노래합니다. 참말 나한테서 돈을 뺀다면 어떠할까요? 참말 나한테서 사랑을 뺀다면 어떠할까요? 돈을 뺄 때하고 사랑을 뺄 때에는 어떻게 다를까요? 둘 가운데 하나를 빼야 하는 갈림길에 선다면, 나는 돈과사랑 가운데 나한테서 무엇을 빼면서 삶을 꾸릴 수 있을까요? 아니, 무엇을 빼거나 더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을 찾거나 붙잡아서 누리는 삶이라 할까요? --- p.149

마루야마 겐지라고 하는 분이 이녁 꽃밭을 가꾸면서 ‘꽃’과 ‘나무’와 ‘흙’과 ‘바람’과 ‘해’와 ‘빗물’을 바라보는 동안 수천 권이나 수만 권에 이르는 책을 읽은 셈이라고 글을 썼어요. 그 글을 읽으면서 빙그레 웃음이 나와요. 나는 밥을 짓고 빨래를 하면서 수천 권이나 수만 권에 이르는 책을 읽은 셈이라고 느껴요. 먼먼 옛날부터 집에서 살림을 지은 사람들 누구나 어마어마하구나 싶은 책을 읽은 셈이지 싶습니다.
한문을 익혀서 중국책을 읽을 때에만 ‘책읽기’가 되지 않습니다. 임금님 곁에서 나랏일을 보아야 ‘지식’이 되지 않아요. 집일을 하고 집살림을 돌보는 모든 몸짓이 책읽기이면서 지식이라고 느낍니다. --- p.215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는 어린이하고 푸름이 눈높이로 넌지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야말로 넌지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거의 모두 도시에서 살고, 아이들을 돌보는 어버이도 거의 모두 도시에서 사는 오늘날, 이러한 삶자락에서 어떤 기쁨과 즐거움을 누릴 만한가 하는 대목을 이야기한다.
앞으로 우리가 스스로 기쁨과 즐거움을 어떻게 지을 때에 아름다울까 하는 대목을 이야기한다. 인문학이 아닌 삶을 이야기하고, 전문지식이 아니라 누구나 스스로 언제나 할 수 있는 몸짓을 이야기한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무엇을 보고 알아야 할까?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앞으로 어떤 어른으로 자랄 때에 사랑스러울까? --- p.283

예스24블로그에서 꾸준히 이야기꽃을 피우는 안성진 님이 선보인 《하루 10분 아빠 육아》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아직 책을 손에 쥐지 않았지만, 미리보기로 줄거리를 살피니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곁님이 늘 얘기하기도 하고, 나 스스로도 늘 느끼기도 하는 대목을 책겉에 굵직하게 잘 써 주기도 한다. 아이키우기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면, 아이를 낳기만 했을 뿐 아이를 버렸다고까지 할 만하다는 말을 씩씩하게 들려주는 모습이 반갑다. 아이는 어머니만 낳지 않는다는 대목을 아버지가 알아야 한다.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함께 낳는 아이요, 함께 돌보는 아이일 뿐 아니라, 함께 사랑하는 아이가 되어야 한다. 낳기도 돌보기도 사랑하기도 늘 함께 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어버이가 된다. 주민등록등본 따위에 ‘아버지’로 올라야 아버지가 아니라, 아이한테 삶을 보여주고 가르치면서 함께 배우는 숨결일 때에 비로소 아버지이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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