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7년 5월 초에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를 취재했다. 현장에서 접한 워런 버핏은 스타였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참석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고, 그가 의견이나 전망을 밝힐 때마다 기자들은 이를 타전하게 바빴다. 그런데 주주미팅을 취재하면서 참석자들 사이에 찰스 T. 멍거부회장이 버핏 못지않은 스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버핏은 자신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닥치거나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싶으면 옆 자리의 멍거를 쳐다보며 “찰리?”라고 말했다. 이때 버핏의 눈빛과 표정에는 “내가 대답을 하긴 했는데, 맞게 말한 건가요?” 혹은 “더 도움이 되는 답변이 있을 것 같은데 멍거 당신이 좀 말해줄래요?” 하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이 장면은 이벤트가 진행되는 5시간 내내 이어졌다. 세계 최고의 투자 대가가 조언을 구하는 상대가 있는 것이다. 멍거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과연 멍거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기자회견장에서 버핏에게 “당신의 가치투자가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는데, 이때 멍거가 버핏의 답변이 끝나고 나서 마이크를 넘겨받아 자신의 의견을 제법 길게 밝혔다. 그는 “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랫동안 변호사로 활동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쟁이 한때 한국 경제와 사회를 파국으로 몰고 갔지만 박정희 대통령, 정주영 회장 같은 위대한 인물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며 “한국인은 스스로 해낸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2009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미팅에서도 멍거는 “세계에서 딱 3개 국가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한국”이라고 밝혔다.
멍거는 알고 보면 미국의 손꼽히는 부호이자 투자 대가이다. 1959년 버핏을 처음 만나 우정을 나누기 시작했고 그 해에 투자 회사 웨스코 파이낸셜을 설립해 투자가로서도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1962~75년 13년 동안 19.8%의 연평균 수익률을 거두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 1965년에 변호사 업무를 그만두고 버핏의 투자 사업에 본격적으로 조언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8년 현재 순 재산 16억 달러로 미국 내 부호 순위 215위에 올라 있다. 그는 지금도 버핏이 투자에 관련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멍거를 왜 정신적 스승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게 됐을까. 멍거는 자신의 투자 방법론을 어떤 과정을 거쳐 정립하게 됐을까. 『찰리 멍거 자네가 옳아!』는 이 질문에 해답의 실마리를 가져다주는 책이다. 이 책의 미덕은 처음부터 완벽한 인간이란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독자에게 일깨우는 것에 있다. 멍거도 애초부터 잘하지는 못했으며 시행착오를 거쳐 지혜를 터득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점에서 투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위안이다.
또, 버핏의 대표적인 성공 투자 사례로 알려진 시즈캔디, 블루칩 스탬프스 매입이 어떤 실제적인 과정을 거쳐 이뤄지게 됐는지, 버핏과 멍거가 어떤 논리와 가정에서 출발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투자 대가들 사이에 오가는 내밀한 고민과 사생활을 이 책은 드러내고 있다.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인생의 지혜를 터득하려는 이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나침반이다.
이민주(한국일보 기자)
전설적 투자가 워런 버핏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그의 동반자인 찰스 멍거는 의외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성공한 변호사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으로 변신한 찰리 멍거. 『찰리 멍거 자네가 옳아!』를 통해 투자자이며 사업가로 모든 것을 가진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사람 냄새나는 여덟 자녀의 아버지이며 훌륭한 인격을 지닌 현자로 평가받는 그에게 존경심을 넘어 질투까지 느끼게 되었다. 그에게 더 애정이 느껴진 것은, 그가 어린 아들을 난치병으로 잃고 그 자신도 백내장으로 왼쪽 눈을 실명하는 등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언제나 유머를 잃지 않으며 독서와 여행 그리고 낚시를 즐기는 등 마음의 여유를 지녔다는 점이다
김상헌(NHN 대표이사)
여러 해 동안 전 세계의 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의 정신적인 친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를 원했다. 이제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찰리 멍거라는 희대의 걸출하고 똑똑한 한 인간의 면모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로버트 E. 해그스트롬(『워렌 버핏의 완벽투자기법 The Warren Buffett Way』 저자)
찰리 멍거는 눈부실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전략을 세우고 이에 대한 탁월한 실적을 보여줌으로써 결코 흔들리지 않는 깊은 평판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을 꿰뚫어 본다.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런 능력을 일궈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이 비상한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마이클 아이스너(월트디즈니 전 회장 겸 CEO)
재닛 로우는 새로운 방식으로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을 조망하면서 투자자, 학자, CEO들 모두를 위한 최고의 책을 탄생시켰다. 재미와 유용함 모두를 전하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티머시 P. 빅(『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전략』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