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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

좋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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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976g | 168*245*30mm
ISBN13 9788996295129
ISBN10 899629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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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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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의 판별 요건이 되는 사진의 물리적인 품질은 인간의 시지각에 의해 판단된다. 사진의 품질을 알아보고 마침내 좋은 사진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좋은 눈과 마음이 필요하다. --- p.33

사진을 오래 찍다 보면 좋은 사진은 결국 나의 이야기, 나를 향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눈이 마음을 따르고, 그 마음이 나 자신을 향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때 비로소 자기만의 개성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주변의 칭찬보다는 나만 찍을 수 있는 사진, 자아가 드러나는 나다운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나만의 사진에 대한 버릴 수 없는 애착을 키우게 된다. 바로 이때가 좋은 마음이 좋은 사진과 만나는 순간이며, 이때 좋은 마음은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 p.60

좋은 구도가 좋은 사진을 만들지만, 좋은 구도를 만드는 것은 회화도 아니고 디자인도 아니다. 그것은 현실이라는 질서이고 삶이라는 구도이다. 현실과 삶을 반영한 구도가 사진에 필요한 구도이다. 사진의 구도는 삶의 모습과 존재들의 형상을 따르고 세계의 질서를 따른다. 이를 사진의 구도와 구성으로서‘프레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에서 프레임은 구도 및 구성의 총체이다. --- p.71

카메라 앞에서 취한 모습은 사진의 포즈인 것은 분명하지만, 포즈의 진정성은 삶 그 자체에서 나온다. 삶에서 우러나온 포즈이자 삶을 바라보게 하는 포즈가 진짜 포즈인 것이다. 포즈의 의미는 결국 존재감이다. 포즈는 한 존재가 삶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사물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에서 포즈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사진의 본질을 안다는 뜻이다. --- p.82

누구나 쉽게 카메라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고 셔터를 누를 수 있다. 그러면 모두가 아는 세상이 사진으로 찍히고, 사진을 보면 누구나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하지만 프로 사진가들은 “가장 찍고 싶은 것이 가장 찍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들이 무엇을 찍었는지 몰라서 어렵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의 의도를 말하는 것, 왜 찍었는지 교감하게 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원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 p.97

좋은 사진을 위한 노출은 두 가지 영역에서 생각해야 한다. 물리적 노출과 존재의 노출이다. 물리적 노출은 카메라 안에서 작동하는 광학적 메커니즘의 노출이고, 존재의 노출은 피사체와 피사체의 의미 출현을 지시하는 관념적 노출이다. 전자가 기술적 노출로 조리개와 셔터의 상관관계라면, 후자는 사유적 노출로 존재와 부재와 관계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노출은 드러남과 드러냄의 표상이다. --- p.117

초점은 상황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초점이 잘 맞은 사진이 좋을 때가 있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선명한 사진이 오히려 사진가의 예술적 의도를 표현하지 못하거나, 표현의 한계를 드러내는 진부한 사진이 될 수도 있다. --- p.146

마음으로 셔터를 누른 사진은 흔들려도 좋을 수 있고, 정작 주요 부분에 초점이 맞지 않아도 눈길을 끌 수 있다. 작가에게 사진은 순간의 감정이다. 아주 짧은 순간 감정의 동요가 일고, 그 동요 속에 사진의 순간이 흐른다. 인간의 삶이 그렇듯이 사진도 늘 순간의 동요 속에 있다. 흔들리는 감정처럼 사진도 감정에 흔들릴 수 있다. 감정의 문제에서 물리적인 초점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리적 초점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 p.153

사진에서 깊이는 세상이고, 보는 자의 호흡이다. 깊은 화면은 깊은 세상이고 긴 호흡이며, 얕은 화면은 얕은 세상이고 짧은 호흡이다. 깊이는 심리적인 것이다. 보는 이에게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하고 느낌을 새롭게 한다. 심도에 의해 죽고 사는 형상들이 있다. 잘못된 심도 때문에 사라져버리는 형상이 있고, 나타나서는 안 되는 형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 p.171

좋은 사진을 위한 빛은 순간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빛을 통한 순간과 지속적인 바라봄은 빛에 의한, 빛에 대한 알아봄이다. 그래서 진정한 빛은 어둠과 그림자를 볼 수 있게 한다. 또 그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것이 깨어 있는 빛, 좋은 빛이다. --- p.192

“가장 찍고 싶은 사진이 가장 찍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 사진도 간절히 원하면 오히려 열망과 욕심 때문에 원하는 사진을 얻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원하는 대로 찍기 어려운 이유는‘시선의 깊이’때문이다. 사진은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알아보지 못한 채 바라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진의 시각은‘알아봄’을 위한 바라봄이다. --- p.273

화가가 물감과 붓을 선택할 때는 운명적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사진가는 다르다. 사진은 선택의 ?과물이기에 언제나 운명적이고 숙명적이다. 하나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진가 앞에는 다양한 카메라와 렌즈, 또 f1.4부터 f22까지 선택을 기다리는 조리개 수치가 있고, 1초부터 1/8000초까지 선택을 기다리는 셔터 수치가 있다. 사진은 선택의 미학이다. 선택 그 자체보다는 선택함으로써 결과가 달라지는 데 그 의미가 있다. --- p.288

사진의 프레임에는 두 가지가 있다. 렌즈를 들여다보는 파인더라는 프레임과 마음을 주고 담는 인식의 프레임이다. 전자가 눈으로 보는 물리적인 프레임이라면 후자는 정신적인 프레임이다. 두 가지 모두 사진에 필수적이다. 사진가들이 프레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눈과 마음으로 이미지의 틀을 결정짓고 촬영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진은 좋은 눈과 좋은 마음으로 표현한 것이다. 솔직한 자기표현이기에 노출이나 초점, 구도가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나쁜 사진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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