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저항은 BRICS 프로젝트가 빈민과 노동계급의 필요 논리를 진정으로 행하도록 권해야 한다. 그러나 힘의 균형은 이를테면 대안적 금융 전략에서 드라마틱하게 전환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없이 만약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시진핑, 주마가 최근 몇 년 같은 행보를 계속하고, BRICS 기업과 금융업자가 100년 전 룩셈부르크가 지적했던 제국주의가 했던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자본을 수출해 과잉 축적 위기를 해결한다면 BRICS는 아류제국주의 블록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 p.4「제1장 BRICS 은행과 아류제국주의 논쟁」중에서
필자는 군수산업이 경제성장과 고용확대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전후 호황 시기에 군수산업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군수 부문에 투자될 재원이 다른 분야로 돌려졌을 때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긴축의 시대에 무기 개발 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우선순위의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의료와 교육,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에 더 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만하다. 더구나 2010년에 유럽연합의 군비 지출이 1940억 파운드(약 353조)였고 이 액수가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연간 적자를 모두 합친 액수와 비슷한 규모라는 사실은 군수산업의 활성화 전략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 부채가 군비 지출 증가와 직결되어 있는 경우 민군 겸용 기술 패러다임을 위해 군수산업 활성화를 위한 R&D 예산을 늘리라는 요구는 사회복지와 고용확대 요구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 pp.62-63「제2장 글로벌 군수산업을 통해 본 대안적 산업 재편의 가능성」중에서
사회운동적 시민권을 행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국경 투쟁은 국경에 의한 시민권의 반동화를 가로막는 주요한 투쟁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자본의 민주화를 추진하는 주요한 사회적 힘이다. 유동노동이 지구적 자본주의의 재생산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국경들은 지구적 자본주의의 핵심 간접자본으로 자리 잡아왔다. 유동노동을 사용하는 동시에 통제하고자 하는 국민국가들의 노력은 요새화된 국경으로 구분되는 새로운 지구적 아파르트헤이트를 만들고 국경을 따라 노동을 분절적으로 구성한다. 하지만 노동은 국경 투쟁을 통해 국경의 외연에 도전하고 국경의 내연적 내용으로서의 배제적 시민권에 도전한다. 이러한 노동의 전복적 이주는 세계자본주의의 역사 도처에서 발견되며 지구적 아파르트헤이트의 등장 이후에 더욱더 중요한 저항의 수단이 되었다. --- p.111「제3장 국경화된 자본주의, 이주노동의 국경 투쟁 그리고 사회운동적 시민권」중에서
유럽연합 지도부는 시리자 정부가 넓은 차원의 유럽연합 정치에서 약점을 쥐는 데 성공함으로써 전시효과가 파급될까 두려워했다. 그래서 유럽연합 지도부는 시리자를 끝장내기 위해 그리스 경제를 완전히 붕괴시키려는 의지 그 이상으로 완고했다. 그리스에 대한 억압적인 정책에는 현대자본주의의 모든 곳에서 드러나는 약탈적 본성이 반영되어 있다. 패니치와 긴딘(Ginden, 2015)이 지적하듯, 사실 현대 유럽연합은 “신자유주의의 DNA를 내재하고 있어, 경제통화공동체 30년 뒤는 고사하고 로마조약의 시대로 돌아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즉, 마지막 교훈은 좌파 유럽 정부는 필요한 순간에, 그만의 조건에 따라 유로 지역을 탈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정치적 역량을 개발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 p.153「제4장 사회주의 전환의 함정과 가능성」중에서
남아공과 베네수엘라의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권력과 권리를 융합시키는 제도들은 기본적으로 주체들을 권리와 권력의 실체로 주체화하고 있었다. 권리의 주체들이 권력을 지배함과 동시에 지배받는 관계에서, 헌법에서 내세우는 ‘자유, 평화, 연대, 공생, 사회정의, 평등 등의 가치’를 일상적인 삶의 정치로 전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남아공과 베네수엘라의 사례들도 수많은 제도 중 하나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사회체제의 지배 세력이 자신의 기득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제도적 헤게모니를 고수하고 있고, ‘권력과 권리를 융합시킨 제도’들이 사회적 기반으로 강화되는 것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권력과 권리가 융합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체제의 지배 세력들을 위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권력과 권리를 융합시켜 점차 국가와 권력을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가 아닌 대안적 사회체제가 필요하다. --- p.177「제5장 ‘권리와 권력 간 융합체제’의 민주적 메커니즘」중에서
변혁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최적화된 프로그램은 일단 리처드 던컨과 토머스 세키네(Thomas T. Sekine)의(Sekine, 미출간) 제안을 결합한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큰 정부”가 부채와 차입을 통한 카지노 게임을 조장하는 데 돈을 찍어낼 것이 아니라, 인간 번영을 증대시키기 위해 설계된 재분배적이고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하며 재생 가능 에너지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적 3부문 공동체를 구축하는 계획이 준비된 진보적인 지역과 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해 돈을 찍어내라는 것이다. 라이트가 말한 “공생적 변형”과 “틈새적 변형”의 결합이기도 하다. 하지만 월가와 그 국제 위성기구들이 버티고 있고 감옥·안보·군사 산업복합체가 카지노 게임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된 상황에서 던컨이 “큰 정부”의 투자 방향을 재설정하자고 제안한 것은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Duncan, 2012: 121ff). 이것은 우리가 “틈새적 전략”과 잠재적인 “단절적” 변혁의 결합으로 다시 돌아오게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 p.21「제6장 생태적인 자유의 왕국에 이르는 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