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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세계문학상 당선작-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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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78g | 148*210*20mm
ISBN13 9788956603391
ISBN10 8956603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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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난 결코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다. 7년간의 투병 끝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자 나는 천천히 문장을 잃었다. 한동안 철저히 짧은 단문과 문장이지 못한 미숙아들이 내 글을 지배했고 여전히 그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그 덕에 이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만큼이나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인간이기에 스스로를 경멸하게 되고 나서야 간신히 세상 밖의 사람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었다.
이 글은 그렇게 세상을 보게 된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나는 킬러다. 하지만 내가 벌이는 살인은 오직 키보드 앞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나는 구조조정을 한다. 구조조정이란 구조는 변치 않고 그 구성원만이 사라지는 일이다. 나는 매우 평범하다. 화이트칼라들과 다를 바 없다.
살인 방식은 간단하다. 회사의 의뢰를 받아 고객에게 우연처럼 보이는 불행의 연쇄를 계획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작은 불행들이 누적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타살처럼 보이지 않기에 누구도 불행해지는 사람 따위는 없다. 이 때문에 나는 죽음을 제공하는 것도 일종의 서비스업이며, 이 일은 컨설팅을 하는 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딱 한 가지 두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회사이다. 회사는 언제나 선택을 조종한다. 실제로 나에겐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으며, 그러므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 역시 없다. 고객들 역시 과거를 캐보면 또 다른 누군가의 가해자였다. 물론 고객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따라서 나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이 모든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평범한 삶을 살길 원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청혼을 할 예정이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는 옛 애인의 구조조정을 의뢰한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조금은 불편한 감정이 들지만 어렵지 않게 옛 애인의 죽음을 설계했고 그 계획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완벽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으로 나는 경찰서의 조사를 받게 된다. 그녀의 죽음은 내 계획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이 회사의 음모라고 생각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회사에 대해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모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의심이 깊어간다.
괴로워하던 나는 도망치듯 콩고로 떠난다.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콩고를 가로지르며, 나는 회사의 정체를 서서히 깨닫는다. 동시에 자신을 지구 반대편까지 끌고 왔던, 나를 두려움에 빠뜨렸던 보이지 않는 것의 실체와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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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자살 가장한 타살 일삼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서사적 논증·추리 바탕 둔 탄탄한 구성 돋보여… 장편 스케일에 부합


당선작인 『컨설턴트』는 미드 범죄 스릴러 〈CSI〉를 연상시킬 정도로 잘 읽히고 재미있다. 완전범죄로 살인을 하기 위한 ‘킬링 시나리오’를 대신 써주는 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자살을 가장한 타살을 일삼는 사회나 구조에 대해 비판한다. 죽음조차도 하나의 서비스 상품이거나 이른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세태를 알레고리적으로 보여주면서 구성원 개인의 자각과 저항까지도 유도하는 결말이 진지함과 깊이까지 담보하고 있다.
존재 자체가 원죄인 구성원들의 실존적 딜레마를 강조함으로써 손쉬운 사회 비판으로부터 벗어난 것도 장점이다. 살인을 기획하는 과정의 디테일이나 정보가 흥미롭고, 서사적 논증이나 추리에 바탕을 둔 플롯도 탄탄해서 장편소설적 스케일에 부합한다.
국제암살사나 당대 문화코드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 이루어짐으로써 장르문학과 본격문학의 접합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선이 굵고 재기 발랄한 신인작가의 탄생에 기대가 크다.
-심사위원 | 김화영 박범신 윤후명 구효서 김형경 은희경 하응백 우찬제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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