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는 자연에서 받은 창조적 영감을 바탕으로, ‘식물적 회화법’을 통해 작업했다. 마치 식물이 자라나는 것처럼 천천히 그가 사랑하는 모티브들을 그려 나갔다. 물감들은 대부분 직접 제조했으며 여행하는 곳들의 재료를 모아 만든 색들도 많아 의미가 더욱 깊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한 사막에서 담아 온 흙으로, 또는 프랑스 여행지 해변에서 주워 온 작은 돌로 색을 만들어서 썼다. 작업 방식도 이젤을 사용하지 않았고 캔버스나, 포장지 등을 수평으로 눕혀서 작업을 했다. 수평의 것은 자연의 것이고, 수직의 것은 부자연스럽고 인공적이라는 신념을 지켜 냈다. 이젤에 서 그린 그림과는 달리, 훈데르트바서의 몇 작품들은 위아래가 없다. 훈데르트바서는 나선의 화가로 불리는데, 그에게 나선은 생명과 죽음의 반복, 삶의 원형적 상징으로 자연에 가까운 선으로 생각되었다. -「예술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꿈꾼 혁명가, 훈데르트바서」에서
1969년에 영국 가수 톰 존스Tom Johns의 〈델릴라Delilah〉 번안곡으로 가수 데뷔, 한국 최초의 음악 감상실인 세시봉에서 윤형주, 이장희 등과 활동하며 지난 반세기 동안 대중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조영남. 그는 1960년대 말에 유화를 그리면서 미술계에 입문하여 1980년 전후부터 화투, 소쿠리, 노끈 등의 오브제 콜라주 작업을 해 왔으며, 1973년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수십 차례의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화가로서 이름을 알려 왔다. 그러나 최근 그의 화투 그림을 다년간 대리 제작(이후 대작)해 온 작가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대작 작품의 판매가 ‘사기’인가 ‘미술계 관행’인가 하는 문제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현대 미술에서 남이 대신 그려 주는 대작과 관련하여 어떤 기준과 허용 범위가 있어 왔는지 알아보자. -「조영남의 ‘화투 그림’ 대작 사건을 통해 본 현대 미술의 개념」에서
괴물monster의 라틴어인 ‘몬스테레monstere’는 ‘뭔가를 보여 준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괴물은 말하기 이전에 보고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존재이다. 괴물들은 이름 그대로 괴력을 발휘하는 한편, 정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박해당하거나 살해당하기도 한다. 괴물은 강함과 약함의 이중성을 지닌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 켄타우로스는 사이 존재(하이브리드)이지만, 그는 최고의 인간도 최고의 말도 될 수가 없다. 켄타우로스는 인간의 교사로 여겨지면서도 보통의 인간보다는 짐승에 가깝고, 엄청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사이와 경계의 존재, MONSTER」에서
우리는 국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국보란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 가운데 가장 등급이 높은 것을 일컫는다. 따라서 국보는 우리의 전통 문화재 가운데 최고의 명품이며, 전통 문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318개의 국보를 지역별로 구분하여 어떠한 특징 때문에 국보로 지정되었는지 각각의 면면을 들여다보자.
전체 국보 중 2개는 번호만 있다? 한국의 국보는 2017년 4월 현재 1호부터 320호까지 지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국보는 320건이어야 하는데, 현재는 318건이다. 2건이 국보에서 해제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국보274호였던 ‘별황자 총통(別黃子 銃筒, 1992년 지정)’으로, 1996년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보에서 해제되었다. 다른 하나는 국보 278호였던 ‘이형 원종공신록권(原從功臣錄券) 및 보관상자’로, 2010년 그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보물 1657호로 그 등급이 낮춰졌다. 국보 가운데에는 행방불명된 것도 있다. 안평대군의 글씨인 국보 238호 〈소원화개첩〉이다. 이것은 2001년 소장자의 집에서 도난당한 뒤 현재까지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벌써 도난 17년째이지만 아직까지는 국보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도 무사 귀환에 대한 기대의 표현일지 모른다. -「국보 순례: 작품으로 보는 지역별 국보 총정리」에서
이집트는 서양 미술사에서 문명의 시초로 등장하지만 우리가 자주 접하지 못하는 문화권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선 나라, 먼 나라로 인식되어 있다. 이 나라는 긴 역사만큼이나 풍부하고 신비로운 문화유산을
가득 보유하고 있다. 바다, 강, 사막을 포함하여 다양한 자연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넓은 국토 또한 이들의
자산이다.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해 있지만 아시아 대륙과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며, 철도, 버스, 항공 등 국내
이동에도 유용한 교통망도 발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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