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근성과 경험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는 게 평소 가즈토의 지론이었다......
올바른 영업 기술을 익히기만 한다면 누구라도 뛰어난 판매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사원들끼리 경쟁을 시킨다거나, 할당량을 주어압박을 가한다거나, 영업 실적에 대한 수당을 더 준다거나 할 필요가 전혀 없다.---p.39
“소장님, 멋지다! 마술사 같아요.”......
“비결 좀 가르쳐주세요.”
“간단해요. 우선 바로 물건을 팔려고 덤벼들지 말 것! 무조건 물건을 팔 생각부터 하는 건 바로 영업을 망치는 지름길이거든요.”
“아, 그렇군요.”“그리고 고객이 먼저 원할 때까지는 절대 상품 설명을 해서도 안 됩니다. 이게 그 일을 위한 소도구지요.”
가즈토가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지도가요?”
“맞아요. 이건 마당발에게 부탁해서 특별히 만든 건데, 내 주변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거라고 할 수 있죠. 다른 상품 같은 경우에는 고객 게시판에 좋은 상품평이나 사용 중인 사진이 올라오면 홍보 효과가 제법 크지만, 마이라인은 그럴 만한 요소가 없으니까 지도라도 이용해야 하는 겁니다.”---pp.62-63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일하는 방식이란 게 있기 마련이다. 우직해서 처음엔 성과가 잘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는 처음부터 기울여온 노력들이 발효되어 큰 열매를 맺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동키 팀의 일하는 방식이 바로 그랬다.
대부분의 간부들은 실적을 내지 못하는 사원들에게 자신만의 방법을 강요한다. 하지만 그런 방법이 모두에게 효과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자기답지 못한 방법을 강요당하면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실적을 올리는 능률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은 단지 지원만 해주어도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든다. 이것이 바로 가즈토의 신념이었다.---p.74
가즈토는 다시 침묵에 잠겼다. 확실히 이 세계에서는 결과가 전부였다. 그리고 그 책임은 모두 결과를 내지 못한 자의 몫이었다.
“이번 달 목표를 달성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다음 달에 F시의 영업소와 통합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윗선에서 이미 결정된 사실이니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타지마는 곧 회의가 있다면서 더 이상의 말도 없이 먼저 방을 나갔다.---pp.77-78
“츠바키모리 전기회사의 이이다라고 합니다. 그쪽 회사의 사원이 찾아와서 뭐라고 얘길 하는데, 일본어가 서툴러서 영 못 알아듣겠어요. 어쨌든 마이라인에 가입해달라는 뜻인 것 같기는 한데…….”......
“아, 네. 저는 요시다 소장이라고 합니다. 저희 사원이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실례지만, 지금 그곳에 가 있는 사원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상대는 혼혈공주의 이름을 댔다. 법인 영업은 싫다던 혼혈공주가 왜 그곳에 가 있는 것일까? 게다가 같은 팀인 빅마마와 함께 간 것도 아니고 혼자서 말이다.
“지금 이곳으로 좀 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젊은 사람이 어찌나 열심히 설명을 하는지. 얼른 와서 좀 도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pp.96-97
요시미는 구두가 닳도록 돌아다니면 반드시 물건을 팔 수 있었던 고도 성장기에 영업 현장에서 일했던 상사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들은 요즘 영업 현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젊은 영업사원들에게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면 고통을 주고 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
에게 영업의 바른 길을 가르쳐서 한 사람의 세일즈맨이라도 구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이 책도 그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길 바란다.---p.153
“옛날에 콜센터에서 일할 때였는데, 계속해서 불만을 퍼붓는 고객을 상대로 그만 울컥해서 전화로 싸운 적이 있어요. 당연히 상사에게 엄청나게 깨졌지요. 그리고 그때 책상 위에 거울을 두고 바라보면서 전화를 받으면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거울을 책상에 두고 전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p.51
표정이나 목소리 등 밖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주목하면, 어느 정도 감정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감정 자체를 조절하기보다는, 감정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들을 조절하면 원래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 ---pp.163-165
엄마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이웃집의 누구누구가 보는 백과사전이라고 선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엄마들이 너나없이 백과사전을 사겠다고 했다. _85페이지
무엇보다 고객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15초 정도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는 문구를 만들어두면, 영업을 할 때 훨씬 유리하다. ---pp.185-186
제5장에는 가즈토가 백과사전을 팔기 위해 아이와 한참 동안 이야기하는 장면이 ?온다. 책에는 도통 흥미가 없던 아이가 가즈토의 유도로 백과사전에 흥미를 보이고, 아이는 점점 더 백과사전에 빠져든다. 아이의 흥미를 끌어내는 대화의 묘미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가즈토는 결코 아이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고 설교하지도 않았고, 아이의 의견이 틀렸다고 반박하지도 않았다. 사실 이 대화는 아이 엄마에겐 그 무엇보다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이었다. 백과사전을 사면 아이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눈앞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설명보다도, 그것을 사면 어떤 점이 좋은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게 중요하다. 또 결국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엄마이기 때문에 엄마의 마음에 강력하게 호소해야 한다.---pp.187-188
“동키도, 컴박사도, 빅마마도, 혼혈공주도 그전엔 자신이 뭔가를 팔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사람들 아니에요? 하지만 소장님 조언대로 하니까 이젠 물건을 팔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뛰어난 분이시죠. 그런 분이 생전 화도 내지 않고, 강요하는 법도 없고, 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혼자 삭이고 있어요. 이젠 우리가 보답할 차례가 아닐까요? 제발 소장님에게 여러분의 의지를 보여주세요.”---p.112
사원들에게 협박에 가까운 압력을 가하는 게 소장인 가즈토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 그러질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틈새를 큰누님이 재빨리 메워주었다. 팀원들에 대한 가즈토의 지속적인 신뢰 덕분에 영업소 전체가 하나의 자율적인 팀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혼혈공주 역시 자율적인 팀의 멤버였기 때문에 무모하게 느껴지는 행동을 과감하게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다. ---pp.196-197
왜 변명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일까?
변명을 하는 것은 매우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려운 일이 닥치면 쉬운 길을 선택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실수나 잘못을 하면 습관적으로 변명거리를 찾는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변명만 하고 있으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pp.202-203
“혼혈공주를 비롯해서 여러분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할 때, 사실 저는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모자란 100회선을 도저히 채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업본부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해체되지 않을까만 생각하고 있었지요. 영업은 모든 것을 결과가 말해줍니다. 그런데도 나는 변명거리만 찾고 있었던 겁니다. 그게 통할 리 없는데도 그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_123페이지
가즈토는 정말 행운아였다고 생각한다. 포기한 사람은 그뿐이었고, 영업소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다. 평소에 가즈토가 알게 모르게 영업소를 포기하지 않는 집단으로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방법으로도 안 될 때에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지막 방법이 있다.”
---p.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