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왕정을 뒤집고자 했던 1832년 6월의 봉기는 실패로 끝나고, 이 봉기는 역사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 봉기 참가자들의 대다수는 노동 계급(66%)이었고, 그중 상당수가 건설 노동자였다. 자영업자와 점원(34%)이 그 뒤를 이었다. 학생들은 지도적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그 비율은 생각보다 적었다. 훗날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시청을 즉각 장악하지 못한 것이 봉기의 실패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원작자 위고는 당시 혁명의 정세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민중의 결정적인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민중의 힘이 결집되지 않으면 역사의 곤경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영화 [레 미제라블]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30-31)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러시아 국경의 서남부인 카르파티아 산맥 및 서부인 동프로이센 지역, 그리고 코르닐로프 쿠데타 당시에는 페트로그라드 남부 일대 여러 기차역에 포진해 있던 돈 카자크 부대는 1917년 10월 볼셰비키혁명을 전후해서 고향인 돈강 일대로 귀환한다. 때문에 영화 속의 무대도 주로 돈강 일대로 한정된다.
영화 [고요한 돈강]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59)
영화는 무정부주의자들에게서 교회와 여성의 문제가 어떤 모습을 지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 준다. 유럽의 경우 사회주의 혁명뿐 아니라 부르주아 혁명에서도 가장 어려운 장애가 바로 교회의 세력이었다. 이들은 봉건제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이었다. 왜냐하면 사회의 구석구석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학생들 대부분의 교육을 장악하고, 여성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영화에서도 그 점이 잘 드러나는데, 마을의 신부가 반란군에게 밀고하여 마을의 아나키스트 5명을 살해하는 데 일조하고 심지어 총을 들고 혁명군과 싸우기도 한다.
영화 [토지와 자유]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93)
한국에서도 정보기관은 자기가 이해하는 ‘국익’에 따라 행동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생각하는 ‘국익’에 방해된다고 여겨지면 민주주의 원칙도 가차 없이 던져 버린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향한다면서 나라 안에서는 물론이고 나라 밖에서도 결코 허용할 수 없는 일을 ‘국익’의 이름으로 저지르는 것이다. 영화 [타인의 삶]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126
한국 사회의 언론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 왕에 대한 충성과 제국주의 전쟁에 대한 헌신을 강요했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친일 언론의 전통이 광복 이후 7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들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하에서 자유 언론을 외치는 기자들을 무더기로 해직하며 독재 정권의 통치에 순종했고,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때에는 정권이 하달한 이른바 보도지침에 따라 신문과 방송을 만들기도 했다. 1987년 이후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에는 언론 스스로가 권력기관화하면서 언론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보도를 일삼는 태도를 보였다. 영화 [굿나잇 앤 굿럭]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152
[오피셜 스토리]는 ‘추악한 전쟁’ 시기 아르헨티나에서 어떻게 사회적 파열이 생겨났는지 알려 줄 뿐만 아니라 ‘오월광장어머니회’의 사례에서 보듯 배제당한 이들의 대항 기억을 공식 담론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역사 인식과 집단 정체성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교훈극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비교적 신속하게 공식적인 ‘진실과 정의’ 정책을 추진했고 『눈카마스』와 피해자의 상징적 표상, 이를테면 ‘오월광장어머니회’의 두건이나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펼침막은 시대를 상징하는 기호로 부각했지만, ‘추악한 전쟁’의 가해자 처리와 억눌린 기억의 역사화 문제를 놓고는 지속적으로 난항을 겪어 왔다. ‘추악한 전쟁’의 실체에 대해 뒤늦게나마 돌아보도록, 달리 말해 유보된 도덕적 · 사회적 책임감을 성찰하도록 요청받은 셈이었다. 영화 [오피셜 스토리]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177
역사 영화인 [카게무샤〉는 일본의 전국시대를 ‘재현’하였다. 그러나 감독은 역사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오히려 조역으로 삼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혹은 허구적인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다케다 신겐,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은 전국 시대의 주역들이다. 물론 이들로 인해 전개되는 역사는 역사 기록에 의존한 것이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겐의 대역인 카게무샤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영화 [카게무샤]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202
영화 [귀신이 온다〉는 중국인이기 때문에, 그리고 일본인이기 때문에 바로 적이 되고 동지가 되는 상황이 아직은 낯설었던 시기를 보여 준다. 국민 국가의 논리가 공고화된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국가 중심의 역사 인식이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영화 속의 마을 사람들은 일본군 지배하에 있음에도 독립국가에 사는 현대인에 비해 국가 간 적대 양상에 덜 얽매여 있다. 비극은 그러한 국가라는 체제, 그리고 국가들 사이의 질서가 수립되어 가는 추세를 그들이 좇아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 영화 [귀신이 온다]에 관한 설명 중에서--- p. 202
일본 사회에서 재일 조선인은 평범한 외국인이 아니다. 일본 사회에서 재일 조선인은 전쟁 범죄의 기억을 되살리고 잘못된 과거 청산의 책임을 묻는 살아 있는 증인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이 불편한 이들의 존재성을 무시로 일관하거나 요주의 집단으로 관리해 왔다. 이러한 차별에 대해 한국 정부는 50여 년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영화 [우리학교]에 관한 설명 중에서 --- p. 242
영화는 좌익과 우익, 중도를 대표하는 세 인물을 통해 해방 공간의 역사를 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방 직후부터 치열하게 전개된 이념 대립이 민족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적인 신념이나 취향, 미움과 복수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시각은 해방 직후의 이념 대립의 양상을 다양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보다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보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영화 [태백산맥]에 관한 설명 중에서
--- p. 272-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