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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왜? 2

이상은 왜? 2

: 박제를 넘어 영원으로 날다

리뷰 총점8.8 리뷰 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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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5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40g | 145*205*30mm
ISBN13 9788957075623
ISBN10 895707562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까마귀를 아십니까?”
이상의 뇌리에는 먼저 우에노 공원에서 무료하게 울어대던 까마귀 떼가 떠올랐다.
“내가 까마귀도 모를 사람처럼 보이오?”
“깍깍 울어대는 까마귀가 아니라 말하는 까마귄데도요?”
“시체 파먹는 까마귀를 말하는 거요?”
사내가 이런 선문답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 선생님은 참 대단한 한량이십니다. 지금 동경은 까마귀를 잡겠다고 온통 난린데 혼자만 오불관언이시군요. 허허허!”
그제야 이상은 전에 하숙집 주인 영감과 술을 마실 때 들었던 얘기가 떠올랐다.
“천황을 시해하겠다고 나섰다는 그 까마귀를 말하는 게요?”
갑자기 이상의 오금이 저려왔다. 자신과는 무관했지만 입에 올려서 좋을 게 없는 얘기였다.
--- pp.60-6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36년 10월경, 시인이자 소설가 이상은 폐병을 앓는 몸으로 동경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옛 애인 금홍과 방지온, 하숙집의 눈먼 딸 마리코 등을 만나면서 조국 조선의 식민지적 현실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또한 천황 암살을 위해 동경에 잠입한 ‘까마귀’를 만나게 되는데, 그의 부탁으로 암호가 적힌 시를 써서 한성으로 보내면서 일본 경찰의 추적과 감시를 받게 된다.
한편 2009년, 소설가인 정문탁은 이상이 왜 동경에서 체포되어 죽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도쿄로 간다. 도쿄에서 한국인 할머니를 둔 가와무라 소조를 만나게 되고, 그의 할아버지가 지내던 사찰에서 이상의 위패를 발견한다. 부모가 교통사고 죽은 뒤 소조의 보호를 받던 재일교포 3세 도리타니 다다오가 살인 누명을 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의 아니게 개입하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소설이 독자성을 가지게 되는 것은 하나의 역사성을 가정하기 때문이다.『비명을 찾아서』같은 대체역사소설이 그렇고『멋진 신세계』같은 미래소설이 그리고 보르헤스의 환상적 사실주의 소설들과 무라카미 하루키의『1Q84』가 그러하다. 『이상은 왜?』는 동경에서 마지막 삶을 보낸 이상의 ‘진본’을 추적하고 있다. 이상의 마지막 흔적은 진본을 알 수 없을 만큼 감춰져 있다. 이상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명제로 남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작가는 여기에 진짜와 실존인물에 대한 가상적 기술을 통해 100년의 시간을 초월시켰다. 이 소설이 뛰어난 것은 이성과 상상이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또한 역사와 추리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상상의 원천이며, 상상을 멈출 때 역사는 끝이 난다. 모던보이 이상에 대한 작가가 던진 새로운 물결은 우리를 지적 추리의 세계로 이끈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미래로 이끄는 논쟁을 열어놓을 것이다. 멈출 수 없는 상상으로 역사와 이상의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 작품은 오랜만에 만나는 수작(秀作)이다.
박성원(소설가, 동국대학교 교수)
호모 나랜스Homo Narrans. 이야기에 매혹되는 인간.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의 창안과 소통과 향유에서 찾는 경우다. 『이상은 왜?』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개념은 없다. 시인 이상의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이 이야기는 가상역사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단 한순간도 이야기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사건의 긴박한 연쇄, 역사적 상상력과 문학적 상상력이 맞부딪치는 새로운 이야기의 물결들이 줄기차게 밀려와 독서시간을 통째로 사로잡는다. 이상 탄생 100년을 지나면서 바치는 최고의 헌사가 여기에 있다.
윤재웅(문학평론가, 동국대학교 교수)
작가는 상상력을 먹고 산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임종욱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내 생각이 맞는 듯하다. 식민지시대를 불행하게 살다 간 천재 이상도 작가였다. 이상은 어떤 상상력을 먹고 살았을까 궁금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알 것 같았다. 과거와 현재, 일본과 한국, 사실과 상상 사이를 숨 가쁘게 오가는 『이상은 왜?』 읽기는 오랜 동안 큰 즐거움과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이 소설을 읽는다면 이상도 하늘에서 빙그레 웃을 것 같다.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일지 위트와 패러독스를 담은 미소일지 간파하는 일은 읽는 사람의 몫이겠다.
이우기(국립경상대학교 홍보실장)
정조 때의 유학자 이덕무李德懋는 소설을 이렇게 몰아세웠다.
“패관잡기는 허황된 이야기로 기름을 낭비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임종욱의 소설 쓰기는 무엇인가. 진서眞書의 문자향文字香을 운위해온 사람이 이토록 기이한 생각의 그물을 펼치는 까닭은 무엇인가.
추측건대, 인생이라는 실존적 풍경을 설명하기에 시문의 자간은 너무나 성글고 막막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아무리 위대한 정신의 구조물도 방편으로서의 위증 없이는 장구한 시간의 하중을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유일 것이다.
임종욱의 소설 쓰기는 대부분 오랜 풍상에 맞서온 인물의 역사적 내구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그의 전작들로 공자와 연암과 황진이가 그랬듯이, 이 소설로 인하여 시인 이상李箱은 더 많은 존재의 이유를 갖게 될 것이다. 아주 속도감 있게 읽히는 소설이라서 등잔불 기름 걱정 따윈 기우에 불과하다.
윤제림(시인, 서울예술대학 교수)
믿거나 믿지 못하거나, 어쩔 수 없이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식민지의 어두운 역사를 체현하고 있는 인물 이상의 행적에 대한 이 소설의 해석에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이 있으리란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누구라도, 이 소설을 일단 손에 든 이상, 속절없이 이야기의 흐름에 빨려 들어서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것이란 사실 또한 분명하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온갖 현란한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임종욱은 여전히 활자화된 언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그 주장을 매력적인 소설의 형식으로 증명하고 있다.
허병식(문학평론가,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임종욱 작가의 작품은 늘 우리의 유구한 역사 속 작지만 빛나는 편린을 집어내어 우리 앞에 펼쳐준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큰 기대감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이번 소설이 다루는 인물은 이상이라는 천재 작가. 소설 속에 녹아 있는 가상이지만 진실일 듯한 이야기는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숨 가쁘게 전개된다. 끝까지 안타까운 이 이야기가 실화만은 아니길 바라면서, 암울했지만 당당했던 그 역사 속 사람들과 조우할 수 있게 해준 이 소설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다른 분도 이 소설을 통해 이 나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되짚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유지현(용문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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