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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알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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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9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10쪽 | 500g | 128*188*30mm
ISBN13 9788954616126
ISBN10 895461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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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오진영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브라질 상파울로 주립대학교(UNICAMP)에서 인류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프리랜서기자, 포르투갈어 번역가로 활동중이고, 『결혼식 전날 생긴 일』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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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 책 『알레프』에 대해서

『알레프』는 내가 공개적으로 쓴 첫 책입니다(많은 눈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혼자 글을 쓰긴 했지만, 집필중에 매일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해 트위터에 업데이트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0년 3월 11일 목요일 새벽 두시, 이 책을 탈고했습니다.

2006년 나는 신의 뜻에 따라 세번째 성스러운 순례길을 떠났습니다.

내 첫번째 순례는 1986년에 떠난 ‘산티아고의 길’이었습니다. 그때 내가 한 것은 공간의 순례였습니다. 두 지점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를 이동한 것입니다. 나는 프랑스의 국경지대에서 오 세브레이로(갈리시아)까지 거의 6백 킬로미터의 거리를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은 『순례자』라는 책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1989년에 떠난 두번째 순례인 ‘로마의 길’은 시간의 순례였습니다. 실제로 로마를 향해 길을 떠난 것은 아니지만 칠십 일 동안 걸어야 할 장소를 골라야 했고, 그때 내가 택한 곳은 프랑스의 피레네산맥 지방이었습니다. 그 순례 기간에 나는 꿈을 꾸고 다음 날 일어나 꿈을 꾼 그대로 따라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그 꿈이 터무니없더라도 그래야 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이 나오는 꿈을 꾸고 다음날 버스 정류장에서 세 시간을 아무 일 없이 보낸 기억이 납니다. 이 순례에서 나는 여성적 에너지와 만나게 되었고, 나는 내 안의 여성적 면모가 스스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브리다』와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썼습니다.

세번째로 내가 떠나는 순례는 ‘예루살렘의 길’입니다. 이번에도 예루살렘까지 실제로 갔던 것은 아닙니다. 대신 시간과 공간을 여행해야 했습니다. 당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임무는 네 달 동안 집을 떠나 있는 것이었습니다.
순례중에 나는 여러 나라를 들렀지만 깨달음은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찾아왔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보름 동안 일곱 개의 시간대를 지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9288킬로미터에 달하는 길 위에서였습니다. 힐랄이라는 이름의 한 터키 소녀(진짜 이름은 아닙니다)와 함께였습니다. 그녀와 나의 이야기는 책 속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시간과 공간이 한데 존재하는 이 지점은 ‘알레프’라고 불립니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이것에 관한 아름다운 단편을 남긴 바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나는 내 새 작품의 제목을 『알레프』라고 지었습니다.

이 순례를 책으로 쓰는 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가 이 여정을 이해하는 데 꼬박 삼 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여행안내서가 아닙니다. 물론 오랜 기간의 열차 여행이 어떤 의미인지를 묘사하기는 했지만,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내 영혼과 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긴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입니다.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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