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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시아 만화로 보는 아시아

망가시아 만화로 보는 아시아

: 아시아 만화 입문 결정판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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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206*264mm
ISBN13 9791195325580
ISBN10 1195325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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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시아’란 정확히 무슨 뜻일까? ‘망가’와 ‘아시아’라는 말은 익숙할 테지만 사실 이 두 단어의 의미도 누가 언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망가는 일본에서 유래한 대중적인 장르인 만화 예술이다. 대화 중심의 이야기, 말풍선 안의 활자, 손글씨로 표현한 음향 효과, 감정을 실은 땀방울이나 불거진 핏줄 같은 상징의 사용, 커다란 눈망울이나 흩날리는 머리칼 등으로 정형화된 대중적 캐릭터, 그리고 마디게 전개되는 줄거리가 핵심적인 특징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중국의 만후아와 한국의 만화에서부터 널리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만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만화 예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14p

아시아의 만화 발달사에서 일본의 만화는 문화적 영향력으로 보나 어마어마한 판매고로 보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만화 창작자와 원저자는 존경받고 심지어 숭배의 대상이 된다. 이들의 개인 물품과 작품 원본이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개인 소장품으로 보존된다. 그렇다면 일본 만화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또한 어떻게 해서 오늘날까지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을까? -24p

문화의 가장 깊은 뿌리에 자리한 신화는 힘이 센 이야기이며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면서 재해석을 통해 숙성된다. 아시아 전역에서 고대 전통 설화와 서사시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안에 끈질긴 진실이 담겨 있고, 해가 바뀌어도 그 의미가 상실되지 않기 때문이다. -56p

만화를 통한 역사 이야기는 그 나라마다 표현의 자유와 시장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형식은 장황한 대하소설부터 단행본, 단일 주제 만화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긍지와 애국심이 가득한 것도, 날카롭고 비판적인 것도 있다. -122p

만화가의 삶은 때로 가혹하다. 본텐 타로(1928~)는 출판사 슈에이샤가 소유했던 회사 여관을 기억하고 있다. 1950년대에 그는 마감이 임박하면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지내며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 “그 당시에는 모든 창작자들이 메스암페타민(강력한 각성제로 흔히 히로뽕이라고도 함_역주)을 복용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각성제 주사를 권유하던 한 동료가 하루에 백에서 이백 번씩이나 주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사다리 같은 데서 떨어져 죽고 말았죠.” -170p

만화의 ‘성인화’를 통해 대상은 어린 연령층을 넘어 성인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판매 부수가 많은 정규 만화 수준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와 나란히 뻗어 있는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진행되었다. 그중 하나가 1950년대에 크게 성장한 남성 위주의 유머 만화 잡지다. 이 정기 간행물들은 길이가 긴 이야기 만화 연재를 피하면서, 짧고 재치 있으며 이따금 외설스러운 만화를 주로 실었다. 전쟁 전의 유머러스하고 풍자가 깃든 가벼운 손 그림 스타일이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만화들의 넌센스와 넉살은 후에 대중 만화 시장에 자양분을 공급했다. -216p

한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을 보면 여러 개의 서비스를 옮겨 다니는 대신 큰 포털 사이트를 통해 여러 온라인 활동에 접속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선두 주자였던 네이버는 사용자를 붙들어 두기 위한 전략으로 2003년부터 독점적으로 만화를 연재하는 창작자에게 보수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다음 해에 네이버의 경쟁 상대인 ‘다음’이 그 뒤를 따랐다. 무엇보다도 이 웹툰들은 무료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통해 접근성이 한층 개선된 뒤로는 엄청난 양의 독자가 유입되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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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망가 올드보이를 어떻게 발견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때마다 봉준호 감독에게서 처음 그 제목을 들었다고 답한다.
“어느 건물에,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숨겨진 층이 있어요, 사설
감옥이죠. 돈을 내고 누구를 지목하면 납치해놓고 원하는 기간만큼
가둬줘요.”

실제로 책을 읽은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뒤의 일이었다. 임승용 프로듀서가
아예 한 질을 빌려주면서 연출 제안을 했을 때 말이다. 내게도 만화방에서
보낸 어린 시절이 있고 지금도 좋아하는 만화책을 모아놓은 작은 서고가
있지만 이래서야 어디 애호가라고 불릴 자격이 있겠나. 내가 못 들어본
작품을 누가 추천한다면 자존심이 상한 나머지 곧바로 추적에 나서고
어떻게든 구해서 읽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팬이지. 이제 망가시아가
생겼으니 이참에 이 책을 지도삼아 만화 세계를 본격적으로 탐험해볼까 한다.

명문 템스&허드슨 출판사에서 폴 그래빗이 펴낸 이 책은 깊은 사랑과
세심한 보살핌으로 공들여 완성한 역작이다. 중국,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심지어 티베트와 그 밖의 다른 나라까지 아시아 각국의 만화책을
섭렵한 것을 보고, 마음껏 영역을 넓혀 끝까지 밀고나간 저자의 의지에 크게
놀랐다. ‘망가시아_아시아 만화 입문 결정판’이라는 대담한 제목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밖에.

서로 다른 역사와 사회적 배경, 주고받은 영향, 발전과정과 최근의 성과 등
아시아 만화 예술의 모든 측면을 아우른 이 책은 과거와 현재 아시아의 지역
신화와 스토리텔링 문화에 관한 유익한 연구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시아 여러 국가의 만화 장면들이 풍성하고 다양하게 감각적으로 담겨있어,
독자를 만화 예술의 세계로 강렬하게 유혹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모든 만화
팬에게 보물로 대접받을 만한 이유는,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쓰여진 문장과
아름다운 그림들이 매혹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유기적인 결합이야말로 좋은 만화의 핵심이 아니던가.

망가시아는 틀림없이 내 서가를 선점한 두 편의 만화 올드보이와
설국열차 사이 어딘가 놓이게 될 것이다.

2017년 5월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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