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모금은 어떤 문제에 대한 대책이 아니다. 모금은 무엇보다도 사역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 우리의 비전을 소개하고 다른 사람들을 우리의 사명에 초대하는 방법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비전과 사명은 하나님 백성의 삶에서 핵심이다. 우리는 비전을 잃으면 방자해지고 사명이 없으면 방황한다(잠 29:18 왕하 21:1-9). 비전은 우리의 필요와 우리가 가진 자원을 연결해 필요를 채울 수 있도록 돕는다(행 9:1-19). 또한 비전은 우리가 사명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과 기회를 보여준다(행 16:9-10). 비전은 침묵하고 싶어 하는 우리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행 18:9).
모금은 우리의 비전과 사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믿음을 선포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구걸의 정반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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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금은 항상 회심하라는 부르심이다. 그리고 이 부르심은 재정이 필요한 사람과 재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된다. 재정 지원을 요청하든지 재정을 기부하든지 간에 우리는 함께 하나님 앞에 나아간다. 하나님은 우리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실 것이다(사 43:19). 회심한다는 말은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서 커다란 변화를 경험한다는 뜻이다. 회심하는 것은 올바른 마음을 입는 것이고, 고향을 멀리 떠나 굶주림에 허덕인 작은아들이 깨달음을 얻었던 것처럼 정신을 차리는 것이다(눅 15:14-20). 이것은 우리의 관심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의 일에 맞추는 것이다(마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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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후원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문제는 어떻게 모금할 것인지가 아니라, 우리와 재정 사이의 관계다. 우리가 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재정 기부를 요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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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는 최대한 우리 자신의 미래를 담보하고 자기 삶을 통제하라고 우리를 압박하지만, 이런 가르침에 대한 성경적 근거는 없다. 예수님은 안전에 대한 우리의 필요를 아신다. 인간에게 안전은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예수님은 우리가 참된 안전을 제공하지 못하는 사물이나 사람을 신뢰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신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네 보물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 6: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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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자에게 질투나 분노를 느낀다는 것은 돈이 여전히 우리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직 재정 후원을 요청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나는 우리가 마음속에 있는 분노나 질투하는 마음을 예의바른 단어들과 잘 준비된 재정 후원 제안서 속에 감춘 채로 후원을 요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나 세련되게 재정 후원을 요청하느냐와는 관계없이, 분노나 질투심을 가진 채로 재정 후원을 요청할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 형제자매가 될 수 있는 수단을 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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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교회와 자선기관이 자신들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가 공동체라는 사실을 깨달을지 궁금하다. 만약 우리가 기부를 요청한다면, 이것은 우리가 새로운 교제, 새로운 형제애, 새로운 자매애, 새로운 종류의 소속감을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우정, 기도, 평안, 사랑, 충성, 애정,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사역 등, 줄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다.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자원을 기꺼이 내어놓을 수 있다. 항상 새로우면서 오래가는 관계를 만드는 것을 모금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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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돈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적대감과 의심이 아닌 환대로 여기도록 회심하게 돕는 영적 훈련이다. 감사는 이 회심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으로 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조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역으로서의 모금은 기도에 기반을 두고 있고 감사 속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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