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리: ‘불쌍해’라고 하면 안 되는 거야. ‘불쌍해’라는 말을 들은 사람은 어쩐지 비참해지니까. 그런 말에 상처받거나 슬퍼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거든. 보노보노: 나는 안 그런데. 포로리: ‘힘내’라는 말에 상처받는 사람도 있어.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중에서
너부리: 왜 지금 당장 해결해야 되는 거야? 지금 해결 안 해도 조만간 어떻게든 될지 모르잖아. 포로리: 다들 계속 고민하는 게 싫어서겠지. 보노보노: 왜 조만간 어떻게든 되는 걸까? 너부리: 자기 혼자 사는 게 아니니까. ---「솔직해지지 못해요」중에서
보노보노: 나 말야, 다른 사람이 시켜서 일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포로리: 응응. 다들 뭐든 납득해서 하는 건 아니니까. 보노보노: 응.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사람도 얼마 없고. 포로리: 굳이 말하자면 다들 하기 싫은 것만 하고 살지. 보노보노: 세상은 하기 싫은 일을 해주는 사람들 때문에 굴러가는 거라고 생각해. ---「취업은 왜 하는 건가요?」중에서
포로리: 일을 잘하게 되면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더라도 상관없어. 보노보노: 어째서? 포로리: 내가 이제껏 일을 제대로 해왔다고 생각하면 아무도 칭찬 안 해줘도 스스로 자신이 생기니까. 보노보노: 아, 그런 거구나. 포로리: 자기 일에 자신이 생기면 그다음부터는 자기가 자기를 칭찬해주면 돼. ---「일에서 보람이나 즐거움을 찾을 수 없어요」중에서
너부리: 스스로 솔직하게 살고 싶다고? 포로리: 그래 그래. 너부리: 안 돼. 그렇게 살 수는 없어. 포로리: 너부리가 그래? 너부리: 남한테 신경 쓰느라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게 잘 안 되는 거야. 말 안 하면 될 거를 말해버려서 다들 날 싫어한다구. 포로리: 하지만 미움받아도 아무렇지 않잖아. 너부리: 응. 아무렇지도 않아. 보노보노: 어떻게 미움받는데도 아무렇지가 않아? 너부리: 아무리 미움 안 받으려고 해도 어차피 누군가는 미워하기 때문이야. 그럴 바에는 날 미워하는 녀석이 다가오지 못하게 해두는 게 속 편하지.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 못 하겠어요」중에서
보노보노: 하지만 애 같은 사람은 행복하지 않아? 포로리: 앗. 그럴지도 몰라. 보노보노: 행복하다면 왜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건지 모르는 거 아냐? 포로리: 오오. 보노보노 예리하네. 다들 뭔가 힘든 일이 있어서 어른이 되는 건가? 보노보노: 힘든 일이 있으면 왜 어른이 되는 걸까? 포로리: 힘든 일이란, 자기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남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생각하는 거니까.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건가요?」중에서
보노보노: 야옹이 형은 자기 자신이 친구라고 했어. 포로리: 자기 자신이 친구라고? 보노보노: 응. 자기 자신이 자기를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잘 도와준대. 포로리: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이 가장 좋은 친구가 되는 걸까? 보노보노: 자기 자신이랑 엄청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거 아닐까? 그렇게 되면 진짜 친구가 필요 없을지도 몰라. 포로리: 필요 없다면 필요 없는 대로 괜찮은 거 아닌가? 무리해서 만들 필요도 없고. 보노보노: 난 말야. 어른이 되면 가끔 만나러 가거나 만나러 와주는 친구가 있으면 될 것 같아. 포로리: 그러네. 꼭 같이 놀지 않아도. 보노보노: 친구란 꼭 필요한 게 아닐지도 몰라. ---「친구 사귀는 법을 모르겠어요」중에서
보노보노: 내 생각엔, 이 사람이 모든 것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자기 스스로 의미를 만드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아. 포로리: 응응응. 누군가 만든 의미 말고. 보노보노: 스스로 의미를 만드는 거야. 포로리: 힘들겠네. 보노보노: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의미 있는 일이란 뭘까요?」중에서
포로리: 추억이란 숲속에 쌓이는 낙엽 같은 거야. (중략) 2년 전에 떨어진 낙엽 따위 필요 없으니 버려야지 생각해도 뭐가 새 낙엽이고 헌 낙엽인지 구분이 안 가잖아. 보노보노: 응 언제 떨어진 낙엽인지 모를 정도로 섞여서 쌓이니까. 포로리: 너무 뻔한 예일지는 몰라도, 추억은 그냥 낙엽이 아니라 진짜로 매년 쌓여가는 낙엽 같아. 보노보노: 점점 쌓이다보면 2년 전의 낙엽도 어느새 보이지 않게 될지도 몰라. 포로리: 아니. 그런 낙엽이 있었다는 사실은 못 잊어. 보노보노: 그렇구나. 보이지 않아도 기억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낙엽이 점점 쌓이면 흙이 되잖아? 포로리: 아니. 흙이 돼버려도 그 낙엽은 생각날 거야. 보노보노: 그럼 평생 생각나? 못 잊어? 잊어도 또 잊어도 다시 생각나? 포로리: 그렇지 않을까. 보노보노: 그럼 어떻게 하면 좋아? 포로리: 매년 낙엽이 쌓여가는 것에 맡겨볼 수밖에 없지. 보노보노: 그게 무슨 말이야? 포로리: 살아가면 된다는 뜻이야. ---「그 남자를 못 잊겠어요」중에서
포로리: 이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좋은 사람들만 고민을 해. 보노보노: 그런가. 왜 좋은 사람들만 고민할까? 포로리: 그거야 좋은 사람이니까.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 아니면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해’ 하고 고민하잖아. ---「남 잘되는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해요」중에서
저는 인생은 자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돈이 없어서 가족이 풍비박산된 인생’에 있는 게 아니라, 맛있는 라멘 안에 있습니다. 인생은 ‘가족을 암으로 잃게 된 인생’이 아니라 ‘동창회에 갔더니 즐거웠다’라는 자잘함에 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책도 잘 안 팔리는 환갑에 가까운 만화가지만, 오늘 집에 돌아가면 녹화해둔 축구 경기가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걸로 오늘 하루를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자잘할 수밖에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