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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 당쟁사

조선 선비 당쟁사

: 사림의 등장에서 세도정치까지, 선비들의 권력투쟁사로 다시 읽는 조선 역사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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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740g | 152*224*25mm
ISBN13 9791186542491
ISBN10 118654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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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송시열을 ‘송자’라고 높여 불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송자라고 그를 높였던 것은 집권층에 속하는 특정 정당뿐이었다. 일반 백성들은 그를 송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물론 그가 속한 정당 이외의 정파들도 그를 송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를 송자라고 떠받든 것은 노론(老論)이라는 한 당파뿐이었다. 지역적으로는 노론의 본거지인 기호(畿湖) 지방에서만 그를 송자라고 떠받들었다. 그의 반대 당파인 남인(南人)들 사이에서 그는 송자는커녕 ‘개 이름’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인들의 본거지였던 영남(嶺南) 지방에서는 자기 집에서 기르는 개의 이름을 ‘시열이’라고 불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영남 지방의 어느 마을, 어느 집에서는, 그 이유도 모른 채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자기 집 개를 ‘시열이’라고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성현인 송자가 적어도 영남 지방에서는 송자는커녕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음을 뜻한다. ‘송자’와 ‘시열이’! 이 얼마나 전율할 만한 가치의 전도이자 인식의 괴리인가? 오늘날로 말하자면 ‘민족의 태양이자 위대한 수령이신 김일성’과 ‘살인마 김일성’ 정도의 괴리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을 놓고 ‘송자’와 ‘시열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평가가 300여 년 전부터 이 땅에 엄연히 존재했던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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