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행복은
80세에 절정에 이른다?
노인 차별로 인한 크고 작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과학자들이 2만1천 명을 대상으로 세대별로 느끼는 행복함을 조사했다. 각 연령층에게 현재 느끼는 만족감을 1부터 7까지 점수를 매기고 이유를 적도록 했다.
실험 결과는 뜻밖이었다. 20대는 삶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비교적 적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 반면에 40대는 가족 부양에 대한 부담으로 만족감이 최저로 나왔다. 65세는 지금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는 법을 깨달아 다시 행복해지며, 80세는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겨 만족도가 최고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인생의 행복이 80세 즈음에 절정에 이르는 것이다. 여기에 건강과 안정적인 수입이 따르고 가족과의 관계까지 좋다면 행복감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정신과전문의인 카를로 스트렌저Carlo Strenger는 “당신이 삶의 반을 살면서 자신을 발견했다고 느낀다면 인생의 나머지 절반은 최고의 성취감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라고 했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게 ‘당신 참, 좋아 보이십니다’라는 말을 한번이라도 들었다며,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이다.
할 수 있는 한 이 행복을 즐겨라. 만약 지금 당신이 인생의 만족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40대이고, 느끼는 감정이라고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경제적인 압박과 같은 절망감뿐이라면? 다행이다. 당신에게는 행복해질 일만 남은 것이니 말이다. ---pp.26-27. '1장 가장 놀라운 순간' 중에서
기억을 갉아먹는 무서운 질병,
치매
영국의 한 저명한 텔레비전 진행자가 어느 금요일 저녁에 동료와 식사 약속을 한 것이 생각나서 집으로 찾아갔다. 초인종을 누르자 한참 만에 모습을 드러낸 동료가 놀란 표정으로 그에게 무슨 일로 찾아왔느냐고 물었다. 약속을 잊어버린 동료가 괘씸했던 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밤에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지 않았나?”
그러자 동료가 “우린 이미 지난주에 식사를 했지 않은가”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나이에 따른 기억력 감퇴는 기억의 성질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었다면 개인적인 경험을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단어는 습득할 수 있다. 이것을 암묵적 기억implicit이라고 한다. 이 암묵적 기억은 예전의 경험이나 사건을 기억하는 외현 기억과 구분된다. 외현 기억explicit memory과 일화 기억은 경험했던 일에 대한 장소와 시간, 그리고 감정 등에 대한 기억episodic memory을 말한다. 이는 가장 흔하게 잊어버리는 기억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감퇴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이러한 기억력 감퇴를 우리는 ‘치매’라는 증상으로 더 잘 알고 있지만, 사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이 유발하는 증상 중의 하나이다. 단순한 기억력 감퇴가 심각해지면 먼저 개인의 경험이나 자전적 기억인 ‘일화 기억’을 잊어버린다. 이것이 심해지면 점차 가족조차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pp.63-64, '3장 희미해지는 정신' 중에서
산소의 또 다른 얼굴,
활성산소
산소는 에너지 생성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지만 노화와 죽음의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철이 오랫동안 공기 중에 노출되면 녹이 스는 것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서 산화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산화 과정이 우리 몸에서도 일어난다. 산소는 우리에게 에너지를 얻게 해주는 대신 몸을 녹슬게도 하는 것이다. 이는 인류 질병의 90퍼센트와도 관련이 있으며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는 매일 음식을 먹는다. 음식을 먹으면 생명을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발생한다. 음식물을 조화하면서 흡수된 양분은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적혈구가 가져온 산소와 결합해 산화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와 열이 발생되는데, 이것이 바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염 물질과도 같은 활성산소가 발생된다.
활성산소는 체내를 돌아다니면서 세포의 구조를 무너뜨린다. 점차 세포 내의 다른 기관들도 공격하면서 우리 몸은 면역력을 잃게 되고 당뇨병,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활성산소가 유전자를 파괴하게 되면 재생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관절염이나 백내장 등의 퇴행성 질환이 생기는 원이 되기도 하며 노화를 촉진시킨다. 몸집이 작은 쥐가 보통 쥐보다 수명이 2배나 긴 것은 뇌 속의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장수를 하는 포유류는 대부분 활성산소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거부하는 세포를 갖고 있다.
---pp.88-89, '4장 노년을 이해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