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최근 사회와 군의 변화를 고려하여 육?해?공군 사관학교 국어과 교수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의사소통 및 화법 지도서이다. 사관학교 교육은 핵심적인 원리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군사적 실용성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의사소통의 핵심이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한 이를 군사적으로 적용하여 응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서 이 책은 크게 총론, 핵심이론, 응용실습으로 삼분하여 구성하였다.
제1부 총론에서는 의사소통의 원리와 개념, 군 조직 내에서의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함께 다루고 있다. 의사소통의 원리는 정의와 모델, 구성요소 등과 관련된 대표적인 이론들을 요약하여 제시하는 한편, 리더에게 있어 의사소통 능력이 왜 중요한지 살펴본다. 아울러, 딱딱한 상명하복 체계를 중시하는 군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문화의 특수성을 고찰하고, 군과 같은 특수한 조직체에서 더욱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까닭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장교의 기본자질 중 하나로서, 그리고 리더가 갖추어야 할 필수역량 중 하나로서 의사소통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2부 핵심이론에서는 의사소통의 계획과 준비과정,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과 실행 기법, 효과적인 경청의 방법을 다룬다. 계획과 준비과정은 시간과 여건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준비하는 절차를 설명한다.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과 실행 기법은 최근 보편화된 컴퓨터와 영상기기를 활용한 말하기 기법을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로써 듣기만 하는 의사소통이 아니라 다채로운 화면 구성과 실감나는 동영상, 흥미를 샘솟게 하는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하여 들으면서 보고, 동시에 생각하면서 느끼는 의사소통의 실용적인 기법을 제시한다. 아울러, 효과적인 경청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 듣기의 단계와 유형, 경청하는 방법과 방해요소 등을 제시한다.
제3부 응용실습에서는 다양한 의사소통 유형 중에서 리더 또는 장교들이 자주 사용하는 실제적인 말하기 유형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정한 과업이나 과제에 대한 분석결과와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주제발표, 어떤 사안이나 문제점에 대한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의와 토론, 짧은 시간 안에 다량의 정보를 전달하여 상대를 이해시키거나 설득하는 브리핑, 어떤 행사나 모임에서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의 대중을 정서적으로 고무시키는 연설과 의식사, 몇몇 사람에게 핵심정보를 전달하거나 건의하는 구두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내면의 고충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 청취하는 상담, 중요한 안건을 논의하거나 심의하는 회의 등 매우 실용적인 의사소통 유형들을 심도 있게 개별적으로 고찰한다. 따라서 응용실습 편은 원론적이거나 개념적인 내용보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제적인 내용을 위주로 구성하였다.
의사소통 교육은 균형 잡힌 이론과 실습을 통해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다. 왜냐하면 의사소통은 로고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에토스와 파토스가 함께 어우러질 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화자에 대한 신뢰를 밑바탕으로 하여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설명, 진정성이 느껴지는 감정적 호소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만 선입견에 사로잡힌 상대방의 생각을 바꿀 수 있고, 합리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학술적 이론을 숙지하는 것만으로 습득할 수 없다. 몸과 마음을 통하여 직접 체험해 보고, 이런 체험학습을 통해 자신만의 실용적 기법을 찾아내 숙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시각에서 이 책은 한 학기 동안 이론교육과 실습을 겸할 수 있도록 구성해 두었다.
이 책에는 다섯 개의 실습 사례를 수록하였다. 남 앞에 나서서 처음 발표하는 학습자에게 적용하기 적합한 첫 번째 실습 사례부터 이 책의 이론 부분을 종합적으로 적용하고 개인만의 발표에 그치지 않고 팀을 이뤄 진행하는 다섯 번째 사례까지 점차 심화되도록 구성하였다. 각 사례의 위치도, 이 책을 활용한 실제 학과의 진행 상황을 고려하여 실습 내용과 관련성 깊은 내용을 다루는 특정 장과 장 사이로 결정하였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각 현장의 여건에 따라 다양한 실습 방식이 시행될 것이며 어느 것이 최선인지 섣불리 제시하기 힘들다. 여기에 제시한 사례들을 그대로 시행하기보다는 저마다의 현장에서 보다 효과적인 실습 방식을 구상하고 시행하는데 참고가 되기를 소망할 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처음 구상하고 집필을 계획했을 때에 비하면 많은 부분이 부족한 편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초고를 쓰면서 출판 시기를 좀 더 늦추어 내용을 완벽하게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무한정 시일을 지연시킬 수 없어서 지금 출판하기로 했다. 향후 실제 교육현장에서 이 책을 활용해 보면서 미비한 내용들을 점차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출판계의 사정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모로 부족한 책을 흔쾌히 출판해주신 출판사와 편집부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저자일동
--- 저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