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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2

미스터 션샤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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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500g | 128*188*30mm
ISBN13 9788925564692
ISBN10 892556469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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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내가 하려 했는데.”
“이미 했소. 이보다 더 어떻게.”
“이렇게.”
애신이 손을 들어 유진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었다.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유진의 얼굴에 난 상처를 가만히 쓰다듬는 손길이 따뜻했다. 불시에 찾아온 밤손님은 밤보다 더 검은 눈으로 유진을 품고 있었다.
“고귀하고 위대한 자여. 나의 아들아. 네가 어디에 있든 널 위해 기도하마. 기도하지 않는 밤에도 늘 신이 너와 함께하길.”
요셉의 편지가, 기도가 애신을 통해 유진의 가슴에 다시 한 번 새겨졌다. 이 밤만은 신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음을 유진은 애신의 손끝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끝내 눈물을 떨구며 유진이 애신의 손을 잡았다.
---「바다보다 더 멀리」중에서

애신이 유진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이쪽이오. 내 쪽으로 걸으시오.”
“날 쏘려고 했던 여인의 손을 잡으란 말이오?”
“그걸 알고도 내 총구 속으로 들어온 사내의 손을 내가 잡는 거요.”
애신의 검은 눈 안에 유진이 서 있었다. 여인이 손을 내밀지 않았더라도, 여인이 자신의 낭만을 위해, 조국을 위해 유진에게 등 돌렸다고 하더라도 유진은 기꺼이 여인의 뒤에서 여인을 지켜보려 했다. 그쪽으로 걸으려고 했다. 그런데 여인의 손이 제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유진이 애신의 손을 잡아당겼다. 유진의 품 안에 애신이 들어와 안겼다. 빈틈없이 두 사람이 마주 안았다. 마주한 심장 박동에, 숨소리에 둘은 비로소 안도했다.
---「내 쪽으로 걸으시오」중에서

“내가 이겼소. 내기를 했으니, 소원을 들어주시오.”
“……소원이 무엇이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길 바랐다. 눈을 깜박이는 시간조차 아쉬워졌다. 희성은 담담하려 애쓰며 애신을 향해 분명하게 말했다.
“이제 그만 우리, 분분히 헤어집시다. 이제 그대는 나의, 나는 그대의 정혼자가 아니오. 이것이 내 소원이오.”
애신의 믿음에 대한 희성의 답이었다.
어렵게 말을 잇는 희성을 애신은 그저 보았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뒤섞여 애신의 눈가가 젖어들었다. 희성이 그런 애신에게 당부했다.
“저 문을 나서면 온갖 수군거림이 그대에게 쏟아질 거요. 부디, 잘 버텨주시오.”
“귀하 역시. 내내 고마웠소. 오늘까지도. 진심이오.”
“믿소. 그대가 한때 내 진심이었으니까.”
희성다운 이별이었다. 희성이 제가 좋아하는 꽃처럼, 달처럼 아름다운 미소로 애신에게 화답했다.
---「진심」중에서

“내가 잡으면 어쩔 거요.”
진지한 사내의 목소리는 늘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애신은 다시는 꾸지 않기로 한 헛된 희망에 자신이 흔들릴까 걸음을 서둘렀다.
“가봐야 하오. 동지들이 기다려서.”
“나는.”
돌아서려던 애신이 멈췄다. 심장이 아프게 내려앉았다.
“내 기다림은 의미 없는 거요? 아. 내가 서 있을 일이 아니었나. 기다릴 일이 아니었어. 어디든 좋소. 가시오. 그대가 가는 방향으로 내가 걷겠소.”
“나는 당신이 살길 바라는 거요.”
“나도 내가 살려고 이러는 거요! 안 보면 죽겠어서.”
유진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은 애원이었다.
---「슬픈 거짓말」중에서

“이 지환이 어떻게 누군가의 아내란 표식이 되는 걸까 생각해보았소. 남편 되는 이도 똑같은 반지를 끼고 있겠구나…….”
슬픈 깨달음을 전하는 애신에 유진은 제 품에서 자신의 반지를 꺼내 애신의 손바닥 위에 놓았다.
물끄러미 반지를 보던 애신은 정혼을 깨더라도 유진에게는 갈 수 없을 거라던 사홍의 말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다. 애신은 촉촉해진 눈으로 손바닥 위의 반지를 집었다. 저를 잡아주던 따스한 유진의 손에 애신은 반지를 끼웠다. 반지가, 애신의 눈물이 가슴 아파 유진의 시선이 멎었다. 애신은 유진의 반지 낀 손을 꼭 잡았다. 유진의 심장이 아프게 뛰었다.
“……사랑하오. 사랑하고 있었소…….”
---「반지」중에서

“자네도 날 구하러 왔다고. 고맙게도.”
애신이 여러 번 동매를 살렸으므로, 괜찮았다. 동매는 무어라 말을 하지 못한 채 뚫어져라 애신을 보았다. 애신은 그제야 동매의 팔에 흐르고 있는 피를 보았다. 붉은 핏방울이 바닥으로 툭툭 떨어질 만큼 상처가 깊었다. 애신이 얼른 동매의 팔을 붙잡아 소매를 걷어 올렸다. 제 상처를 보며 찌푸리는 애신에 동매가 팔을 빼려고 했다.
“잠시만 있게.”
“됐습니다.”
애신이 동매의 단단한 팔을 잡아당기며 제 셔츠 자락을 확 찢었다. 흰 셔츠 자락이 동매의 붉은 상처를 동여맸다.
“석 달 뒤에 돈을 갚으러 갈 터이니 자네도 직접 받게.”
“……이리 매번 저를 살리시니.”
씁쓸하게 중얼거린 동매가 애신을 잠시 바라보다 뒤돌아섰다.
---「아침 이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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