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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남쪽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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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중단편전집-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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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05쪽 | 153*224*30mm
ISBN13 9788974561208
ISBN10 89745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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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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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는 혼자서 아기 낳던 기억 속에서 얼른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길호는 새벽녘에야 돌아왔었다.
그녀가 혼자서 아기를 낳은 다음 탯줄을 끊고, 아기를 가려 눕혀놓고, 거의 빈사상태에 놓여 있을 때였다.
"미안해. 죽을 죄를 지었어."
그는 그녀를 끌어안은 채 그녀의 목줄기에 얼굴을 비비며 혀 굽은 소리로 말했었다.
아기가 어디에 누워 있는 줄도 모르고 바아닥으로 굴러 떨어져 잠들어버렸었다.
하마터면 아기를 깔아뭉개 버렸을 것이었다.

이튿날 아침, 그녀가 혼자서 아기 낳은 사실을 안 큰방 아주머니는, "에끼, 지혜 없고 지독한 사람. 그래, 아기를 그렇게 낳고 싶던가? 그러다가 무슨 변을 당하려고 그래? 어쩌면 그렇게 신음소리 한 번도 내지를 않고 아기를 낳아? 아이고 모질고 모질다! 참말로 모질고 독하다!" 하면서 미역국을 끓여주었었다.

순애는 앞장서서 걷는 길호의 한쪽 팔을 부축하면서 친정어머니의 죽음을 생각했다. 친정어머니 조씨는 그녀의 가출로 말미암아 화병이 나서 몸져 누워 있다가 죽었다. 당시에는 그러한 사실도 몰랐었다. 그들은 혹시라도 친정 쪽에서 알고 쫓아와 그들의 도망 살림을 방해할까 보아 절대로 소식을 전하지 않았던 것이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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