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킴벌리처럼 세계적으로 나무를 많이 소비하는 종이 관련 기업들도 과거에는 '우리 회사는 나무를 사랑합니다'라는 TV 이미지 광고를 통해 주주나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회사'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었다. 그러나 3.0 시대의 소비자들은 그런 방식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오히려 나무를 얼마나 벌목하고 있는지, 보상을 위해 나무를 얼마나 심고 있는지 등 솔직하고 진실한 노력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회사가 칭찬을 받는다.---p.29 / 어느 날 갑자기 '마켓'이 달라졌다
탱고는 남녀가 한 몸처럼 호흡을 맞추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남자가 끌고 다니듯 리드하는 왈츠나 따로 떨어져 자유롭게 추는 디스코와 달리, 격렬한 리듬 속에서 둘 중에 누가 밀고 당기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한 순간의 시차도 없어야 하는 춤이 바로 탱고다. 만일 이것이 기업에 적용된다면 어떨까? 끊임없이 고객과 감정을 교류하고, 고객의 몸짓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면? 그래서 마치 고객과 기업이 탱고를 추듯 한 몸이 될 수 있다면? ---p.38 / 고객과 밀고 당기며 춤추는 탱고 경영
탱고 방식은 상품개발과 물류·유통을 구분하지 않는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소비자의 생각과 거의 같은 속도로 소비자의 니즈를 '정보화'했다가, 먼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제안형 영업'을 하고, 물리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에 생산이 일어나도록 한다. … 사양을 고르고 나서 일이 몇 달씩이나 걸려서는 탱고 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 자동차 딜러들에게 딜러용 앱을 나눠주고 대량주문 할인이나 다양한 인센티브도 리얼타임으로 처리하도록 하면, 수요예측이 틀리는 일도 줄어들고 협업 주문 프로세스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자동차 유통은 아직 재고가 있는 색깔과 사양이 아니면 두세 달을 기다려야 하거나, 밀어내기식 물량을 수용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p.93 / 무엇이 진짜 리얼타임인가
삼성전자 가전부문의 경우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하루 천여 개의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었고 생산성도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종류를 섞어서 매일 10가지 물건을 만들어내라고 하니 모든 부서에서 이를 반대했다. … 필자의 설득 끝에 두 개의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에서 작업자들은 재미 삼듯 일정기간 동안 생산해야 할 10여 가지 품종을 하루 안에 패턴을 반복하면서 흘려 보냈다. 그러다가 몇 주 만에 기존과 동일하거나 더 나은 생산성을 내면서도 다품종 혼류생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 한 번의 기종변경에 한 시간씩 걸리던 상황에서 사실상 기종변경 시간을 제로화 해버린 놀라운 결과였다. 납기준수율은 50%대에서 95%로 올라갔고 고객인 GE에서는 감사 표창까지 했다. ---p.121 /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팔리는 만큼만
삼성전자는 중간단계에 쌓이는 재고를 다 없애버렸다. 언뜻 보기에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매장에 전달되기까지, 주문, 생산, 유통에 걸리는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또는 많은 품절과 기회손실이 발생될까 우려 섞인 생각을 하게 된다. 지만 이것은 표면적으로 그렇게 느껴질 뿐, 유통업체나 관계자들은 유통 재고가 많이 쌓여 있을 때는 남은 것들을 털기 전에 다음 제품을 납품 받기를 거부한다. 이런 구모델과 신모델의 재고싸움이 일어나면, 실질적으로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는 속도는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p.122 /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팔리는 만큼만
2.0 시대에는 원활한 운영은 판매나 생산에 대한 양적 차질을 챙기는 일이면 충분했다. 그나마도 보통 한 달에 한 번 챙겼고, 일주일에 한번 챙기는 회사는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3.0 시대 기업의 성과는 다양한 성과지표나 시장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어느 것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이 상시적인 확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자동으로 체크하다가 경영진의 개입이 필요하면 바로 준비된 플레이북에 의해 행동에 옮겨져야 한다. ---p.140 /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해결하는 시스템
플랫폼도 없이 프로세스를 바꾸면 여기에만 1~2년이 걸리고, 몇 년 쓰다가 뭐 하나 고치려면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 … 프로세스가 바뀌어도 화면과 기능을 수시로 재조립할 수 있는 환경과 플랫폼이 필요하다. 집 창문이 작아서 좀더 큰 것으로 바꾸려 한다고 벽을 전부 헐어내거나 처음부터 새로 집을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플랫폼도 필요한 부품만 갈아 끼울 수 있으면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진성이나 국제표준의 장점은 잃지 않아야 한다.---p.167 / 경영 프로세스를 레고처럼 조립할 수는 없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도 개인도 네트워크상의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심각한 진실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가십을 위한 스캔들 정보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아지고, 정치나 기업활동에 대한 정보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 기업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방식을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업 내부에서도 피라미드 방식의 전통적 방법으로는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 내부에서도 피라미드가 뒤집히는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이러한 소통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경영자와 그렇지 못한 경영자의 리더십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이가 벌어질 것이다.---p.216 / 맘껏 뛰놀게 하고, 다양하게 평가하라
싸이월드 창업자 형용준 대표와 싸이월드의 모델을 처음 구상하던 시절, 둘이서 함께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에 대해 논의하던 것이 생각난다.
"나를 잘 아는 지인들과, 또 그들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지인들까지 내가 인터넷에 올리는 말들을 투명하게 볼 수 있다면, 인터넷에서 어떻게 '악플' 같은 나쁜 행동을 하겠어?"
"그렇지. 아마도 4촌이나 5촌 정도면 국민 모두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을 거야."
ERP가 기업의 정보 통합을 주도하는 도구라는 설명을 듣고 SNS는 기업 바깥에 있는 사람들도 인터넷을 통해 네트워크 방식으로 통합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p.241 / 모두 보여주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이다
그러나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빠른 대응만 가지고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소비자들과 공감할 만한 가치관이 없다면 소용없다. 아무리 CEO가 소비자와 교신하려고 해도 전달할 만한 기업의 색깔, 메시지, 목적의식이 없으면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와 같을 뿐이다. … SNS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오늘날, 기업은 단지 사회에 돈을 내놓는 행동만으로 존경을 얻기 힘들다. 똑같이 기부해도 어느 재벌 총수는 그것이 헐리우드 액션이라는 의심을 받는 세상이다. 평소에 자신의 사생활과 가치관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외부에 노출시키고 커뮤니케이션했느냐에 따라 신뢰 수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평소에도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하면서 이러한 자신들의 신념, 가치관 등을 블로그나 언론매체에 계속 밝혀왔다. 반대로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들은 베일에 가려진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다. ---p.246 / 모두 보여주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이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실행하는 회사는 많다. 반면에 계획 따로 실행 따로, 되는대로 하는 회사도 많다. 중요한 차이는 바로 체크다. 체크를 하지 않으면 계획과 실행은 따로 놀기 시작한다.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대처해서 원래의 계획을 달성하고야 마는 기업과 다음 사이클로 미루는 기업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P-D(Plan-Do)만 반복하여 계획 차질을 방관하느냐 P-D-C-A(Plan-Do-Check-Act)를 통해 악착같이 계획대로 달성을 해내느냐의 차이이다.
--- 「신뢰를 시스템화하는 경영의 기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