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의 저자이자 세계적 심리학자인 대니얼 골먼은 사장의 감정관리야말로 성공적인 기업운영의 관건이자 발전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지적했다. 골먼을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최신 대뇌신경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기업 경영자의 관리모델에 관한 여러 연구결과를 약 2년에 걸쳐 분석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마치 전기가 전선을 따라 사방으로 흐르는 것처럼, 경영자의 감정상태가 전체 조직 속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상’을 밝혀냈다.
경영자의 감정 성숙도(자아인지, 공감 등)는 직원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실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를 잘내고 엄격한 경영자는 조직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고, 직원들의 행동과 심리는 그 영향을 받아 일을 할 때도 위축되거나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반대로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경영자는 직원들이 도전적이고 열린 사고를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에 업무효율 역시 높아진다. --- p. 16
유비 곁을 지키던 20여 년의 세월 동안 제갈량은 뛰어난 지략으로 늘 앞장서서 병사들을 이끌었고, 위기의 순간에도 굴복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의 몸이 강철로 만들어지지 않은 이상 계속 혹사를 시키면 누구라도 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제갈량도 예외가 아니어서, 50대 초반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결말이다. 그런데 경영학의 입장에서 그의 인생을 살펴보면 이 비참한 결말을 초래한 원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제갈량 자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많은 사장들이 경계해야 할 감정이 바로 이러한 과도한 책임감과 직원에 대한 불신, 그리고 완벽주의이다. 자신만큼 일하는 직원이 없는 것 같고, 모든 업무를 직접 다 살펴봐야 안심이 된다면,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되기 때문이다. --- p. 44
심리적 계약이 자발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조직 구성원들 역시 회사가 추구하는 공동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 사이에서 조화롭게 합의점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 조직 안에는 절대다수의 공동이익을 보호하려는 욕구가 존재하고, 개개인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있다. 당연히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 사이에서 충돌이 빚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암묵적인 심리적 계약을 통해 둘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상호작용을 거쳐 사장은 직원을 신뢰하고, 직원도 능력을 발휘하면 보상을 받을 거라는 믿음을 형성하게 됐다. 이것은 직원이 공을 세웠을 때 사장이 그에 대해 제때 칭찬하고 보상함으로써 심리적 계약이 맺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에 사장이 공을 세운 직원에게 아무런 칭찬과 보상을 하지 않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게 되면, 이 심리적 계약은 저절로 깨지게 된다.--- p. 64
심리학에 등장하는 ‘레이니어효과’는 미국 워싱턴대학의 한 사건에서 비롯된 말이다. 당시 워싱턴대학 측은 교내 한 부지에 체육관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교수들은 이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는데, 그 이유는 체육관 건물이 들어설 부지가 캠퍼스 안에 있는 호수였기 때문이었다. 이때 워싱턴대학 교수들은 미국 내 대학교수 평균 연봉에 비해 20퍼센트 정도 낮은 연봉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이 대학의 교수자리를 수락한 것은 바로 캠퍼스의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서였다. 그렇다면 워싱턴대학 교수의 연봉 중 80퍼센트는 화폐 형식으로, 나머지 20퍼센트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대신 지불되는 셈이었다. 만약 체육관을 지어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파괴하고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면 20퍼센트의 연봉이 깎이는 것과 같고, 교수들도 더는 그 대학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학교 측도 기존 연봉기준에 맞춰 동일한 수준의 우수한 교수들을 초빙하기 힘들어진다. --- p. 77
미국 제40대 대통령 레이건은 인맥이 넓고 농담을 즐기는 인물이었다. 그는 권위의 벽 안에 자신을 가두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한 기자가 레이건의 새로운 양복이 멋져 보인다고 칭찬을 하자 레이건이 이렇게 말했다.
“새로 맞춘 양복이 아니라 벌써 4년이나 된 양복이라네.”
저녁에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와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내 말을 좀 정정하고 싶어 전화를 걸었네. 알고 보니 오늘 입은 양복은 4년이 아니라 5년 전에 산 양복이더군.”
레이건은 이렇게 사소한 일로 전화를 하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사람들은 이런 레이건의 모습을 보며 그를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받아들였다.
경영자로서 당신은 업무에 얽매여 경직된 모습만 보여줄 게 아니라, 직원에게 다른 면도 보여주며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때 편하게 나누는 대화는 그 거리를 줄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