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 하먼은 세계적인 골퍼 타이거 우즈의 코치다. 어느 기자가 하먼에게 물었다.
“세계 최고의 골퍼에게 당신은 어떻게 코칭을 합니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우즈가 골프를 잘 치니 가르칠 게 없습니다. 하지만 내 일은 우즈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다음 시합의 이미지를 확실히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처럼 코칭은 일방적으로 답을 강요하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제 스포츠 분야의 지도자들도 선수들이나 교육생들을 관리하고 감독하기보다는 자발성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향해 행동할 수 있도록 촉진제 역할을 하는 코치로서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 「1장. 스포츠 지도자의 핵심 역량 ‘코칭’」 중에서
선수는 오히려 전통적인 지시와 통제 학습 방법에 심리적으로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습의 선택권을 갖게 되면 선수는 거의 저항하지 않는다. 자연계에서 모든 생물은 누군가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그것에 본능적으로 저항한다. 인간도 그렇다. 저항 행동은 때로는 직접적이고 때로는 간접적이지만 어떤 형태든 간에 목표 달성을 방해한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려는 근본적인 욕구가 있다. 그것을 제한하고 빼앗으면 신뢰는 무너진다. 어린아이들도 의사결정권을 빼앗으면 바로 반발한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이 결정을 내린 일에 대해서는 위험도 감수하게 된다. 이 점이 중요하다.
명령과 통제에 익숙해진 선수들은 선택의 자유가 주어질 때 종종 당황스러워한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것을 선택해도 코치가 그것에 대해 잘했다거나 잘못했다는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의사결정자로서 자신의 입장을 수용하고 결정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게 된다. --- 「2장. 이너게임 vs. 아우터게임」 중에서
드웩의 저서인 《마인드셋》에 나온 이 이야기들은 스포츠 지도자들에게 선수들과 대화하는 방식과 영감을 주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즉, 재능이 아니라 노력을 칭찬해야 하며, 전심전력을 다하면 능력을 바꿀 수 있고 도전은 위협이 아니라 기회이며 실패는 폐단이 아니라 기회라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 빨리 쉽게 문제를 푼 학생에게는 어떤 식으로 칭찬해야 할까? 열심히 땀 흘리지 않고 뭔가를 달성한 학생에게 어떻게 하면 재능이 아니라 노력을 칭찬할 수 있을까? 드웩의 조언을 들어보자.
“이런, 너무 쉬웠나 보구나. 시간을 낭비하게 해서 미안하다. 네가 정말로 뭔가를 배울 수 있는 다른 과제를 풀어보자!”
수많은 교육자들이 기준을 낮추면 선수의 자부심이 올라가서 성취가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한 드웩의 주장은 의미심장하다.
“기준을 낮추는 방식은 학생들의 지능을 지나치게 칭찬해야 한다는 철학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이는 효과가 없습니다. 기준을 낮추면 학생들의 교육 수준이 낮아지는데다가 학생들은 쉬운 작업과 후한 칭찬을 당연히 여기게 될 테니까요.” --- 「3장. 최고의 에너지 관리자 ‘코치’」 중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고 이변이었던 대한민국 대 독일 전. 2018년 6월 27일, 세계 최강 독일 팀을 상대로 1%의 예상을 깨고 승리를 한 날이다. 이 패배로 독일은 1938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1차 예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 팀은 이 경기에서 118km를 뛰어 115km를 뛴 독일 팀보다 더 많은 거리를 달렸고, 결국 경기에서 이겼다.
손흥민 선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회에서 세 게임에 출전하여 270분 동안 28.7km를 뛰어 게임당 평균 9.57km를 뛰었다. 축구 경기 중계를 시청할 때마다 팀의 공 점유율, 선수가 뛴 거리 등이 자막으로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경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더욱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어떻게 가능할까? 정답은 선수에게 부착된 자그마한 센서에 있다. 유니폼이나 조끼에 부착된 센서가 선수들이 뛰는 거리, 달리는 속도, 뛰는 횟수 등을 기록한다.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 점유율, 공격 점유율, 수비 점유율, 뛴 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경기 중에 감독에게 전달한다. 감독이나 코치들은 스마트 기기로 정보를 분석하여 선수 상태를 파악하고, 전략을 점검하기도 한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더욱 재미있게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 「3장. 호모 커넥서스가 만들어가는 사회」 중에서
질문은 코칭 대화를 진행하는 핵심 스킬이다. 질문은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보고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로써 코칭과정의 핵심 내용인 자각, 이슈에 대한 새로운 탐색, 핵심 가치와 니즈 확인, 목표 설정 및 실행계획 수립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런데 이 질문의 기능 혹은 질문의 기대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과 관련된 기본 가정이다. 전문가인 코치가 아니라 당사자인 선수가 스스로 적합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질문은 상대방에게 탐색과 해결책 도출을 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질문은 주도성 증진에 핵심이 되는 스킬이다. 적절한 질문은 때로는 자각을 촉진하기도 하고 선수의 핵심 가치와 욕구에 부합하는 변화 목표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이렇게 스스로 선택하고 찾는 주도적 활동을 통해 얻은 목표 달성의 성취감은 자신이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유능감을 심어준다.
--- 「4장. 스포츠 심리학과 코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