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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설계도

지옥설계도

이인화 | 해냄 | 2012년 11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2 리뷰 20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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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14쪽 | 700g | 148*216*35mm
ISBN13 9788965743606
ISBN10 89657436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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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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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게임이 문학으로 들어와서 독자가 허구의 세계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면 독자는 그 세계의 갈등을 완화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누구나 자살하려는 줄리엣을 말리면서 로미오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문학은 상상력의 충격을 발휘하지 못할 것입니다.
반대로 문학이 게임으로 들어가서 게이머가 자신이 조작하는 세계를 성찰할 수 있게 된다면 플레이에 대한 몰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 공중 유닛을 격추시키고 본진을 섬멸하는 순간에 적군 테란 종족의 비극을 반성적으로 성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졸작에서 그짓을 해보았습니다. 게임과 문학을 하나로 이어보았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인생에서 발견한 것을 글로 쓰는 사람입니다. 그 발견이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어쨌든 작가는 그것을 써서 발견자로서의 책임을 짊어집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무참한 실패작이 될지라도 나는 써야 했습니다.

게임과 문학은 둘 다 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이 불완전한 사회질서 속에 살아가면서 느끼는 생명의 맛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또 소설을 읽으면서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생명의 맛과 실질을 느낍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확실한 것은 스펙트럼 9000을 비춰봐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호는 이미 어떤 직감에 사로잡혔고 그 느낌은 순간 그를 당황스럽게 했다.
가짜.
사건 현장이 허위의 냄새를 풍기면서 삐걱거리고 있었다. 동시에 모든 진실이 가짜로 꾸며진 이 현장에 있는 것 같았다. 이 주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
법의학팀은 정말 이걸 못 봤을까. --- pp.28-29

확실한 것은 스펙트럼 9000을 비춰봐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호는 이미 어떤 직감에 사로잡혔고 그 느낌은 순간 그를 당황스럽게 했다.
가짜.
사건 현장이 허위의 냄새를 풍기면서 삐걱거리고 있었다. 동시에 모든 진실이 가짜로 꾸며진 이 현장에 있는 것 같았다. 이 주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
법의학팀은 정말 이걸 못 봤을까. --- pp.48-49

그는 왜 우월한 강화인간으로서 멋지게, 행복하게 살지 못했을까. 돈도 얼마든지 벌 수 있고 원하는 쾌락은 무엇이든 누릴 수 있었는데. 유진은 이 세상의 빛나는 중심에서 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가장 바깥쪽에 있는 멸시받는 사람들의 자리, 가난과 질병과 고통과 죽음이 이웃한 자리를 맴돌았다. 죽을 때까지 그 좆같은 놈의 대한민국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자신의 옛 정체성을 간직했다……. 준경은 괴로운 나머지 고개를 돌리고 아무 의미 없이 손을 내저었다.
“유진 형은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최면으로 인페르노 나인을 만든 게 아니에요. 형은 우리의 최면 능력이 일종의 치유몽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곤 했어요. 사람들의 슬픔을 치유해 주는 꿈 말이죠.” --- pp.144-145

“최면 세계는 우리의 인생과 흡사합니다.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죠. 인생은 최초의 존재 이유를 향해 흘러갑니다. 내가 왜, 어떤 목적 때문에 이 땅에 왔는지를 인식하는 지점을 향해 흘러가는 거죠. 공자의 용어로 그것을 천명을 안다고 합니다. 내가 인페르노 나인에 왜 들어왔는지 그 세계에서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를 말해 주는 설계도가 있습니다. 그것을 알고 그 목적을 성취하면 저는 그 세계에서 죽어도 소멸하지 않아요. 다시 현실 세계에서 깨어날 수 있죠.”
“설계도는 어떻게 생겼나요?”
“이야기로 되어 있죠.” --- pp.149-150

“그렇다면 강화인간은 거의 괴물에 가까운 초능력자가 아닙니까?”
“맞습니다. 이런 초능력자들이 하나의 조직으로 뭉치면 어떻게 될까요? 그들 눈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요? 자본의 완벽한 독재가 이루어진 세상. 자본은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지만 개인은 어디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세상. 절대다수가 실업과 가난과 고통의 집단적 결핍 속에서 살아가는 디스토피아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그들의 초인간적 지능은 오늘날과는 전적으로 다른 대안적 사회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길 수 있습니다.” --- p.181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에는 세 가지의 레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버린 사람,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사람,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린 사람입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세상을 버리면 공동체로부터 비난을 받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조용히 숨어 사는 생활조차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보다 더 지혜로운 선택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람들의 동정을 얻을 수 있고 마음도 편합니다. 그러나 가끔 궁지에 몰려 죽을 위험도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가치를 거부하고 개인의 자율에 충실하지만 매우 안전합니다. 주위의 이웃과 두루 원만하지만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습니다. 나는 세 번째를 선호합니다.”
“루아메이님, 세상을 버리시든지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리시든지 간에 이곳 인페르노 나인은 환각이고 비현실입니다. 각성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 p.339

“이유진이 무엇을 보았는지 아십니까? 이유진은 더 높은 지능으로 이 세상이라는 무대의 뒤를 보았습니다. 세상은 오직 생명을 위해 만들어진 우단 장막과 가설 판자의 무대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단 말입니다. 우리 앞에는 무한한 세계가 있어요. 이 세계에는 한계라는 개념조차 없습니다. 우리가 간절히 원하면 이 세상은 우리의 소망에 따라 변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선택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신을 십자가에 매달아서 죽인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어마어마한 죄마저도 감당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팀장님과 저는 사람들에게 그걸 알려주어야 합니다.”
--- pp.475-47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대구의 한 호텔에서 일어난 의혹투성이의 살인사건. 담당 수사관 김호는 한때 승승가도를 달렸지만 파워 게임에서 밀리고 개인사까지 꼬여버려 위기에 내몰린 중년남자다. 그러나 여전히 날선 그의 수사 감각은 기묘하기만 한 사건 현장에서 정교하게 조작된 흔적을 간파하는데…… 마침내 김호는 사건의 배후에 보통 사람보다 10배 이상의 지능을 가진 강화인간과 그들이 주축이 된 심비아틱 플래닛, 더불어 사는 행성당(공생당)이라는 전세계적인 비밀 조직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암살요원이었던 새라 워튼은 강화인간 이유진 피살과 동시에 전 세계의 강화인간들이 연쇄 테러로 깊은 최면에 빠져 죽어가자 이들을 구하기 위해 범인의 정체를 밝혀줄 단서를 찾아 나선다.
게임 폐인이었던 이유진을 형처럼 따랐던 안준경은 은인의 죽음을 파헤치고 위기에 처한 강화인간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유진이 만든 최면 세계 인페르노 나인으로 내려간다.
잔혹하지만 아름답고 풍요로운 대륙 인페르노, 중갑옷을 입고 육탄전을 벌이며 죽음이 명멸하는 전장에서 준경은 혁명을 이끄는 반란군의 지도자가 되어 인페르노를 파괴하는 무법자 군령들과 일대 혈전을 벌인다. 동방군령과의 최후의 전투에서 준경은 마침내 범인에 관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한다. 이제 살아서 현실로 돌아가려면 설계도가 필요하다. 준경은 새라에게 유진이 남긴 인페르노 나인의 설계도를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새라는 설계도가 죽은 이유진 주변에 있을 것이라 짐작, 수사를 맡은 김호로 하여금 설계도를 찾도록 협박한다. 미궁에 빠진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던 김호는 딸의 목숨이 걸린 설계도를 손에 넣는 과정에서 이유진을 죽인 범인의 윤곽을 잡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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