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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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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세계대전의 숨겨진 승리자, 여성암호해독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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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612쪽 | 786g | 145*213*35mm
ISBN13 9791187038498
ISBN10 1187038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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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기숙사로 돌아오니 편지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편지를 열어본 앤은 깜짝 놀랐다. 천문학과 교수 헬렌 도슨이 보낸 것이었기 때문이다. 천문대에서 개인적으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독일어 전공자였던 앤은 천문학이 졸업을 위한 필수 이수 과목이 된 것인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며칠 뒤 웰즐리대학교의 풀밭 길을 걸어 캠퍼스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언덕에 홀로 서 있는 돔 형태의 천문대에 들어선 앤에게 헬렌 도슨이 물어본 것은 딱 두 가지였다. 십자말풀이 하기를 좋아하는지와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람이 있는지가 그것이었다.” --- p.17

“비밀 회합에 참석한 학생들은 해군이 (그들에게 곧 그 의미가 명확해질 테지만 모임 밖에서는 절대 발설해서는 안 될 단어인) ‘암호해독’ 분야에서 그들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군 인력 담당관은 그들에게 암호해독 훈련 과정을 밟을 것을 제안하고, 시험을 통과하면 학교 졸업 뒤 워싱턴에 가서 해군 군무원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 부모, 가족, 룸메이트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업무 내용을 말하지 못하도록 비밀 엄수 서약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p.19

“여성들이 협동을 잘했던 것은 명예나 진급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군, 그들 중에서도 특히 출세 지향적인 부문에서 인정받기 위해 싸우던 사람들과는 대조되는 특징이었다. 앤 카라크리스티도 수년 뒤 이렇게 말했다. “우리 분야에 모인 여성들은 매우 열심히 일했습니다. 사소한 경우를 제외하면 누구도 성공하려는 마음가짐이나 남을 능가하려는 태도를 갖지 않았어요. 내 말은, 특정 문제를 가장 먼저 푼다거나, 암호를 첫 번째로 해독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한테나 있었겠죠. 하지만 돈이나 뭐 그 비슷한 것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구성원들 모두가 전쟁이 끝나면 당연히 일터를 떠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구성원들은 대부분 그 일을 일시적인 삶의 방식으로 생각했어요.” --- p.43

“수천 명의 여성들이 비밀편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워싱턴에 가서 일하고, 독립해 살거나 친구와 함께 살 수도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가정생활의 근심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 일은 세상 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딸의 역할을 요구받는 것과 어머니로서 져야 하는 책임감 사이에 놓인 휴식기였다.” --- p.45

“여성들은 곳곳에서 항공우편, 케이블, 텔레타이프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적의 메시지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메시지들은 나치 독일, 일본, 이탈리아, 독일 점령하에 있던 비시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는 물론이고 심지어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들에서 최고 정치 지도자들과 군 사령관들이 주고받은 것이었다. 연합국의 도청 기지들에서 1차로 도청을 하면, 미국 통신원들이 암호화 기계를 사용해 그것을 2차로 암호화하여 알링턴 홀로 보내주었다. 그러면 알링턴 홀에서는 덧대진 미국 암호를 제거하고 저변에 깔린 적의 암호를 풀어 메시지를 해독하는 것이었다.” --- p.81

“커져가는 중요성에도 암호해독은, 적어도 초기에는 직업군인들이 선호하는 직종이 아니었다. 장교들만 해도 사무실에서 편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전쟁터에서 총 맞고 사병들을 지휘하는 것이 더 나은 출셋길이라고 여겼다. 암호해독이 절실했던 전시에 여성들이 남성들의 대타로 고용된 것은 그래서였다.” --- p.90

“이번에도 새로운 암호 체계를 밝혀낸 것은 아그네스 드리스컬이었다. 그때까지는 전치나 교환의 방법만 암호 체계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덧셈 암호는 그녀와 해군 구성원들 모두에게 금시초문이었다. 그런데도 아그네스는 그것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아그네스가 그 방식을 알아내는 데는 일 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 p.127

“영어에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글자는 E다. 따라서 만일 암호를 만들 때 메시지에 포함된 E를 모두 Z로 바꾸면 Z도 E의 성질을 갖게 된다는 것, 요컨대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글자가 된다는 논리였다. 암호해독자가 문제를 풀 때 첫 번째로 하는 일 중의 하나는 암호 메시지에 쓰인 모든 글자들의 ‘빈도’를 산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만일 Z의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면, Z가 의미하는 글자는 E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빠른 속도로 난해해지는 암호도 통계적 방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학의 힘은 실로 놀랍기 그지없다.” --- pp.144~145

“팀원들은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의 실체를 즉각 알아차렸다. 그로찬이 문제 해결의 첫 단계를 알아낸 것이었다. 쥐 죽은 듯 조용히 서 있던 그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프랭크 라울릿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거야, 이거! 우리가 찾고 있던 것을 제너비브가 발견한 거라구!” --- p.152

“알링턴 홀의 번역자들은 규정상 메시지들의 내용을 발설해서는 안 되었고, 그때까지는 규정이 잘 준수되었다. 하지만 핵폭탄급 메시지가 들어온 이번만은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인간적으로 불가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는 것, 아니 종전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보자 입이 근질거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앤 카라크리스티가 교대 근무를 하려고 알링턴 홀로 들어왔을 때 감지한 것이 바로 이들의 웅성거림이었다.”
--- pp.483~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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