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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계좌

심리계좌

: 돈에 관한 다섯 가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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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430g | 152*225*20mm
ISBN13 9788952222374
ISBN10 8952222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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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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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회계장부인 심리계좌는 게으르다. 소득을 기억하려면 연봉을 12로 나눈 다음 각종 공제를 따져보고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을 기억해야 하는데, 심리계좌는 이런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단지 연봉만 기억하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얼마나 버세요?”라는 질문에 “연봉이 얼마에요.”라는 식으로 대답하게 된다. ---p.18

대출이자가 저축이자보다 크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고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K씨처럼 빚이 있음에도 저축을 하고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저축을 깨는 순간 이자를 손해 보게 된다는 생각에 되도록 저축을 깨지 않으려 한다.---p.36

마음속 심리계좌는 내가 직접 쓴 것만 지출로 기억한다. 그것만 따지면 ‘많이 쓰고 사는 것도 아니다’라는 사람들의 생각은 틀리지 않다. 직접 내 손으로 돈을 내는 지출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직접 쓰는 돈이 아니라, 나는 만져보지도 못하고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 즉 고정지출이다. ---p.45

신용카드가 일상적인 지불 수단이 되면서 가정경제도 큰 변화를 겪게 됐다. 신용카드가 없던 우리 부모님 세대는 빚을 지고 살지 않기 위해서 ‘벌고→그 한도 내에서 쓰고→남은 것을 저축’하는 순서로 살았다. 그러나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되면서 ‘먼저 쓰고→벌고→갚는’ 구조로 변했다. 부모님 세대가 열심히 일해서 번 ‘내 돈’으로 살았고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살았다면, 신용카드 세대는 내 돈이 아니라 빚으로 사는 삶이고,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빚을 갚기 위해 일하는 삶이 됐다. ---pp.55~56

사람들은 보험을 들면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험이 심리계좌가 느끼는 ‘돈도 없는데 아프면 어떡하나, 다치면 어떡하나?’라는 공포심을 잠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심리계좌의 착각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보험은 위험이 발생하면 이익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금전적으로 따졌을 때 반드시 손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금융상품이다. 세상의 모든 보험이 다 마찬가지다. ---p.80

이제 빚은 ‘빚’이라는 이름표를 버렸다.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분장을 하고서 우리 곁을 맴돈다. 신용이 높다는 것은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릴 수 있다, 즉 빚을 많이 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할부,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현금 서비스, 캐피털론, 카드론, 담보대출, 학자금대출, 보험약관대출 등 내 신용만으로 선택할 수 있는 부채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p.90

큰 맘 먹어야 갈 수 있는 해외여행도, 내 한 달 월급만큼 하는 명품가방도 신용카드를 쓰면 바로 지금 내 것이 된다. 이렇게 일시적이나마 돈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나는 명품가방을 들고, 내 차를 몰며, 넓은 집에 살고, 휴가 때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능력자가 된다. 더불어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물론 타인들은 이것이 부채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 부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조차도 내가 부자가 되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p.93

빚이 얼마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 빌린 원금만 대답한다. 심리계좌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리계좌는 미래에 부담할 이자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이자도 내가 명백히 지불해야만 하는 돈, 이미 생긴 빚이다. ---p.97

전문가는 30대 초반 K씨가 노후 30년 동안 현재 가치로 월 200만 원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시금으로 13억 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발생하는 사람들의 화폐착각을 교묘하게 이용한 측면이 많다. 13억 원은 K씨가 65세가 되는 30년 후에 필요한 금액으로 이것을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훨씬 적은 금액이다. 즉 물가상승률을 4퍼센트로 계산하면 30년 후 13억 원의 현재 가치는 4억 원이다. 그러나 화폐착각으로 인해 사람들은 미래 13억 원을 4억 원이 아니라 현재의 13억 원과 동일시하고 어떻게 이렇게 큰 돈을 모아야 하나 두려움을 느낀다. ---p.115

국민연금이 고갈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연기금이 부족해지는 것이지 고갈되지는 않는다. 국민연금은 보험사가 이윤창출을 위해서 운영하는 개인연금과는 달리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험이기 때문에 국가가 수급을 거부할 수 없다. 국가는 기업처럼 돈이 없다고 파산신청하고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p.119

TV의 보급은 사람들의 비교 대상이 수직으로 확장되는 결과를 낳았고 그 결과 스스로를 이웃이 아닌 백만장자나 유명인사와 비교하게 되었다. TV를 많이 볼수록 다른 사람들이 실제보다 훨씬 부자라고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가난하고 초라하다고 느낀다. 미국 드라마를 보며 ‘마놀라 블라닉(유명 신발 브랜드)’이 뭔지 알게 되고, 외국의 유명 배우가 무슨 웨딩드레스를 입었는지, 무슨 가방을 들었는지까지로 비교 대상이 확대된다. ---p.129

연금저축은 10년 이상 돈을 납입하고 55세가 넘은 뒤 연금 형태로 돈을 받는 노후를 위한 상품이다. 연금을 55세까지 강제로 유지하게 하려고 나라에서 세제혜택을 주고 중간에 해지하면 불이익도 주는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절세 혜택을 주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p.160

복리가 마법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수익률(또는 이자율)에 변동성이 없어야 하고, 둘째 그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 그러나 변동성이 없는 상품은 당연히 수익률 즉 이자율이 낮다. 이자율이 낮다면 30년 복리로 돈을 불린다 해도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세상에는 변동성도 없고 이자도 높은 금융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복리의 마법은 금융업계가 서민들을 위해 만들어낸 판타지일 뿐이다. ---p.184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도 일단 투자를 하면 까먹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고 주식시장의 오르내림에 나의 하루하루 기분이 좌우된다.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그런 삶이 과연 나에게 행복할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돈을 잘 불리는 것은 내 돈을 손해 보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맘 편하게 필요한 돈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투자만큼 화려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행복지수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p.196

기업활동의 목표는 이윤추구, 즉 돈벌이다. 돈벌이 경제에서는 돈을 벌었다는 결과가 전부다. 그 외의 것은 무의미하다. 그렇다면 가정경제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필요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경제에서는 돈벌이보다 그 돈이 어떻게 쓰이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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