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우스에게 철학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지식을 습득한다는 피상적 개념을 넘어, 선입견 없이 추론하고 행동하는 것을 가리켰다. 다시 말해 철학한다는 말은 타성과 관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분명하고,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의미였다. ---「1권」p. 156
은자가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듯 조반니의 말을 가로막았다.
“너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수도원에 들어가 종신 서원하며 계속 머무르려는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무의미 한 세상에서 더 이상 방황하지 않으려는 두 가지 목적 때문으로 보이는구나.”
“……그런 것 같습니다.”
“바로 그것이 너의 근본적인 문제다!”
젊은 수도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두려워하면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언제나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영적인 삶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에 절대로 도달할 수 없다.” ---「루나의 예언 1」p. 372
“인간의 원죄는 하나님과 닮기를 원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 닮기를 열망하는 것은 죄악의 뿌리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게 주어진 거룩한 사명이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신 이유는 당신 닮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인간의 원죄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지 않고 자기들 힘으로 하나님처럼 되려는 그릇된 욕망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제시한 길을 가지 않고 인간의 노력을 통해 하나님처럼 되려 했기 때문이야. 이것이 바로 인간이 신격화의 과일인 선악과에 손대지 말았어야 하는 이유다.” ---「루나의 예언 1」p. 373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이 성경에 몇 번 기록되었는지 아느냐?”
“잘 모릅니다.”
“정확하게 365번 나온다.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태양이 떠오를 때마다 하나님은 ‘두려워하지 마라! 겁내지 마라!’라고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제대로 깨달을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성경의 계시는 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그건 두려움에 대한 사랑의 승리이며, 죽음에 대한 생명의 승리이다!” ---「루나의 예언 1」p. 385
수피 스승이 조반니의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
“우리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 무엇일까?”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조반니가 잠시 후 대답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같습니다.”
스승은 눈을 감고 있다가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생각이 분명해졌어.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브라힘이 깜짝 놀라 말했다.
“삶이라고요? 물론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삶은 인간의 가장 소중한 재산 아닌가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생각하고, 믿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삶에 열심히 매달리는 것 아닌가요?”
“그래, 우리는 삶에 열심이지. 그러나 그것에 매달릴 뿐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어. 존재에 집착하는 것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야. 요컨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다는 것은 예술이지.” ---「루나의 예언 2」p. 169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녀를 주신다면, 그 아이들은 어떤 종교로 키워야 할까?”
에스더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사랑의 종교로 키우면 되죠.”
그 말을 들은 조반니가 미소를 지었다.
“오직 사랑만이 신앙의 가치가 있어요.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렇지만 종교는 각각 다른 수행과 의식과……, 상징들을 지니고 있어.”
“당신은 아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말씀을 가르치고, 난 유대교의 기도를 가르치면 돼요. 당신은 철학의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가르치고, 난 아이들의 마음이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하나님이 세상에 보내신 귀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육시키면 돼요. 당신은 플라톤의 사상을 가르치고 난 카발라 철학을 가르치고, 당신은 이탈리아어와 라틴어를 가르치고 난 아라비아어와 히브리어를 가르치고, 당신은 아침에 아이들을 동정녀께 데려가고 난 저녁에 우리 조상들의 기도인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라!’라는 이스라엘 쉐마를 들려주면 되잖아요.”
---「루나의 예언 2」pp. 291∼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