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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76g | 140*210*18mm
ISBN13 9791189336110
ISBN10 118933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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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헝가리 '국민작가'로 불리는 서보 머그더의 대표작. "일생 동안 육체노동을 해온 노년의 가사도우미와 그보다 스무 살 어린 중년의 작가, 두 여성이 교류한 20년 동안의 우정과 파열의 기록"을 단단하게 그렸는데요. 좋은 소설은 지역과 세대를 넘어 가닿습니다. 이 책처럼요. - 소설MD 김도훈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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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렌츠를 죽인 것은 나였다. 그녀를 죽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구원하고자 했다는 말도, 여기서는 그 사실 관계를 바꿀 수 없다.
--- p.10

“내가 왜 돈을 모으는지 아세요? 석조무덤을 위해서예요. 세상만큼이나 크고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창이 제각각의 유리로 된 석조무덤 말이에요. 해가 뜨고 질 때, 얼마나 멋진 빛줄기가 형형색색의 창문을 통해 관들에 드리워질지 당신은 나중에 보게 될 거예요.”
--- p.48

거만하게, 조금은 경멸하듯 승리감에 도취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왜 자기 집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았다. 영원히 닫혀 있는 그 문 뒤로 값어치 있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그 만능인의 의심은 그럴 만한 것이었다.
--- p.79

그 누구도 오지 않은 손님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집에 닿았을 때, 에메렌츠는 내 손에 목줄을 건네고는 내가 정원으로 들어설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고는 이 현실과 비현실적 요소들이 섞인 베르길리우스의 밤에, 마치 선서를 하듯 천천히, 또한 분명하게 그녀는 오늘 내가 했던 것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속삭였다.
--- p.104

그녀는 체리를 솥에 쏟아 부었다. 씨를 뺀 과일, 상처의 피처럼 삐져나오기 시작한, 점점 더 불어나는 과즙. 검은 앞치마를 두른 에메렌츠. 그늘 속에서 두건 같은 머릿수건, 솥, 바로 그 완벽한 평온함.
--- p.141

나는 듣고만 있었고,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처버둘 출신의 성 에메렌츠는 모든 이를 구원한, 비판의 여지가 없는 자비의 광인이었다. 쫓기는 사람은 구원해야만 했다. 분명 그렇기에 그로스만 가족도, 그로스만 가족을 쫓던 사람들도 구원했을 것이다.
--- p.162

“사람들이 그 암소를 잡아서 고기 근을 매겼어요. 도살하고 토막 내는 광경을 나에게 끝까지 보여주었어요. 내 느낌이 어땠는지는 묻지 마세요. 누구도 죽음에 이를 정도로 사랑하지 말라는 교훈을 당신이 얻었으면 해요. 슬퍼하게 될 거예요. 지금 바로 그렇지 않다면 나중에라도요.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아요.”
--- p.186

“아홉 마리 고양이가 저 안에, 이 집에 살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래서 문을 열지 않아요. 단 한 마리도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을 거예요. 더 이상 이 집에서 목이 매달려 죽는 고양이도 없을 거고요. 갇혀 사는 죄수들이지만, 그들은 살고 있어요. 그들이 내 가족이고, 다른 건 남지 않았어요. 자, 가세요.”
--- p.212

심장이 쿵쾅거리고, 내 속에서 여러 감정들이, 거짓말에 대한 부끄러움이, 희망이, 죄의식이, 그리고 안심이 서로 부딪혔다. 에메렌츠는 손을 조금 들더니 침대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다시금 내 이름을 불렀다. 그 소리에는 무언가 다른, 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불가사의한 무언가가, 전기와도 같은 비밀스러운 떨림이 있었다. 깊은 저음이었지만 공격적이지는 않았다. 마치 조가비가 부드럽게 갈라지거나 직물을 걷어내는 소리 같았다.
--- p.31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극히 중요한 관계에 대한 가치 있는 기록.”
- 가디언
“여성 캐릭터가 지배적인, 기막히게 좋은 책이다.”
- 타임스
“두 여성 사이의 긴장은 매혹적이며, 때로는 소름끼치기까지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한 사랑을 예찬하는 이야기.”
- 클리버 매거진
“내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엄밀한 정직성과 섬세한 미묘함을 지닌 작품이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이 작가는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에메렌츠의 죽음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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