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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세계문학전집 104)
eBook

곰 (세계문학전집 104)

[ EPUB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104이동
리뷰 총점9.4 리뷰 10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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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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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9.86MB ?
ISBN13 9788954630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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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것은 남자, 백인도 흑인도 인디언도 아닌 그저 남자, 불굴의 의지와 담대함으로 견뎌내고 겸허함과 노련함으로 생존하는 사냥꾼의 이야기, 또 그들과 함께 등장하지만 외려 그들보다 도드라져 보이는 개와 곰과 사슴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황야 안에서 황야의 질서에 따라 황야가 이끄는 대로, 그 어떤 후회도 자비도 없이 고대의 가혹한 규칙에 따라 벌이는, 고대로부터 간단없이 이어져온 시합, 즉 최고의 게임, 최고 경지의 숨쉬기와 최고 경지의 귀 기울이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 p.10

그 땅에서 늙은 곰은 이름을 얻었건만, 수많은 인간들은 자기들끼리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 p.12

“꼭 사람 같다.” 샘이 말했다. “꼭 사람 같아. 용기를 내야 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미룬 거야. 머지않아 용기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개도 뭣도 아니란 걸 줄곧 알고 있었던 거다. 결국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미리 알았던 거야.” --- p.19

소년은 이제 겨우 열 살이었다. 소년은 둘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시간이 생겨나 시간이 되는 곳, 여기에도 저기에도 속하지 않는 망각의 그늘 아래 죽음을 면제받은 늙은 곰과 죽음을 조금이나마 맛보게 된 자신이 서 있는 모습을. --- p.25

소년은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었다. 공포가 자신을 완전히 사로잡는 순간, 그의 피와 가죽, 내장, 뼈, 그리고 기억이라는 것이 생기기 한참 전의 기억까지 모두 마비시키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 순간에 이 곰이나 앞으로 거의 70년 동안 그가 쫓게 될 다른 모든 곰, 모든 사슴과 그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유일한 차이가 될, 미약하지만 투명하고 흔들림 없는 명료한 정신만은 잃지 않을 것이었다. 샘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무서워하는 건 괜찮아. 그건 어쩔 수 없어. 하지만 두려워하면 안 돼. 숲속 동물이 너 해치는 경우는 네가 그놈을 몰아붙일 때, 그리고 그놈이 네 두려움을 냄새 맡을 때 말고는 없어. 무서워하는 건 곰도 사슴도 겁쟁이 무서워할 수 있어. 용감한 사람이 겁쟁이 무서워하는 것과 똑같아.” --- p.29

“우린 그 개를 길들이고 싶은 게 아니에요. 그저 그 개가 제 본모습 그대로이기를 바라는 거죠. 우린 그냥 그 개가 알게 되기를 바라는 것뿐이에요.” --- p.48

하지만 이 녀석은 자네들 재수 없는 사토리스가나 에드먼즈가 사람들이 농장이나 은행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기 훨씬 전부터 이 숲에 살던 옛사람들처럼 이 숲을 잘 아네. 이 녀석에겐 날 때부터 알고 태어나 비록 무서운 마음은 품을지언정 두려워하지는 않는 무엇이 있어. 자네들은 그게 무언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 하지도 않기 때문에 농장이나 은행 따위를 만들어서 그 뒤에 숨어살잖나. 하지만, 이 녀석은 우린 총을 쏠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가지도 못했던 그 곰을 한 번 보겠다고 나침반에 의지해 16킬로미터를 걸어갔다가 기어이 곰을 보고 또다시 16킬로미터를 나침반만 보고 걸어 되돌아온 아이야. --- p.91-92

첫번째 종족은 아무런 경고도, 준비할 틈도 없이 하루아침에 자유와 평등을 떠안게 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혹은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훈련도 받지 못한 채 너무나 갑자기 얻게 된 자유를 오용했지만 그것은 그들이 철부지 아이들처럼 무지해서도 아니고 너무나 오랫동안 속박되어 살다가 갑자기 자유를 얻게 된 나머지 어쩔 줄 몰라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들이 인간이기 때문에, 자유를 오용하는 것이 인간의 습성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다. ‘인간이 자율과 방종이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구분하기 위해서는 고난을 통해서 배우는 지혜조차 뛰어넘는 다른 종류의 어떤 지혜가 필요한가보다.’ --- p.148

“용기와 명예와 긍지와 연민. 그리고 정의와 자율에 대한 사랑. 이 모든 것이 마음을 움직인단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가 된단다. 이제는 알겠니?” --- p.158

라이언에게도 샘에게도 죽음이란 없었으므로 그 둔덕은 죽은 자들의 거처가 아니었다. 라이언과 샘은 땅속에 갇힌 것이 아니라 땅속에서 자유를 찾았으며, 땅속에 누운 것이 아니라 땅의 일부가 되었다. 무수한 부분으로 분해되었지만 그 무수한 부분 하나하나가 흩어져 사라지지 않고, 나뭇잎과 잔가지에서 티끌로, 공기와 태양과 비에서 이슬과 밤으로, 도토리에서 참나무와 나뭇잎으로 그리고 다시 도토리로, 어둠에서 새벽으로, 다시 어둠으로, 또다시 새벽으로, 계속 바뀌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은 채, 무수한 부분들이 모여 하나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올드벤. 올드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올드벤에게 발을 돌려줄 것이었다. 틀림없이 돌려줄 것이었다.
--- p.20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나이가 차면 숲으로 나가 사냥을 할 수 있기를 고대하던 백인 소년 아이작은 마침내 열 살이 되던 해, 드넓은 황야를 마주한다. 그곳은 소년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전설이 되어 있는 거대한 늙은 곰 ‘올드벤’이 지배하고 있는 곳. 시간이 태어나 시간이 되는 이 땅에서 아이작은 경험 많은 사냥꾼 샘 파더스를 만나 자연에서 살아가는 방법과 겸허와 긍지의 가치를 배운다. 훌륭한 사냥꾼으로 성장해나가는 아이작은 올드벤과 조우하기도 하지만,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존재를 함부로 쏘아버릴 수는 없다. 그러나 마치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올드벤을 정복하기 위해 나선 또다른 사냥꾼 분과 싸늘한 노란 눈의 사냥개 라이언이 등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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