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비관론이 세상을 점령하고 있다. 비관은 포기를 낳는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2020년이 되기를 바란다. 아니, 포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놀라운 도약을 꿈꿀 수 있는 새로운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러분은 분명히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30년 가까운 혹은 그보다 긴 시간 동안 금융 시장에 몸담아온 우리 세 사람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2020년은 근자에 드문 커다란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회는 위기의 다른 말이라는 식상한 되풀이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비교적 오랜 경험을 가진 우리 세 사람의 삼세판이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지혜를 가져다주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한 분들이 ‘빅히트BIG HIT’, 남들과는 다른 더 크고 의미 있는 값진 성공이라는 결실로 맺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 p.6
한국 수출 부진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지난 10여 년 전부터 사람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에 열을 올리기 시작할 때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냉장고, 세탁기 바꿨다고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람은 없잖아요? 냉장고, 세탁기가 좀 덜덜거려도 그거 바꾸는 돈으로 맛집 탐방하고 해외여행 다니면서 SNS에 사진 올립니다. SNS에 사진을 올리는 걸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미국 경제학자 베블렌이 1920년대 과시적 소비를 얘기했을 때만 해도 소비로 자신을 드러내는 행동을 ‘천박하다’, ‘원시 부족 문화의 산물이다’라고 비웃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거의 없을 겁니다. 어쩌면 소비하려고 태어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사람들에게 소비는 굉장히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 p.30
저는 제조업은 독일과 일본을 배우고 비제조업은 미국과 중국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을 뛰어넘으려면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 전폭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편 미국이나 중국은 플랫폼 경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중국도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하는 데 불과 5~6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가장 큰 강점은 거대 내수시장이죠. 우리의 혁신 성장 기업이 불리한 이유입니다. 대신 우리는 그들에게 없는 우수한 두뇌와 근면성을 갖고 있고 사고의 유연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각성과 자극 정도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 p.94
미국의 금리 인하는 각국 통화 정책에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호주, 뉴질랜드, 인도, 태국, 필리핀, 홍콩, 브라질 등이 금리를 내렸습니다. 앞으로도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라 디플레이션 차단과 환율 방어를 목적으로 각국이 앞다투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금융 시장에는 장기 국채 수익률을 부추기는 국제적 차익 거래가 있죠.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ETF도 어느 때보다 대중화되어 있습니다. 보험사 같은 장기 자산 운용기관들의 채권 듀레이션확대 욕구도 높습니다. 지금 전 세계 국채와 회사채의 25%가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간 것이나 장단기 스프레드에 내재된 경기 침체 확률이 40% 가까이 되는 것은 채권 시장의 추가 과열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2020년이 세계 경기 둔화 사이클의 초반이란 점과 여기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제 막 출발점에 불과하다면 금리는 좀 더 깊고 더 낮은 곳을 향해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p.130
저는 미국 경제가 내년에도 현재와 같은 2%대 초반 성장률이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나쁘지 않은 수치이지요.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 대한 개방 압박을 이어가고 여세를 몰아 유럽과 한국 등에는 환율 공격을 할 것 같아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을 압박해서 장기 금리를 낮추고 있는데, 내년에는 달러화 값을 낮추려고 할 겁니다. 당연히 미국 주식 시장은 나쁘지 않겠죠? 경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올해는 트럼프가 금리를 잡았고, 여기에 내년에 달러화를 잡겠다고 나설 테니 미국 기업들이야 환영하겠죠. 따라서 주가지수의 사상 최고치 행진이 2020년 여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하락 조정은 반드시 올 것인데, 고점 대비 10% 하락한 시점에서 저점 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름 이후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그때부터 미국 주식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내년 미국 주식 시장을 상고하저로 보는 것이죠. --- p.243
신흥국에 투자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지표가 PBR입니다. 회계장부에 자본이 1조 원 있는데 주식 시장 시가총액은 6,000억 원밖에 안될 때 PBR을 0.6배라고 하잖아요? 코스피는 오랫동안 PBR 1.0배가 거의 바닥이었고, 2008년 금융 위기 때도 0.85배였거든요. 지금은 0.7배까지 떨어졌는데, 그렇다면 현재 코스피는 역사적으로 가장 싼 상황인가요? 저는 싸다, 비싸다를 PBR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공장에 기계가 있는데 수요가 없어서 그 기계가 놀고 있으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겠지요. 회계장부에는 기계값을 적어놓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고철값밖에 안 쳐줍니다. PBR 낮은 것을 ‘저평가 됐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자산이 돈을 못 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p.255
투자의 세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곰도 황소도 돈을 버는데 돼지는 돈을 잃는다.’ 자신의 생각에 따라 행동하면 설령 생각과 다르게 세상이 움직여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이 틀렸을 때를 대비한 플랜B도 만들거든요. 그런데 자신만의 철학 없이 돈을 쫓아서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다보면 결국 돈을 잃고 맙니다. 돈을 쫓다보면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잘못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기 전에 먼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미리 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치투자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바뀌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매매를 하는 역동적 투자자가 될 것인지 미리 결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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