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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75쪽 | 518g | 153*224*20mm
ISBN13 9788950945930
ISBN10 895094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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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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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강지영
영국 켄트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전공하고, 런던의 Leith School of Food and Wine에서 음식 문화학을 공부한 뒤 쉐프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한 영국의 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에서 공부하며 와인에 대한 지식의 깊이를 더했다. 프리랜서 케이터러, 와인 회사 Odd Bin의 숍 매니저, Overseas Women's Club의 케이터링 매니저 등으로 활동하며 머리로 배운 이론에 탄탄한 실무 경험을 더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식문화 관련 강의를 했으며, 「조선일보」「한겨레신문」「Korea Herald」에 칼럼을 게재했고, 「쿡앤드」「Deco Figaro」「Haute」「GQ」「얼루어」 외 다수의 잡지에 음식 문화와 관련된 기사를 기고했다. 현재 탑테이블의 대표이자 파티코디네이터, 식문화 및 와인 강사, 메뉴 플래너, 레스토랑 컨설턴트 및 음식 평론가로 다양한 영역에서 음식 문화와 테이블 매너를 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저서로는 『나는 서울이 맛있다』『파티 푸드 인 스타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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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본토에서 포는 역사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요리 학계의 의견에 따르면 100년 정도로 본다. 포는 매우 서민적인 음식이었기 때문에 주로 시장 한 모퉁이나 길거리 노점에서 팔았다. 그러다가 1920년경에 하노이에서 처음 포를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포는 북부 지역에서 시작해 현재는 베트남 전체로 퍼졌는데, 거의 매일 쉽게 즐기는 친숙한 서민 음식으로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p.26

터키는 동서양의 중간에 끼어 있는 나라여서 식생활에도 두 문화가 섞여서 나타난다. 그들은 손님에게 음식을 접대하는 방법이나 식사 예법은 서양식을 따르지만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동양적이다. 친지들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식사하거나 밤에 음식을 즐기면서 대화하는 문화에도 매우 익숙하다. 또 정이 많은 민족이라 집으로 손님을 초대해 극진하게 대접하는 일도 있다. 초대를 받으면 음식 양을 잘 조절해가며 먹어야 한다. 초대를 받고 자리에 앉으면 향이 나는 물이나 향수를 손에 뿌려준 뒤 초콜릿이나 터키시 딜라이트(Turkish Delight: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키식 젤리) 같은 달콤한 것을 먼저 권한다. ---p.41

인도에서 유래했거나 인도를 대표하는 향신료는 꽤 많지만, 그중 후추는 으뜸으로 꼽힌다. 후추는 인도 남서부 말라바르 해안에서 주로 재배되는 열매인 페퍼콘(Peppercorns)을 통으로 사용하거나 가루를 내서 사용한다. 소금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향신료로 ‘향신료의 왕’이라 불린다. 후추는 요리 전과 후는 물론이고 요리하는 중간에도 어느 때나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향신료다. 고대에는 미라 보존을 위한 방부제로 사용했으며, 중세에는 무역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식민 전쟁을 초래한 결정적인 원인도 바로 후추다. 무역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 물품이자, 한때 화폐로도 사용될 만큼 상품 가치가 높아서 ‘검은 황금(Black Gold)’이라 불리기도 했다. ---p.74

20세기 중반으로 접어들어 ‘누벨 퀴진(Nouvelle Cuisine)’이 등장하면서 프랑스 요리 세계는 획기적인 혁신 바람이 불었다. 누벨 퀴진은 에스코피에의 요리 세계에 저항했던 젊은 셰프들이 탄생시킨 요리를 일컫는다. 1970년대 해양 왕국으로 군림하던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식민지와 전쟁을 치르면서, 포르투갈 이민자들은 대거 프랑스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 시기에 그들의 새로운 요리법과 조리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들은 오트 퀴진보다는 서민 요리를 선호하며 코스 메뉴를 간소화시켰을 뿐 아니라 단순한 조리법으로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찜요리를 내세우면서 고객의 영양까지 고려한 음식을 선보였다. ---p.107

아침에는 주로 커피나 핫초콜릿을 곁들인 추로스나 도넛을 먹는데, 중남미에서 받아들인 초콜릿은 진하고 풍미가 좋다. 아랍의 영향을 받은 커피는 맛이 매우 강해서 우유를 넣은 카페 콘 레체를 마셔도 쓴 편이다. 점심은 와인과 함께 여러 종류의 치즈와 빵 또는 콜드 컷(cold cuts: 차가운 고기류)과 빵을 먹거나 고기와 해산물이 주가 되는 정찬을 먹기도 한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다른 지중해 영향권 나라와 달리 스페인은 샐러드 요리가 많지 않다. 야채는 대부분 요리해 익혀 먹거나 수프에 사용하는 편이라 샐러드는 매우 단순하다. 지중해의 무더운 날씨에 보통 야외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졸음이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도시의 바쁜 사람들을 제외한 스페인 사람들은 대부분 시에스타(siesta: 낮잠)를 즐긴다. ---p.141

‘신의 열매’라 불린 초콜릿은 고대인에겐 매우 사랑스러운 음식이었다. 발견 초기에는 약용과 화폐로 여겨지다가 중세에는 음란한 사치 기호품으로 한동안 오해를 받고, 요즘에는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이자 먹거리이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정표로 탈바꿈했다. 카카오라는 열매가 이렇게 대중적인 사랑을 얻기까지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린 셈이다. 소수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초콜릿이 이제야 우리에게도 사랑의 음식으로 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186

그렇지만 차는 단순히 건강상의 이유 또는 습관이나 관습에 따라 취하는 음료에서 벗어나 차 문화라는 범주를 이룬다. 영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영국이 오랫동안 식민 지배를 했던 여러 나라에서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티 파티가 상류 사회를 중심으로 자주 열린다. 일상에서는 오후에 샌드위치, 쿠키, 케이크 등의 간식을 곁들여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도 식사보다는 차를 함께 마시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직장에서 회의할 때도 자연스럽게 차를 마신다. 차의 온기와 향은 두뇌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pp.206~207

19세기에 『미식의 생리학』을 저술한 프랑스 판사이자 미식가 장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은 트러플을 ‘주방의 다이아몬드’라고 말했다. 요리사들에게 트러플은 다이아몬드겠지만, 미식가들에게 트러플은 마약이다. 구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 맛을 들이면 끊을 수 없을 만큼 중독되는 면에서 마약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러플은 건강에도 좋고 무엇보다 오감을 만족시키며 강렬한 향과 풍미로 우리를 매혹 속에 빠뜨린다. 트러플이 구하기 쉽고 희소성이 없었더라면, 오랜 세월 많은 이들에게 극찬 받지 못했을 것이다.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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