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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13개의 선

도쿄, 13개의 선

도시, 선-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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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73g | 105*170*20mm
ISBN13 9791189337087
ISBN10 1189337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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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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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8년 가을의 내가 도쿄에서 보낸 시간을 초 단위로 빠짐없이 궁금해할 누군가가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에도 없겠지만 가만, 그게 그러니까… 어디였더라? 하고 실눈을 뜬 채 도쿄를 다녀왔던 건 물론이고 2018년 자체를 통으로 잊었을지도 모를 미래의 내가 있지 않겠냐는 가정 아래 구구절절 늘어놓은 이야기이다.
--- p.8

가만히 앉아만 있자니 아까 먹은 국수가 목까지 차오른 기분이었다. 편의점에서 소화제도 파는지 블로그에 찾아보려고 휴대전화를 꺼낼 때, 캐리어 일행 중 한 사람이 입은 반팔 티셔츠가 눈에 띄었다. 머리와 가슴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작은 캐릭터가 검지로 한쪽 볼을 누르고 있었다.
--- p.16

아까 메구로역에서 기관사실로 들어간 그 아저씨는 어디 탄 건가 의문스러웠는데, 앞쪽에서 아저씨가 마이크를 쓰지 않고 뭐라 말하는 소리가 들리긴 했다. 앉아있는 걸까,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기관사실이 승객에게 보이도록 개방된 것과 보이지 않도록 폐쇄된 것 중 어떤 것이 편할까 생각할 때 시로카네타카나와역에 도착했다.
--- p.25-26

보이는 걸 다 쓰려고 하면 결국엔 아무것도 못 쓰는 상태가 되어서 바로 앞, 아니면 양옆 정도로 시야가 좁아졌는데 저 끝의 노약자석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머리에 하얀 비닐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다시 보는데 머리는 물론 목까지 다 덮여서 숨쉬기가 불편한지 한쪽 손으로 비닐을 코와 입에 닿지 않게 살짝 뗐다가, 놨다가, 다시 뗐다가 놔두길 반복했다.
--- p.44-45

지하 터널에 띄엄띄엄 설치된 형광등들이 가로등처럼 지나가고 조시가야역에 도착했다. 한자가 전혀 다른데 '대가야, 금관가야, 조시가야' 따위의 말장난을 떠올렸다.
--- p.52

'가지 마! 하지 마! 사지 마! 울지 마!' 식으로 말장난을 이어가고 싶은 오지마역은 허리까지 오는 스크린도어가 있었다. 오지마역을 빠져나오면서 열차는 지상으로 올라왔다.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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