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선별하여 담은 부처님의 조언과 지침들은 ‘현실적인 것’, ‘절제된 것’, ‘적절하게 말하기’, ‘화를 내기보다는 인내하기’, ‘타인의 이익을 배려하기’라는 주제들로 소개되어 있으며, 이 모두는 사람을 사귀고 공동체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과 관련 있는 내용입니다.
--- p.5
승려들이 세상과 격리되어 지낸다고 상상하는 것은 그릇된 생각입니다. 승가와 세속의 공동체는 감미롭고 생동감이 넘치는 전통 속에서 상호 의존하며 살고 있습니다.
--- p.8
이 모음집은 오랜 시간에 걸쳐 검증된 부처님의 가르침들을 인용했으며, 담마(Dhamma) 안에서 자유롭고 조화로운 사회 속 삶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p.9~10
한때 신들의 통치자인 천제석(天帝釋, Indra)이 부처님을 방문하여 고뇌에 찬 질문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증오나 적개심 없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면서 왜 그토록 증오와 적개심에 휩싸여 있는 것입니까?” 이 질문은 여러 세대에 걸쳐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입니다. 이처럼 심각한 모순은 이라크와 시리아, 가자 지구,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남부 수단, 미얀마와 스리랑카, 찰스턴과 볼티모어 등 오늘날 세계의 많은 분쟁 다발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 p.21
수행 공동체들조차 분쟁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교리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철학자들과 수행자들은 논쟁을 일삼았고, 경쟁 상대의 사상가들을 이기기 위해 추종자들의 수를 늘리는 데 혈안이 되었습니다.
--- p.21~22
시간이 흐를수록 수많은 남녀 재가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매료되어 출가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집단으로 모여 살며 수행하는 승가(僧伽, Sa?gha) 공동체가 점차 부처님을 중심으로 발전해 갔습니다. 하지만 … 남녀 신도들은 여전히 분노, 자만, 야망, 시기, 독선, 아집 등 마음 깊숙이 배어있는 인간의 나쁜 성향들과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_23~24쪽
승가가 번창하기 위해서 부처님은 철저하게 ‘조직을 우선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습니다. 부처님은 제자들이 추구하는 높은 정신적 이상들을 분명하게 보여주실 수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승가의 화합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또한 원활한 수행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세부적인 규범을 확립해야 했고, 분열적인 경향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이를 억제할 일련의 규칙들을 세워야 했습니다. 이러한 규칙들은 승단 규율의 본체인 율(律, vinaya)이 되었습니다. _24쪽
부처님은 바른 견해, 즉 ‘정견’이 해탈의 길로 향하는 선구자와 같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부처님은 정견을 성스러운 8정도의 첫 번째 위치에 놓았고, 나머지 일곱 항목은 정견을 통해 인도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 p.36
진정한 평온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도덕률에 따라 행동해야 하고, 이것은 그 자체가 법(Dhamma)이며,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들이 세상에 출현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존재하는 진리이자 선함의 근본 원리인 것입니다.
--- p.37
보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마음을 아름답게 하기 위함’입니다.
--- p.64
사회의 화합을 막는 번뇌들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분노입니다. 인간은 이기적 욕망에 빠지기 쉽습니다. 승단을 포함한 모든 공동체도 결국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분노, 원한, 복수심과 같은 마음으로 인해 항상 분열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분노를 통제하는 것이 공동체 화합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98
언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파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공유하며, 인간 탐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최고의 수단입니다. 또한 언어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며, 평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는 모든 희망과 열망은 공동체 내 모든 영역에서 언어를 매개로 표현되어왔습니다.
--- p.138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바탕으로 생긴 공동체는 다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배설물이 배설물과 합쳐지거나 가래침이 가래침과 합쳐지는 것과 같은 나쁜 유형의 연대, 그리고 우유가 우유와 합쳐지거나 꿀이 꿀과 합쳐지는 것과 같은 좋은 유형의 연대라는 두 가지 유형입니다.
--- p.194
[제7장-2-(3)]에서 설명하는 그 네 가지 사항은 보시, 자애로운 언행, 선한 행동, 공정성인데 마지막 공정성은 타인을 자신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상하게도 이러한 원칙들은 초기불교 경전들에서 몇 번밖에 언급되지 않습니다. 이 원칙들은 보살이 타인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주요 수단으로 나와 있는 대승의 경장(經藏)과 율장(律藏)에서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p.201
이상적인 태도는 세 가지입니다. 타인의 훈계를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태도, 필요할 때 위반자들, 그들이 설령 고령자라도 기꺼이 훈계할 수 있는 태도, 그리고 자신의 위반 사항을 반성하고 바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책망을 듣는 것은 분노를 자극하여 반항심이 생기고 자아를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 p.266
부처님이 위대한 의사라면, 그분의 가르침은 우리 삶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데 필요한 약과 같습니다. 의약품은 보관만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좋은 가르침이 담긴 양서(良書)를 읽지도 않은 채 선반에 꽂아 두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여전히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가르침을 사회적 화합을 위한 약으로 쓸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 p.351
부단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갈등이 있을 때도 화합을 찾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한 지혜를 키울 때 우리는 비로소 “평온하고, 도둑에게 시달리지 않으며, 국민은 진정 기쁨에 겨워 자신의 아이들과 놀면서 담장이 없는 집에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