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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과 종교문화

함석헌과 종교문화

: 의식 없는 세계에 대한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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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일반 top100 1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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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428g | 153*224*20mm
ISBN13 9788997472307
ISBN10 899747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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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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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늘 인간의 이성을 통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환경을 초월하라고 가르친다. 초월을 지향하는 종교는 이 세계의 가시적이고 가변적인 것에 몰두하면 불행해지고 초조해지며 낙심과 좌절을 겪게 된다고 가르친다. 그보다 현실을 넘어서 신에게로, 혹은 초월적인 세계를 향해서 맑은 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서나 불경 어느 곳에서도 신을 열심히 믿으면 너희가 원하는 가없는 복을 주시겠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신에게로 와라, 신을 의지하라, 의탁하라, 자아를 초월하라는 것이 먼저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종교는 넘어-섬이라는 것이다. ---p. 28

새로움은 자기 존재 속에서 낳음이다. 초월자 속에서 낳아야 새로울 수가 있다. 초월자가 아니라면 낳을 수가 없는 것이다. 초월자만이 자기 자신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서의 아들을 낳을 수가 있다. 여기에 자기 부정이 있다. 초월의 자기 부정을 통하여 새로운 존재의 탄생을 가져오는 사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도 초월을 지향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도 초월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통해서 새로운 탄생, 새로운 아들을 낳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무한자와 유한자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이다. 낳음의 절대적 주체로서의 초월자는 동시에 무한자이지만, 인간의 낳음은 초월자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통하여 낳음으로써 유한자인 것이다. 따라서 낳음의 연속성은 곧 인류가 새로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p. 72

우리는 사상의 결핍 속에 살고 있다. 사유와 사고를 계도하고 계몽하는 생각의 지표, 생각의 좌표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려지지도 않고 있다. 함석헌이 염려하고 있었던 것이 그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그 시대가 필요로 하고 동시에 그 시대에 걸맞은 시대적 사상이 있어야 한다. 올바르면서도 깊이가 있는 시대적 사상이야말로 사람들의 삶을 이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대의 사상이 경제적 가치일 수 없고, 시대의 사상이 정치적 이념일 수 없고, 시대의 사상이 인종의 정신일 수 없고, 시대의 사상이 남녀의 인식론일 수 없다. 시대의 사상은“보편적 세계 사상”이어야 한다. ---p. 124

종교는 인간의 삶 속에서 무한 존재의 마음이나 생각, 그리고 초월적 삶의 가치를 드러내 줄 수 있어야 한다. 종교의 생명은 단지 종교의 교리를 수호하고, 제도나 체제를 유지하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종교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삶의 내용을 서비스하는가 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경우에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불교인의 경우 부처님의 자녀로서, 이슬람의 경우 알라의 자녀로서의 행위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p. 148

왕수인에게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인(仁)이다. 그것은 만물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자각하는 감수성이다.136 나와 우주와의 만남은 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주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죽음은 곧 나의 상처와 아픔과 죽음이다. 그것을 통해 만남은 단순히 우연적인 만남이 아니라 필연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왕수인은 양지를 영명(靈明)이라고도 말한다. ---p. 227

인간은 자신의 세계를 좁은 시야로 바라보고 경험해서인지 그 세계가 전부 인양 착각하고 사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종교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종교를 바라보는 입장이나 관점들이 각기 다르다. 그것을‘종교관’이라고 하던가. 이 종교관은 사람의 생래적 상황이나 선험 또는 경험에 의해 전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한 토대에서 생긴 관점은 자신이 볼 때 다 옳은
듯이 보이지만 정작 똑같은 종교라 하더라도 그 속을 들여다보는 견해 차이가 여럿임을 알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신 체험의 다양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이 다양성을 더 요구할 것이다. 초국가적 정보가 순식간에 오고가는 세상에서 내 것만이 전부라는 발상 혹은 내 것만이 옳다라는 이미 세상에서 도태한 것이나 다름없다.
---p.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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