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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게 하고픈 말

교회에게 하고픈 말

: 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를 향한 심중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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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68g | 150*210*20mm
ISBN13 9788953136755
ISBN10 89531367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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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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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개혁의 신학적 유산을 물려받은 신학자로서, 저는 지난 25년간 한국의 복음주의 신학교에서는 신학을 가르쳤고, 지역 교회에서는 목회자와 설교자로서 봉직해 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8년, 공식적으로 신학 교육과 목회 현장에서 물러났습니다. 뒤돌아보니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동시에 제가 섬겨 왔던 한국 교회와 신학계에 대해 남다른 소회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를 글로 남기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월간 〈목회와 신학〉에 ‘류호준 교수의 심중소회(心中所懷)’라는 꼭지로 글을 썼습니다. 본서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거기에서 유래한 것들입니다. 이 글들은 모두 성경 사랑과 성경 해석의 중요성 그리고 목회자다운 목회자, 교회다운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들과 신학생들 그리고 교회 개혁을 열망하는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적 유익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 서문에서

- 한국 교회와 신학교 전반에 걸쳐, 특별히 지도급 인사들 사이에 ‘실천적 무신론자들’(practical atheists)이 득세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입으로는 하나님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설교하고,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그들에게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믿음’, ‘은혜’와 같은 용어들은 의미 없는 종교적 접속사일 뿐입니다. 누군가 교회의 비정상적 변질의 책임을 묻는다면, 교회를 이끌어 가는 목회자들과 그들을 길러 내는 신학교와 신학 교수들은 엄중한 책임 추궁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 오늘날 복음 전도 시에 흔히 듣는 속내 질문은 “예수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하실 수 있을까요”, “내가 예수를 믿으면 예수가 내게 무엇을 해 주신다는 것입니까”, “교회에 나오라 하셨으니 나가는 보겠는데, 교회는 나를 위해 무엇을 제공합니까”와 같은 식의 질문입니다. 얼마나 철저한 나 중심적 사고입니까? 뼛속까지 ‘나’입니다. 내가 기분 좋으면 좋은 것이고, 내가 기분 나쁘면 나쁜 것입니다. 내가 은혜 받았다고 느껴지면 은혜 받은 것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묻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제쳐두고 내가 하나님이 된 것입니다. 자기중심적 신앙의 문법에서 주어는 언제나 일인칭 대명사 ‘나’인 것입니다.

- 법정 판결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증언이고, 증언을 하는 사람은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서약을 하고 증언대에 오릅니다. 이때 거짓으로 증언하면 그건 무서운 범죄가 됩니다. 하물며 교회의 직분(목사와 장로, 권사와 집사로의 임직)을 받으면서 서약하는 엄숙한 자리에서 가볍게 “예!”라고 대답하거나 “예!”라고 대답할 것을 종용하는 것은 매우 위중한 범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 한국 교회가 약속이나 서약을 매우 가볍게 취급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읽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는 문서를, 심지어 그 문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문서에 대해 “성경에 교훈한 도리를 총괄한 것으로 알고 성실한 마음으로 받아 신종하기로 서약하겠다”는 대답을 요구한다면 뭔가 매우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 구약의 용례에 따르면 서약은 피와 맹세로 확증하는 예식이었습니다. 언약 체결이 바로 그런 예식이었습니다. 약속과 맹세와 서약은 죽음을 담보로 이루어지는 중대한 예식입니다. 성찬 예식이 이 사실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위 언약의 종교, 약속의 종교라 불리는 기독교와 그 구성원들은 ‘거짓말하기’를 버리고 ‘진실 말하기’에 올인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세상을 향해 ‘진실 말하기’의 전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세상은 진실을 말하는 교회를 신뢰하고 존경할 것입니다.

- 주일(일요일)은 거룩한 날입니다. 한 주간 동안 받은 하나님의 선물과 은총에 대해 감사하고 축하하며, 그분의 은혜를 통해 새로워지기 위해 특별히 따로 떼어 놓은 날이 일요일(주일)입니다. 반면 현대인들이 말하는 휴가란 성경에서 말하는 안식에 대한 대용품으로서, 땀 흘리는 고역으로부터 도피하는 날들입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 버리고 가능한 많은 여가를 즐기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어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일요일에 교회를 훌훌 털어 버리고 비우는 것이 곧 휴가입니다.

- 성경은 말세의 끔찍하고 사납고 어려운 시기를 통과할 때 우리를 안내하기 위해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책입니다. 성경은 우리를 위해 조언하고, 자문해 주고, 올바른 방향을 가리켜 주며, 우리의 길 위에 빛을 비춰 주고, 그리스도의 임재와 면전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 주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각종 분쟁과 다툼과 싸움으로 일그러지고 상처투성이가 된 한국 교회가 온전한 회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우리가 가는 신앙의 순례 길을 비춰 주는 영원한 등불이기 때문입니다.

- 한국 교회는 시작부터 성경을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신앙이 한국 교회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성경을 사랑하고 성경을 존중하는 태도였습니다. 잘 간직하고 전수해야 할 소중한 전통입니다. 교회(敎會)의 한자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교회는 곧 ‘가르치고 배우는 모임’이었습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배웠습니까? 바로 ‘성경’이었습니다.

- 성경에 대한 무지와 무시, 성경적 원리보단 전통적 습관과 관행을 우선하는 악습을 과감히 끊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금 한국 교회를 성경 위에 세워 봅시다. 성경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되어 봅시다.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절박한 외침은 예언자들의 부르짖음이었고, 종교 개혁자들의 절규였으며, 지금 우리 교회들이 스스로에게 다짐해야 할 고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교회들이 입으로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물신 숭배(物神崇拜)자들의 정신 질환을 앓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물신 숭배를 뜻하는 영어 단어 ‘페티시즘’(fetishism)은 물건이나 물질이나 돈에 집착하다가 눈이 멀게 되는 정신적 질병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모든 것, 심지어 사랑, 헌신, 긍휼, 믿음, 은혜, 구원 등과 같은 영적 가치들마저 돈으로 환산하려 드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없다 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신 숭배의 이종사촌 격인 배금주의(拜金主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배금주의는 문자 그대로 금을 숭배하고 숭상하는 행위입니다. 탐욕과 탐심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더 많이 움켜쥐려는 악한 본성, 거머쥐면 결코 놓치지 않으려 더더욱 강고하게 붙잡는 본성 말입니다.

- 목회자에게 맡겨진 임무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설교하는 일일 것입니다. ‘설교하다’라는 말이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서는 부질없는 잔소리를 가리키는 저급한 표현이 되었습니다만, 원래 설교는 그런 가벼운 언어 행위가 아닙니다. 생명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외치는 절박한 외침이 설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결코 가벼이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목회자의 ‘설교 행위’입니다.

- 저는 설교자들이 ‘언어’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특별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미지 언어 말입니다. 사실 절제된 상상력은 튼실한 신학과 함께 설교를 생동감 있게 하는 두 기둥입니다. 바싹 말라비틀어진 장작이나 뼈들은 생생한 기운이 없습니다. 상상력이 빠진 언어에는 언제나 무료함과 권태감이 깃듭니다. 당신은 진중하게 집행되는 예식들이나 상징, 순수 예술이나 필름, 우화나 비유, 신화나 소설 속에서 상상(imagination)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상은 물질적인 것을 비물질적, 영적 이미지(image)로 만드는 일입니다.

- 목사는 죽음과 삶, 이생과 사후, 시간과 영원, 비참과 구원, 심판과 회복 사이에 서서 그 다리를 이어 주고 건네주는 사람입니다. 달리 말해, 이쪽에 있으면서 저쪽을 가리키는 손가락 끝입니다. 인간의 진정한 본향을 사모하도록 자극하고, 삶의 충만한 의미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끼도록 도와주는 ‘보혜사’(파라클레토스)가 목사이며 설교자입니다.

- 목회자가 교인들을 진정으로 존중하지 않거나 그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귀한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그는 종교적 사업에 종사하는 직업인에 불과할 것입니다. 한 영혼, 한 영혼에 대한 영적 부담감, 다시 말해 하나님의 값진 구원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없는 사역자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 신학 교육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서구 신학교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문구가 눈에 띕니다. 바로 ‘목회 사역을 위한 형성’(Formation for Ministry)입니다. 신학 교육은 ‘정보’(information)가 아니라 ‘형성’(formation)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형성’은 어떤 형태로 만들어 가는 것, 특정한 모습으로 빚는 것을 말합니다.

-비판받는 일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자신의 권위가 도전받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런 두려움 뒤에는 상당부분 열등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권위주의는 열등감의 발로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비판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런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불평과 불만이 가득합니다. 건드리면 터질 것만 같은 세상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그런 분위기 안에 ‘은혜로 가득한 환대’를 불어넣는 사람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그 부르심에 순종하며 나아갈 때, 환대를 통해서 기쁨이 흘러넘칠 것입니다. 마치 철철 넘쳐흐르는 물 대접처럼 말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흘러내리는 눈물 속의 포옹, 숨 막히는 기쁨, 잃어버린 양을 찾아 어깨에 들쳐 메고 외치는 기쁨의 소리, 다른 사람을 섬기는 그리스도의 손들…. 우리가 은혜로 가득한 환대를 베풀 때, 우리는 환대받는 사람의 얼굴에서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입니다.

- 저는 한 가지를 확신합니다. 우리의 실수와 잘못과 죄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를 신실히 대우하실 것이라는 확신 말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동녘이 밝아 오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타나심도 일정할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여명(黎明)이십니다. 아침마다 그분의 성실한 빛을 새로이 확인합니다. 그러므로 헐떡거리며 달리는 우리 인생의 마지막 구간에서, 그분은 우리가 완주할 수 있도록 함께 달리며 도우시리라 확신합니다.

- 목회자들은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교인들이 이웃 교회를 위해 기도하도록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합니다. ‘나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습니다!’(Credo in Ecclesiam Catholicam)라고 진심 어린 신앙 고백을 한다면 말입니다. 그들은 결코 경쟁자가 아닙니다. 한정된 파이 조각을 먼저 가로채야 하는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이웃 교회를 넘어 지상의 모든 교회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하는 사명이 목회자인 우리에게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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