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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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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153*224*30mm
ISBN13 9788993094688
ISBN10 8993094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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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상훈
서울 출생. 필명 강수백. 번역가이자 SF 평론가이며 시공사 그리폰 북스와 열린책들 경계소설 시리즈,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폴라북스 미래의 문학 시리즈의 기획을 담당했다. 주요 번역 작품으로는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드림 마스터』, 로버트 홀드스톡의 『미사고의 숲』, 그렉 이건의 『쿼런틴』,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 새뮤얼 딜레이니의 『바벨-17』, 필립 커의 ‘베를린 누아르’ 3부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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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바벨-17 문제를 내 손으로 해결할 생각이에요.”
트므와르바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왜냐하면 이 언어를 누가, 어디서 말하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꼭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박사의 머리가 왼쪽으로 기울었다.
“왜냐고요? 흐음, 대부분의 교과서에는 언어란 사고를 표현하는 기제라고 나와 있으니까요, 모키. 하지만 언어는 사고 그 자체예요. 사고란 형태를 부여받은 정보이고. 그 형태는 바로 언어죠. 그리고 이 언어의 형태는…… 놀라워요.”
“뭐가 놀랍다는 건데?”
“모키, 사람은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세계를, 우주를 보는 방식을 배운다는 걸 알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 언어를 들여다보니…… 너무나 많은 게 보이는 거예요.” ---pp.44~45

“레슬링하는 걸 보고 조종사의 적성을 정말로 판단할 수 있는 겁니까?” 「세관원」이 리드라에게 물었다.
리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주선에서는 조종사의 신경계가 조종장치하고 직접 연결되니까요. 초정지 공간 이동을 할 때 조종사는 글자 그대로 정지공간 전이와 격투하게 돼요. 따라서 조종사가 인공적인 육체를 통제하는 능력은 당사자의 반사신경을 보면 판단할 수 있어요. 경험이 풍부한 「수송」 담당이라면 조종사가 초정지 공간류를 어떻게 다룰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답니다.”
“물론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는 걸 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직접 구경하는 건 말입니다. 상당히…… 흥분되더군요.”
“정말 그렇지 않아요?” 리드라가 말했다. ---p.68

“아마 이런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우주를 돌아다니는 도합 아홉 종의 생명 형태들은 우리 인류 못지않게 넓게 확산해 있고, 각각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우리 못지않게 복잡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지. 그중 일곱 종족은 우리가 수행 중인 것과 같은 전쟁에 참가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들과 마주치는 법은 거의 없어. 그치들이 우리한테 들이대거나 서로와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조우할 가능성 자체가 워낙 낮아서, 타리크처럼 경험이 풍부한 우주여행자조차도 우연히 마주친 외계인의 배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이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뭔데?”
“왜냐하면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필요한 호환적 요소가 믿기 힘들 정도로 적기 때문이야. 이를테면 시리비아인들은 멍에를 세 개 매단 수란 같은 모양의 우주선으로 별에서 별로 항해하고도 남을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집’이나 ‘고향’이나 ‘거주지’ 따위의 개념이 없어. ‘우리는 가족과 고향을 지켜야 한다.’ 외우주 의회에서 시리비아인과 우리들 사이의 우호조약 체결을 준비했을 때, 이 문장을 시리비아어로 말하는 데 사십오 분이나 걸렸던 걸 기억하고 있어.
---p.23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은하계를 양분한 ‘침략자’와의 치열한 전쟁이 몇십년이나 계속된 탓에 ‘동맹’의 경제와 사회는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있었다. ‘동맹’ 군부는 자국 영역에서 적의 대규모 파괴활동이 일어날 때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암호 바벨-17이 발신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은하계 전체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26세의 아름다운 시인 리드라 웡에게 이 암호의 해독을 의뢰한다. 천재적인 언어 감각의 소유자인 리드라는 바벨-17이 암호가 아니라 하나의 완전한 언어임을 간파하고, 선원을 모아 초광속 우주선 랭보호를 몰고 다음 공격 목표인 동맹군의 병기창으로 향한다. 그러나‘ 침략자’들이 이것을 간과할 리가 없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바벨-17』은 폭넓은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현란한 문체와 정교한 신화적 상징을 종횡무진으로 구사, 종래의 틀에 박힌 스페이스오페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걸작 언어학 SF이다. “밤하늘에 터진 마그네슘 조명탄처럼 독자의 뇌리를 직격한다”는 《트리뷴》 지의 유명한 서평이 말해주듯 지적인 고찰과 화려한 메타포와 자극적인 문화론이 혼연일체가 된 지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특히 1980년대 SF계를 강타한 사이버펑크 운동을 일찌감치 선점한 듯한 인체-기계 인터페이스 담론을 보면, 왜 당대의 동료 작가들이 하나같이 딜레이니를 가장 유망한 차세대 작가로 꼽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김상훈 (SF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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