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노력으로 효과적으로 살을 빼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몸속에 당이 적어야 한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에서 만들어지는 당을 에너지원으로 우선적으로 사용한 다음, 지방을 이용해서 부족한 에너지를 채운다. 에너지원으로 다 못 쓰고 남은 당은 지방으로 전환되니 몸속에 당이 많으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 혈당이 높은 당뇨 환자가 살을 빼기 어려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둘째, ‘인슐린 민감성’이 높아야 한다. 인슐린은 몸속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여기에 반응해 혈액 속의 적정 혈당량(포도당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반응하는 정도를 ‘인슐린 민감성’이라 한다. 인슐린 민감성이 높으면 혈당 조절이 잘되므로 먹은 만큼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면 자연스레 몸은 슬림해진다. 이처럼 인슐린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다이어트 효율이 높다.
--- p.18
당독소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는 것처럼 당(탄수화물) 섭취가 많을 때 우리 몸에 쌓이는 독소다. 이름 그대로 독한 물질이다. 학술적인 이름으로는 ‘최종당화산물(AGEs)’이라고 한다. 당화된 단백질 또는 당화된 지질을 뜻하는 말인데,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의 줄인 말이다. 당독소는 당과 아미노산(단백질)이 결합한 것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최종당화산물의 유해성을 감안해서 ‘당독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독소의 유해성이 처음 밝혀진 것은 1990년대로, 최근에는 대사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슈화되고 있다. 당독소는 처음부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우리 몸에 쌓이면 어느 순간부터 문제를 일으킨다.
--- pp.19~20
뇌는 포도당이 아니면 에너지원으로 쓰지 않는다. 그런데 음식이 공급되지 않아 포도당이 없다면 케톤이 쓰일 수 있다. 케톤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경우는 기아 상태일 때 뇌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것이다. 근육을 움직이는 등 일상생활을 할 때 쓰이는 에너지원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상태까지 갈 만한 상황이 현대인에게는 좀처럼 없다는 것이다.
--- p.41
케톤체는 생각만큼 우리 몸에서 그렇게 쉽게 에너지원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케톤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때는 아주 극심하게 낮은 혈당 상태일 때 지방도 극히 적어서 포도당을 합성할 수 없을 때다. 저혈당 쇼크 위험을 감지했는데 포도당으로 바꿀 지방이 적다면 그때는 케톤 같은 노폐물이 대체에너지로 사용될 수도 있다. 저탄고지 식이를 할 때는 계속 지방을 먹기 때문에 케톤체도 더욱 많아진다. 케톤이 쓰이려면 저탄수화물 상태에서 지방 또한 먹지 않아야 한다.
--- p.42
피부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보면 외부적으로는 자외선이 있고, 내부적으로는 당독소가 있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각질세포와 섬유아세포에서 활성산소가 증가해 광노화(미세주름, 과색소 침착)를 촉진시킨다. 또 자외선을 쬐는 것만으로도 당독소가 활성화되는데, 피부를 더 빨리 늙도록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피부 노화를 늦추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는 당 피하기, 즉 당독소를 피하는 것이 있다. 노화된 피부의 특성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지고, 피부 혈관이 망가져서 손상된 상처의 치유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부에 구조적, 형태적, 기능적 변형이 일어나 쉬운 말로 피부가 늘어진다.
얼굴 피부가 늘어지는 것은 생리적인 노화 현상이지만, 단백질의 당화(glycation) 현상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다행히 식이습관을 바꾸면 피부 콜라겐의 당화를 낮출 수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피부 탄력과 컬러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식이를 조절했더니 당독소로 인한 늘어짐을 늦추는 데 전략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임상 보고도 있다. 당독소는 위장관에서 10~30% 몸속으로 흡수가 되는데, 이것만 잘 조절해도 4개월 동안 당화된 콜라겐을 25% 감소시킬 수 있다.
--- pp.57~58
얼마 전에 환자는 심부전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해서 주치의로부터 “살 빼라”는 권유를 들었다. 다이어트가 시급한 92kg의 거구였던 그는 아직 나이가 30대 중반이었기 때문에 살을 뺄 수 있다는 희망을 온전히 품고 있는 상태였다. --- p.69~70
그는 당독소 해독 5일 다이어트를 실천했다. 저탄수화물 식이를 하면서 하루에 800kcal까지만 제한해서 먹는 단식모방 식이요법이었다. 두 달 간격으로 3차례 했는데, 이와 함께 당독소 분해를 돕는 유산균과 아미노산제제를 먹게 해서 효과를 조금 더 올리기로 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6개월 만에 체중은 18kg이 빠져서 74kg이 되었고, 내장지방 단면적은 170㎠에서 74.5㎠로 줄어 그야말로 반쪽이 되었다. 인슐린 수치도 많이 떨어졌고, 걱정했던 혈압은 약을 먹지 않고도 수축기 혈압 135mmHg, 이완기 혈압 83mmHg을 유지했다.
--- p.72
그러나 살도 빼고 소화불량, 피부 트러블 등의 불편한 증상도 없애고 싶다면, 딱 5일만 당독소 해독 프로그램을 실행해볼 것을 권한다. 죽어라 운동하고 쫄쫄 굶는데도 살이 안 빠지는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한다. 당독소 자가 진단표를 체크해봤는데 7점 이상이 나와 당독소 해독이 필요하다고 진단받은 사람이라도 병원에 가지 않고 해독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중략)
5일 단식 효과에 대한 강의를 열심히 하고 다니던 중에 방송에서 유사한 내용의 소개가 나와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단식모방 다이어트는 2015년 발터 롱고 박사가 《셀 메타볼리즘》에 사례를 보고하면서 이후로 이슈가 되어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당독소 해독 5일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구성이 단식모방과는 조금 달라서 ‘한국형 단식모방 다이어트’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