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사람에게 가장 외롭고 무력한 장소는 ‘빈 문서’ 앞일 것이다. 그럴 때 난 글쓰기 책을 뒤적인다. 비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비법이 소용없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원래 글이란 거친 초고를 고치고 고치며 나아지는 것이지 단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꾀부리던 마음을 다잡고 첫 문장을 쓰게 된다. 연륜 있는 논픽션 작가가 쓴 책의 제목이 『네 번째 원고』인 이유다. 이 책은 “없는 걸 지어내는 게 아니라 가진 걸 최대한 활용”하는 창의적 논픽션의 꼼꼼한 안내서다. 어떻게 모으고 무엇을 버리고 어디서 끝낼까? 초고의 불행에 주저앉지 않고 ‘네 번째 원고’를 고집스럽게 써내며, 우리는 작가가 되고 마침내 이야기의 핵에 가닿는다.
- 은유 (작가)
기술이나 기교를 홀랑 훔쳐다 내 글에 주렁주렁 장식하고 싶은 욕심으로 이 책을 펼친다면 당신은 얼마 안 가 엄마야, 하고 주저앉아버릴 것이다. 글쓰기의 지름길을 요약하여 홍보하는 전단지가 아니라 글쓰기의 에움길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설계도 같은 책인 까닭이다. 구조와 정신이라는 글쓰기의 가장 깊숙한 뇌관을 건드리고 있으니 가벼울 리 만무하고 조심스러울 리 당연한데, 그럼에도 어느 순간 밑줄을 그어가며 흥미진진 그의 말들을 새기게 되는 것은 그가 ‘쓰는 사람’ 이전에 ‘사는 사람’으로도 본을 삼을 만한 참다운 태도를 자주 내보여서다. “무엇을 하든 간에 기억에 의존하지 마라.” 비단 쓰기를 욕심내는 자만이 뜨끔할 말이겠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쓺과 만듦의 근육이 조여졌다 풀어지기를 쉴 새 없이 반복하였는데 이는 작가로서의 고집과 함께 편집자와의 연대 또한 중히 여기는 그만의 유연성이 책의 폐활량을 참도 건강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였다. 누구나 쓸 수는 있겠으나 모두가 ‘잘’ 쓸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이 책은 그 ‘잘’의 갈림길에 선 모든 ‘쓺’의 주인공들에게 충분한 효력을 발휘하고 분명 남으리니!
- 김민정 (시인·편집자)
우리 시대의 가장 존경받는 논픽션 내러티브 저널리스트인 존 맥피를 추종하는 이들에게 『네 번째 원고』의 정연한 산문은 호사스런 진수성찬일 것이다. (…) 모든 작가가 기억해야 할 말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이 책의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해가며 읽었다.
- 코비 커머 (뉴욕타임스 북리뷰)
나는 프린스턴에 다닐 때 맥피가 강의하는 12주짜리 글쓰기 강의를 들었다. (…) 그에게 배운 학생의 절반 이상이 다양한 잡지사와 신문사에 들어가 일하고 또 책을 썼다. 셀 수 없이 많은 논픽션 작가에게 그의 존재란 특정 시대의 시인과 시인 지망생 들에게 로버트 로월이 점했던 위상과도 같았다. 그는 모델이었다.
- 데이비드 렘닉 ([뉴요커] 편집장)
이 에세이들을 책 한 권으로 이어서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작법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자가 프린스턴대에서 지난 수십 년간 그토록 성공적으로 강의해온 비결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거의 모든 문장이 번득이며, 재담이 도처에 깔려 있다. (…) 거장이 자신의 작업을 말하는 최고의 책이다.
- [커커스리뷰]
맥피의 문장은 끈기와 집중의 산물이다. 그는 송골매의 시야각·배율·시력을 갖춘 눈과 녹음기의 성능을 갖춘 귀를 지닌 듯하다. 거의 모든 것을 감지한다.
- 로버트 맥펄레인 ([가디언])
작가 지망생이건 이미 성공한 작가이건 모든 작가가 읽고 공부하고 논할 만한 책이다. 이제 86세인 맥피는 온갖 분야에 걸친 수많은 과학자, 괴짜, 전문가의 이력을 반세기 이상 글로 적어왔다. 그들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특출한 이들이었다. 또 그들을 알아보고 기록으로 남긴 맥피 또한 특출했다.
- 마이클 더다 ([워싱턴포스트])
맥피는 창의적 논픽션이라는 장르의 기준을 세웠다. (…) 작가의 여정에 도사린 우여곡절, 스릴과 함정, 기쁨과 슬픔을 누비기 위한 잘 짜인 로드맵이다.
- 도나 마리 스미스 ([라이브러리저널])
글 쓰는 삶의 우울한 뒷면에 대한 눈부신 헌사. (…) 이 책은 개인적인 책이다. 그리고 맥피는 개인적인 글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는 직접 손을 써서 일하며 그 일에 가만한 자부심을 지닌, 체계적이고도 고독한 사람들에 대한 경건한 글을 쓰는 데 대부분의 세월을 바쳐왔다.
- 파룰 세갈 ([뉴욕타임스])
『네 번째 원고』는 맥피가 30대에 쓴 책들 못지않게 간결하고 박력 있다. 이 책은 외견상 평생 동안 글을 쓰면서 축적한 지혜를 나누어주는 데 집중하는 듯 보이다가도 그 지혜가 오랜 글쓰기 도제 수업에 대한 회고담과 매우 기분 좋게 섞여들어 종종 둘의 구분이 희미해지곤 한다. 독자는 끝없이 매혹될 것이며, 아주 많은 걸 배우게 될 것이다.
- 스티브 도너휴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네 번째 원고』의 묘미는 거장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자신의 작업 습관을 낱낱이 해체·분석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데 있다. 그 결과는 글쓰기에 바친―진실을 파헤치는, 다채로운, 비범한―삶에 대한 찬미다.
- 조앤 실버먼 ([포틀랜드프레스헤럴드])
일에 대한 이야기, 고생담, 짤막한 자전적 일화들, 귀중한 통찰과 교훈의 결합은, 맥피의 강의실에 앉아 있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를 넌지시 알려준다. (…) 글쓰기에 대한 맥피의 말은 항상 듣는 이를 끌어들이며 기운을 불어넣는다. 이 책은 글쓰기 필독서들을 엄선해서 고른 단출한 서가에 꽂히게 될 것이다.
- 벤 야고다 ([월스트리트저널])
일반적으로 ‘하는 법’을 알려주는 글쓰기 매뉴얼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나는 이렇게 했다’라고 귀띔해주는 책. 그 글의 맛은 (인스턴트 조미료가 아닌 농후한 육수의) 풍부한 깊이를 드러낸다.
- [퍼블리셔스위클리]
맥피는 우리에게 언어를 경배하고, 단어 하나하나에 마음을 쓰며, 부정확한 동의어를 쓰지 말라고 가르쳐주었다. (…) 어딘가에는 이걸 쉬운 일처럼 해내는 작가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맥피가 세운 모범이 아니다. 그는 ‘작가란 글쓰기를 남들보다 더 어렵게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학파에 속한다. 글 한 편을 끝내기 위해 자기 몸을 의자에 묶어야 한다는 게 어떤 이들에게는 농담이지만, 맥피는 정말로 (목욕 가운 끈으로) 그렇게 한 적이 있다. (…) 여러 해가 흐른 뒤까지도 이렇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수업을 들어본 사람이 우리 중에 과연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 조엘 아컨바크 ([주간 프린스턴 동창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