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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 뜻밖 | 2020년 05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65건 | 판매지수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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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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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92g | 128*188*20mm
ISBN13 9791190473217
ISBN10 119047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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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텀블러를 들고 정수기로 가면, 몇몇 상사들은 물었다.
“오, 허 주임. 요즘 환경 생각하나 봐?”
사실 내 몸을 생각해 시작하긴 했지만, 이런 시선을 받을 때면 조금 뿌듯했다.

“아… 뭐 텀블러 쓰면 좋으니까…….”
말끝을 흐리긴 했지만, 부정하지는 않았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 제법 기분이 괜찮았다. 생각해보면 당시 제로웨이스트는 몰랐지만, 입에 닿는 플라스틱을 줄여나간 게 작은 시작이었다. 한번 아파 보니, 알게 되더라. 뭐든 자연스러운 것에서 건강함이 온다는 걸.
--- p.35

나뿐 아닌 모두, 그리고 현재만이 아닌 미래를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선택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세계에는 따뜻한 선의가 가득해 보였다. 나도 그들처럼 내 건강을 위한 일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보고 싶어졌다.
--- p.42

텀블러를 못 챙긴 날, 너무 목이 마르면 생수를 사기도 하고, 정신없을 땐 나도 모르게 물티슈에 손이 가기도 한다. 이제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쉽지만,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중요한 건 이제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쓰레기를 만든다는 거 아닐까? 좋은 일도 즐겁게 해야 오래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 p.66~67

신기하게 샴푸바를 쓰고 몸의 변화는 바로 나타났다. 평생을 안고 살았던 트러블이 일주일 만에 거의 사라진 것이다. 기쁘기도 했지만, 그 독한 걸 20년 넘게 사용했다니 내 몸에 쌓인 독소가 걱정됐다. 성분도 좋고 플라스틱 쓰레기도 없는 샴푸바의 매력에 나는 점점 빠져들었다.
--- p.127

대부분의 유연제에는 향기 캡슐이란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가는데, 이 캡슐은 건조 후에도 향이 남도록 플라스틱으로 향을 감싼다. 문제는 이런 미세 플라스틱이 천, 강, 바다로 들어가 생태계를 교란하고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데 있다. 물론 우리 몸에도 들어갈 수 있다.
--- p.183

에코백을 메고 손에는 텀블러를 들고 시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일찍 장을 보고 채소로 가득 찬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미리 반찬통을 챙겨와 유기농 피클, 반찬을 담아가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 달에 한 번, 나는 이 시장에 확인하러 오는 것 같다. 나 혼자 애쓰는 게 아니라고. 다른 누군가도 이 불편함을 공감하고 있다고.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상관없다. 결이 비슷한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든든하니까.
--- p.210

2019년 4월, 뉴욕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통유리 고층 건물을 세우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었다. 나아가 뉴욕 시장은 기존 유리 건물도 이른 시일 내에 리모델링을 하도록 만들 것이라 밝혔다. 이건 시장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걸까? 물론 아니다. 그 뒤에는 이런 법을 만들 수 있는 의원을 뽑고, 끊임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해온 뉴욕 시민들이 있었다. 지금 이 위기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이뤄낼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마음을 움직이는 ‘감수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 p.216

여전히 지구에 빚을 지고 살아가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보려는 작은 노력. 이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나라도 했다는 생각이 들면, 그날 하루는 기분 좋게 잠이 든다. 반찬통을 들고 가 장을 보고, 텀블러에 커피를 받는 작은 일들. 작지만 분명 선의에서 비롯된 일이다. 착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한 날은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다. 물론 지금도 내가 우선인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덕분에 종종 나 아닌 모두를 생각해본다.
--- p.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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