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교육을 하면서 그들이 느끼는 고충을 들어보면 아직도 많은 회사에서 20세기형 회사 예절을 중시한다. 큰 규모의 회사이거나 공기업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 그중에는 시대착오적인 항목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최소한의 예의범절도 있다. 그곳의 직원들 중에는 20세기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21세기에 태어나 자란 지극히 현대적인 신입사원도 있다. 그러니 회사 전체로 보자면 우리는 20.5세기를 살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급 직원과 이제 갓 회사에 입사한 직원 간에 오해가 생긴다. 심지어는 서로를 원망하고 흉보기도 한다. 불통은 곧 업무 지연이나 창의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회사 전체의 생산성 측면에서도 어마어마한 손해이다. 또한 보기 싫어도 매일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사이끼리 갈등에 속이 썩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오죽하면 출근길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된 느낌이라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 p.11~12, 「서문 성공적인 20.5세기 회사 생활을 위하여」 중에서
회사 일은 학창시절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내가 먼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어필하지 않으면 나의 노력과 성과가 축소 평가될 수 있다. 똑같은 성과를 두고 어떤 사람은 일을 하는 과정과 더불어 결과에 이르게 된 상황을 세세히 보고하는데, 어떤 사람은 그저 어떤 일을 했다 정도로만 전달 하면 결과적으로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는 자기 어필을 좀 더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 일을 더 열심히 했다는 인상을 품게 된다.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한 것처럼 꾸미거나 다른 사람의 공으로 돌아가야 할 일을 가로채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티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인정받는 사원이 되려면 매 순간 나의 노력과 수고를 증명하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영향력을 드러내 보일 수 있어야 한다.
--- p.21, 「제1장 마음은 반드시 몸에 드러난다」 중에서
우리는 스튜어디스, 간호사, 안내원 등 일상적으로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만 표정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짧은 인사를 주고받을 때, 점심 식사를 할 때, 퇴근 인사를 주고받을 때 등 다양한 순간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얼굴을 맞대며 소통을 하고 있다. 때로는 진심을 다해서 상대를 대했다고 생각하지만 그에 맞는 표정이나 말투가 따라주지 않아서 오해를 사기도 한다. 우리는 연예인이 아니기에 누군가 모니터링을 해줄 수도 없다. 그러니 한 번쯤 거울 앞에 서서 회사에서 주로 주고받는 말들을 해보자. ‘내 표정이 이렇게 어색했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헤어스타일이나 제스처에 신경을 쓰는 것만큼, 얼굴 근육에도 홈트가 필요하다.
--- p.36, 「제2장 나의 시그니처, 나만의 분위기 만들기」 중에서
대기업 직원과 공무원들의 복장 규율은 엄격하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최근 출근 복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자유복이 허용되는 추세이다. 현대차는 ‘완전 자율복장제도’를 추진하고 대명그룹은 ‘대명 용모 복장 3.0’이라고 해서 근무 복장과 용모에 자율성을 부여했다. 심지어 염색, 문신·헤나·액세서리 등을 허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CJ도 자율복장제도를 진행하고 있고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이를 채택해 운영할 정도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자율복장제도를 점차 추진하고 있다. 공무원 또한 이 변화의 물결에 동참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캐주얼 복장을 원칙으로 하고 여름철은 ‘반바지와 샌들 기간’으로 정했다. 창원시는 매주 수요일을 프리패션데이로 정해 노타이의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을 허용하고 있다. 혹서기인 7~8월에는 반바지도 허용하여 입을 수 있도록 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모두 직접 고객 · 민원 서비스를 담당하거나 안전 복장이 필수인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큰 변화인 것은 분명하다. 이는 기업의 40대 총수 시대가 불러온 바람이며 공무원의 경우에도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복장뿐만 아니라 호칭과 조직 문화 또한 변화되고 있다. 이제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 문화가 필수이고 직원들의 ‘워라밸’이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 p.46~47, 「제2장 나의 시그니처, 나만의 분위기 만들기」 중에서
퇴근 후의 삶,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의 니즈를 반영해 회식 문화도 바뀌고 있다. ‘회식(會食)’이라는 단어 자체에 초점을 두어 모여서 함께 음식을 먹는 것에 집중하는 추세다. 술을 즐기지 않는 직원들을 위해 회식을 퇴근 후가 아니라 점심에 하는 경우도 있고 저녁 식사를 간단히 하고 연극, 뮤지컬, 영화 감상 등의 문화생활로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음주를 곁들인 회식을 한다면 예전처럼 2차, 3차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게 아니라 보통 1차에서 마무리하고 늦어도 10시나 11시에는 귀가할 수 있도록 회식 가이드라인을 선정해 관리하기도 한다. 금융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싹 바뀐 회식 문화 2020: 2차 없이 20시!’, ‘‘1899’는 OO은행의 창립연도이자 ‘회식은 1차만, 8∼9시에 끝내는 것이 9OOD(굿)입니다’, ‘한 장소에서 1차만 오후 9시까지 하자’는 119 제도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달라진 회식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 p.173, 「제6장 잘나가는 사원과 회사를 잘 나가는 사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