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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들

장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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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70g | 135*200*22mm
ISBN13 9788993166095
ISBN10 899316609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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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때문에 밤에는 특히 통증이 심해서 화장실에 가는 데도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방문요양보호사나 가정부가 집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해 낮에는 혼자 난간을 잡고 다녔다. 사실은 혼자서 일어설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딸의 얼굴만 보면 부축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응석이라기보다 부모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여 만사 편하게 지내려는 것처럼 보인다.
--- p.13

하지만 친구 같은 어머니에게 진짜 친구는 없었다. 늙고 병든 어머니는 나오미의 딸이 되었고, 모녀 관계가 역전된 상태에서 더더욱 친구 같은 관계를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랐다.
--- p.19

이른 결혼을 결정했을 때, 마유코 자신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여자의 자립’이라는 말이 인기를 구가하던 시대에 자신이 살 길은 어디에 있는지를. 그리고 그 뒤의 일본 사회가 ‘여자의 자립’을 한때의 유행거리로 소비하고, 마침내 버리리라는 것도.
--- p.41

순간적으로 이대로 차를 돌려 고속도로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을까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러면 두 사람 모두 통증과는 이별이다. 저세상에서라면 영원히 사이좋은 모녀 노릇을 해줄 수 있었다.
--- p.54

격렬한 후회가 밀려왔다. 자신이 남자에 얼이 빠지지 않았으면, 자신이 눈을 떼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가 여성으로서의 욕망을 버리고 철저히 어머니가 되었듯이, 자신도 남자 따위를 돌아보지 않고 철저히 어머니의 딸로서만 살았다면 어머니의 환영은 보다 온화하고 행복한 것이었으리라.
--- p.92

적인가 아군인가, 어머니가 옛날부터 주위 사람들을 그렇게 둘로 나누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게이코는 떠올렸다. 시부모와 시누이는 당연히 적, 그들을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아버지도 적, 그들의 말을 듣고 그들과 잘 지내는 병원 직원도 물론 적. 아군은 자식 두 명과 친정 동생이지만, 올케는 적. 그러나 어머니를 괴롭히는 시부모와 병원 직원에게 귀여움을 받으며 거리낌 없이 그들과 가깝게 지내는 게이코의 동생 야스미만은 그 이분법적 구별에서 예외로, 어머니는 야스미를 몹시 아끼고 끔찍하게 사랑했다.
--- p.153

문득 천장을 바라보고 친어머니만 아니였으면 좋았을걸 생각했다. 만약 자신이 시집 가서 같이 사는 시어머니를 간병하고 있는 것이라면…….
--- p.157

시부모를 떠나보내고 가사의 짐은 내려놓았지만 자식들도 성장해 빈 둥지만 남았다. 남편이 일하는 의원에도 자기 자리는 없었다. 오늘부터 자유다. 내 인생은 내 것이 되었다.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일을 드디어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바꾸어 갈 수 있는 정신의 유연한 태도와 요령을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 p.201

“네가 시집가면 난 어쩌냐”고 말한 입으로 “이제 와서 다시 대학에 가면 시집은 못 간다”며 입학을 허락하지 않는 아버지를 굳이 설득하지 않았다. 귀찮은 일이 싫어 동생을 본가에 묶어두려는 오빠도 무시하고, 요리코는 저축한 돈을 털어 모든 비용 지불과 수속을 끝내고 도쿄를 훌쩍 떠났다.
--- p.248

가족이 화목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어머니의 노력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상황에서도 싫은 표정 한 번 짓지 않고 가족에게 헌신하던 어머니였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다음에도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을 때는 부엌에 서고, 목욕하는 아버지를 위해 속옷을 준비하던 어머니였다. 아버지가 이끄는 것처럼 보여도 가정은 사실 어머니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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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돌봄 ‘위기’의 절벽은 점점 더 아슬아슬하게 가팔라지고 있다. 가족과 사회, 국가의 용인과 무관심 속에서 비혼 딸들이 이 위기의 절벽으로 내몰린다. 『장녀들』은 강제된 독박 돌봄의 ‘운명’ 속에서 ‘죽거나 도망치거나’ 양자택일에 갈가리 찢기는 이들의 현실을 직면하고, 토론과 논쟁을 촉구한다.
-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
장녀. 살림의 밑천이며, 결혼하면 시부모를, 결혼하지 않으면 부모를 돌보는 자원. 이 자원‘들’은 인간이며, 구체적인 감정과 욕망이 있다. 그래서 비혼 중년 여성 나오미, 요리코, 게이코의 이야기는 개인적이며, 가장 정치적이다.
- 홍혜은 (비혼지향생활공동체 ‘공덕동하우스’ 대표)
사회에서 자립하고 자유롭게 일하던 여성들은 부모를 간병해야 하는 나이가 되자 예전의 가족관으로 끌려 들어간다.(…)모두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지옥’은 결코 특별한 사례가 아니며 내일이면 자신에게 닥칠 법하다. 그래서 무섭고, 읽으면서 속이 싸늘해진다.
- [아사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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