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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 어떤 감정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연습

리뷰 총점9.0 리뷰 27건 | 판매지수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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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44g | 147*210*30mm
ISBN13 9788927811398
ISBN10 892781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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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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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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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어떤 날은 그럭저럭 기분이 괜찮다. 침대에서 나와 느긋하게 커피를 내려 의자에 앉아 마시고 있노라면 꿈결 같은 안개가 걷히고 익숙한 모습의 현실이 드러난다. 창문의 블라인드를 걷어 올리고는 먼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 소리를 듣는다. 기분이 괜찮다. 그래, 오늘은 괜찮다. 두 눈을 비비고 잠시 앉았다가 일과를 시작한다. 그런데 어떤 날은 일어날 때부터 뭔가 다르다. 우울이 시작되는 단서가 하나둘 나타난다. 몇 가지 익숙한 징표가 있는데 이를테면 간단한 것조차 결정하기가 정말 힘들거나, 목소리가 잠기거나, 뭔가 잘못 듣거나 말할까 봐 두려워진다. 심지어 어떤 날은 잠에서 깨면 세상이 온통 잿빛이고 공허하며 아무 색깔도, 희망도, 이유도 없는 듯 보인다. 인생을 망쳤거나, 아니면 인생이 스스로 엉망이 된 것만 같다.
--- p.16, 「그냥 좀 우울한 사람」 중에서

직접적이고 솔직한 언어는 살균 작용을 한다. 그래서 가식과 자기기만이라는 더러운 먼지는 물론, 농담과 희롱과 추정이라는 찌든 때도 제거해 그 사람을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 그 뒤로 최대한 솔직해지려고 노력했다. 남들에게도 나에게도. 나 자신을 속이는 신호들에 촉각을 세웠다. 그리고 혹시 내가 중요한 말은 하지 않고 하찮거나 부당한 말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관계를 좀먹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 위험도 감지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하니 우선 삶이 훨씬 더 단순해졌다. 게다가 내 목숨도 구했다. 결정적 순간에는 도움을 청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 말이다.
--- p.72, 「부정적인 감정이 들수록 솔직해져야 한다」 중에서

그럼 왜 술을 마실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왜 내가 술을 마실까? 고심해서 내린 결론은, 내가 늘 마음 깊이 느꼈던 근원적인 고독과 무의미함을 술이 어느 정도 해소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신질환이라고 표현해본 적은 없지만 오히려 실존적 사실로 받아들였던, 내 삶에 대한 반응이었지 싶다. 우리는 모두 혼자이고, 나는 그 사실을 고통스럽게 의식했었다. 술은 나와 타인을, 그리고 나와 나 자신을 갈라놓은 막을 뚫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그 틈을 메우고 친구가 되어주었다. 바로 그런 까닭에 술이 배신했을 때 난 상처를 받았다.
--- p.198, 「삶이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회복 모임」 중에서

걷기는 움직이는 만큼 기분이 좋아지는 활동이다. 굳이 마음챙김을 하지 않아도 마음챙김이 되는 방법이다. 게다가 도보 여행을 하는 동안 내 고통이 어느 정도 소화되는 걸 느꼈다. 신들이 굽어보는 하늘 아래에서 외로움이 어떻게 고독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 완전히 혼자일 때는 잃어버릴 것도 없고 부족할 것도 없다. 그런 깨달음이 있고 나서 어느 날 늦은 오후, 강기슭에서 빈둥거리다가 물총새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고는 우리에게 인내심이 있는 한 자연은 최고의 영화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p.249, 「다시, 자연의 품으로」 중에서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당장 목적을 찾겠다는 생각은 건너뛰는 게 좋다. 우선 바닥을 친 순간은, 아주 해로운 습관이든 인간관계든 일이든 뭐든, 나를 끌어내리는 무언가를 계속해선 안 된다는 확실한 신호다. 그러니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느라 동분서주하지 말고, 회복을 새롭고 흥미진진한 목적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러면 회복은 분명 지금까지 해본 것 가운데 가장 창조적이고 만족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런다고 누가 돈을 주지는 않지만, 아니 어쩌면 돈이 안 된다는 그 이유 때문에 그렇다. 삶의 목적은, 그것이 필요하다고 가정했을 때, 때가 되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 p.277, 「'부담스러운, 목적’은 과감히 버리기」 중에서

몇 년 전에 우연히 발견한 선불교의 경구다. 전문은 이렇다. '깨닫기 전에는 나무를 하고 물을 길어 와라. 깨달은 후에도 나무를 하고 물을 길어 와라.’ 내 인생에서 지난 몇 년 동안을 그리는 곡선, 바닥을 친 뒤 회복으로 가는 여정에서 갑작스러운 돌파와 의기소침해지는 후퇴가 일어나는 굽이진 길을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경구의 의미는 대체 뭘까? 단순하게 보면, 인생의 큰 변화가 일어난 후에도 평정을 잃지 않도록 평범한 허드렛일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땔감을 쌓고, 그릇을 씻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하는 것이다. 그 일은 절대 끝나지 않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계속해나가야 한다. 삶은 계속된다. 그러니 매일 아침 일어나서 목적을 가지고 삶에 다가가야 한다.
--- p.318, 「나아가진 못해도 살아갈 이유는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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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우울증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 중에 이토록 진솔하고 공감이 가는 고백이 있었던가. 오늘도 그저 버티듯 살아가는 당신의,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 [에스콰이어] 매거진
저자가 소개하는 회복의 방안들은 매우 실용적이고 구체적이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 정우열 (한국어판 감수자, 정신과 전문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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