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보물섬. 오키나와뿐만 아니라 고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억압받는 사람들, 힘겨운 현실을 헤치며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이제 제대로 살아볼 때가 왔다”고 성원을 보내는 이야기.
- 미야베 미유키 (나오키상 심사평)
나는 활기차고 거친 청춘소설로 읽었다. 주요 등장인물 외에도 잠깐씩 등장하는 인물들도 매력적이었고, 오키나와의 고난을 날려버리는 유머도 있었다. 고급 엔터테인먼트 작품이라고 본다.
- 히가시노 게이고 (나오키상 심사평)
빛을 그린 작품. 이렇게 장편인데도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작가의 만만치 않은 재능을 말해준다. 이 작품의 무엇보다 훌륭한 미덕은, 인간은 어떤 때에도 희망, 즉 빛을 구한다는 것을 그려낼 수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 이주인 시즈카 (나오키상 심사평)
박력 넘치고 흥미진진하기가 이를 데 없다. 주인공 소년 소녀들이 하나같이 매력 있고, 장단을 맞추듯 농담을 던지듯 끼어드는 이야기꾼 덕분에 문체는 더욱 약동감이 넘쳐 단숨에 독파하게 된다. 도쿄 토박이 작가가 오키나와의 영혼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료 수집과 취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수고를 의식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다.
- 하야시 마리코 (나오키상 심사평)
매우 치밀한 작품이다. 경쾌한 말투,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강도, 그리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의 시선의 위치가 참으로 절묘하다는 것 등을 보더라도 작가가 대단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워와 경쾌함을 감당하는 내면이, 실은 오키나와의 풍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작가는 몸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걸작.
- 기리노 나쓰오 (나오키상 심사평)
수상작으로서 이론이 없다. 오키나와에서 뛰어난 작가나 표현자가 나타나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이 있기 때문이고, 한편 그 아름다움에 어울리지 않는 고뇌를 역사로부터 부여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타지 출신의 작가가 오키나와의 자연을 사랑하고 고뇌의 핵심을 가슴에 품었다. 그리하여 독자는 이 소설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고뇌를 알게 된다.
- 아사다 지로 (나오키상 심사평)
취재가 놀랄 만큼 충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복귀 이전의 오키나와 거리나 기지 풍경이 줄거리와 별개로 눈앞에 선해서 인상 깊었다. 나는 이 작품을 청춘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일본이 아니었던 일본이 품을 수밖에 없었던 정념은 얽히고설킨 복잡한 것이고, 과잉일 정도로 인간적이어서 애처롭다. 그 애처로움이 남국의 꽃처럼 선명했다.
- 기타카타 겐조 (나오키상 심사평)
신도 준조는 2008년과 2009년에 문학 부문에서 무려 4개의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문단에 데뷔한 괴물 같은 작가다. 그의 창작 세계는 호러소설로부터 본격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번에 출간되는 『보물섬』은 무려 7년여 이상의 기간 동안의 집필과 절필을 거듭하면서 쓰여진 작품으로, 제160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전후 오키나와의 폐허와 같은 현실 속에서 소설의 등장인물인 네 명의 젊은이들은 미국의 점령통치로부터 일본으로의 재귀속에 이르는 1972년까지, 제각각의 다채로운 청춘의 편력을 보여준다. 그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성숙한 자유인이 되기 위한 도저한 난투극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 의한 오키나와의 이중의 식민지적 현실에서 보면, 탈식민과 주체화를 향한 오키나와인들의 저항과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텔링과 느와르적인 장르 문법을 차용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단순한 대중소설로 머물지 않고 1945년 이후의 오키나와의 현실과 역사를, 오키나와인의 관점에서 매우 다이나믹하게, 그러면서도 중층적으로 기억하고 성찰하게 만들고 있다.
작가 자신이 야마톤추(일본인)이면서도 우치난추(오키나와인)의 관점에서, 미국과 일본 모두에 강렬한 투혼으로 맞서는 성난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어색하거나 과장되지 않은 성숙한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놀라게 되는 부분이다.
스피디한 대중소설의 외피 속에 오키나와 현대사가 생생하게 꿈틀거리는 행동주의적 작렬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 이명원 (문학평론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신비롭고 아름다운 섬. 그곳에서 나는 상쾌한 첫인상과 달리 아주 어렵고 무겁고 두꺼운 책을 반복해서 읽고 있는 듯한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오키나와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와 세월이 가도 씻기지 않는 전쟁의 비극이 내내 마음을 짓눌렀다. 그러나 그 무거움을 위로한 건 또다시 자연이었다. 깨끗한 하늘과 맑고 푸른 바다는 상처와 고통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위로와 치유의 장이 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때 느꼈던 두 가지 감정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섬에서 살아본 자라면 누구나 경탄의 소리를 내지르지 않을 수 없다며 주인공이 ‘흐메, 환장하겠다’를 외칠 때 나도 그날의 태양, 바다, 함께 부르던 노래와 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 섬에서는 누구나 소중한 사람을 빼앗긴 과거가 있다는 주인공의 아픔에 가닿을 때는 나 역시 ‘사라진 희망을, 이산과 사별을, 사라진 과거를 끌며 살아가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한과 절망에 고개를 숙였다.
오키나와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그곳에서 아름다움만 가져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우리가 꼭 들어야만 하는 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독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 백창화 (숲속작은책방 대표)
이 소설의 무엇보다 큰 미덕은 무겁고 고단한 시절의 오키나와 현실을 배경으로 이렇게나 활달하고 호방한 미스터리로 그려낸 점이다. 작가는 국가의 거대한 폭력에 짓밟혀온 비극의 시기란 상투적인 시각을 넘어 청춘과 저항과 혁명의 에너지로 가득 찬 시절로 그려낸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 일본소설에서 찾기 힘든 것이어서, 나오키상 심사위원들도 대개 이 점에 점수를 주었고, 독자들도 이 소설을 통해 오키나와와 일본의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미군 부대를 털던 십 대 아이들은 경찰, 교사, 조직폭력배 등으로 20년을 살고 마침내 삼십 대 어른이 되었다. 미군기지 없는 평화의 섬은 미완의 꿈으로 남았다.
섬 주민들의 희망이 사라진 걸까? 지나간 사랑과 투쟁은 헛된 것이었을까?
섬의 이야기꾼들은 사람들에게 전한다. 오키나와는 여전히 보물이 풍부하며, 그 보물은 온짱과 그 동료들이 보여준 그것이었다고. 그 보물이 있는 한 언젠가 제대로 된 세상을 맞을 거라고.
- 이규원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