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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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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04g | 128*188*25mm
ISBN13 9791197103209
ISBN10 119710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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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오는 흥분을 억누르고 에노모토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석을 발견했어. 미발표 추리소설이야. 죽을 만큼 재미있어.”
“책을 읽은 거야? 웬일이야.”
에노모토가 핀트가 어긋난 말을 했다.
“너한테 팔게. 얼마 줄래?”
“저자가 누군데?”
“우리 아버지.”
휴대전화 너머로 에노모토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뭐라는 거야. 내가 왜 초보의 소설을 사야 하는 건데?”
--- p.22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대에 쓰러져 있던 하루카는 모습을 감춘 채였다. 원피스와 속옷도 보이지 않았다. 바닥에는 거울 파편이 흩어져 있고, 시트에는 노란색 얼룩이 남아 있었다.
하루카는 어디로 간 걸까? 목이 반쯤 잘렸는데 자력으로 집에 돌아갔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구급차가 왔다면 청소부가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하루카의 시신을 옮기기라도 했단 말인가.
우시오는 망연자실하게 서서 시트에 묻은 얼룩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p.64

“저게 아마키 아야메의 별장인가. 부자는 불편한 곳에서 살고 싶어 하는군.”
“천성관이라는 이름이에요. 에세이에서 봤어요.”
우동이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볼의 피어싱이 방울처럼 흔들렸다.
“이상하군. 아마키 선생님의 배가 어디에도 없어.”
“누군가 사람을 써서 이곳까지 태워다 달라고 한 것 아니야? 부자들은 금방 택시를 잡아타니까.”
우시오가 가볍게 말을 던져도 마사카네는 어두운 표정을 풀지 않았다.
“배가 없으면 곤란한 거야?”
“고래와 충돌한 탓에 엔진이 고장났네. 조종은 문제없지만, 연료가 빨리 다는 상태야. 이대로라면 돌아갈 연료가 부족해.”
마사카네가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 거라면 빨리 말하라고. 우리, 이 섬에서 나갈 수 없다는 말이야?”
--- p.112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른 객실에서도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은 이미 먹었을 시간이지만, 식당에서 섬을 탈출할 작전이라도 짜고 있는 걸까.
숙박동에서 나가려는 참에 탈의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깨달았다. 욕실 문도 열려 있었고, 안쪽의 욕조에 무언가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
“…….”
탈의실에 들어가기 위해 스니커를 벗으려는데 신발 끈에서 위화감이 느껴졌다. 평소에는 잠자리의 사체처럼 묶여 있던 끈이 신발가게의 전단지 속 사진처럼 깔끔하게 묶여 있었다. 범인이 신발 끈을 다시 묶은 듯했다. 그다지 힘이 세지는 않았던 듯 매듭 부분의 끈이 느슨했다.
우시오는 스니커의 뒤꿈치를 바닥에 누르며 발을 빼내려고 했다. 그런데 끈이 느슨한데도 어째선지 스니커가 벗겨지지 않았다. 아교를 흘려 넣은 것처럼 발바닥과 신발 바닥이 딱 붙어 있었다. 범인이 무언가 세공을 해둔 걸까.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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