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건 쓰자고 들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부족해. 세상에 돈으로 즐길 만한 게 얼마나 많니? 수십억원 로또를 맞았다가 몇 년 후 빈털터리가 되는 사람들 소식이 뉴스를 통해 종종 나오잖아. 돈을 남겨서 모아야 미래를 위해 뭐라도 할 수 있단다. 집을 살 수 있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고, 모은 돈으로 투자해 더 큰 돈을 모을 수도 있어. 돈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거든. 그럼 얼마를 저축해야 할까? 소득의 최소 30%는 저축을 해야 해. 네가 사회에 나가 최저임금을 받는다 해도 월 200만원은 벌 거야. 그 중에 60만~70만원은 저축해야 한다는 거지. 이건 네가 독립해서 집세와 식비 등 생활비를 네가 부담할 때 기준이야. 네가 엄마 아빠와 살아서 집세도 식비도 들지 않고 용돈 정도만 쓴다면 150만원 이상 저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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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오르면 돈의 가치가 어떻게 될까? 떨어져. 지금은 자동차를 2천만원이면 샀는데 내년엔 2,100만원을 줘야 한다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치가 떨어진 거지. 그러니까 현금이 안전하다는 것은 돈의 명목가치에 눈이 가려진 착각일 뿐이야. 이 때문에 미국의 유명한 헤지펀드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현금은 쓰레기다Cash is trash”라고 말했어. 현금의 실질가치는 물가상승률 때문에 계속 떨어진다는 점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거야. 반면 위험자산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지만 원금을 날릴 위험이 있어. 이건 돈의 실질가치가 떨어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손실이지. 그래서 재산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적절히 분산해둘 필요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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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네가 매달 넣을 적금은 어떻게 할까? 적금은 그야말로 금리가 중요하니까 주거래은행을 따지지 말고 금리가 높은 곳을 선택하면 돼. 금리는 은행보다 저축은행이 높으니까 저축은행에서 가입하는 게 유리해. 인터넷에서 금리를 비교해보고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적금을 고르면 돼. 그런데 자유입출금 통장에 평균 잔액 얼마 이상, 자동이체 몇 건 이상 등 조건을 붙여 금리를 더 주는 상품은 피하는 게 좋아. 사실 금리가 좀 높아도 금액으로 따지면 더 받는 이자는 몇 푼 되지 않아. 그런데 골치 아프게 조건 맞춰 가면서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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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적금을 들면 적금을 깨고 싶은 유혹이 계속 생겨. 적금은 중간에 해약하면 원래 약정했던 금리를 다 못 받아. 그리고 적금을 중간에 해약하는 게 버릇이 되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어. 우직하게 인내하면서 오랫동안 돈을 모아 나가야 큰돈을 만들 수 있는데, 조금만 돈이 필요하면 그간 모아놓은 돈에 손을 대니 돈이 큰돈으로 모이지가 않지. 그래서 적금을 만기 때까지 꼭 유지해서 목표로 했던 돈을 타보는 경험이 정말 중요해. 이런 점에서 처음 적금을 들 때는 금리가 낮더라도 만기를 짧게 설정하는 게 좋아. 예적금 금리는 통상 만기가 길수록 높아지는데, 금리에 연연하지 말고 처음엔 만기를 3개월 정도로 짧게 가져가라는 거야.
--- p.47
네 월급이 200만원인데 이 중 60만원을 너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고 하자. 그럼 앞에서 설명한 대로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10만원은 청약저축에, 20만원은 적금 통장에, 15만은 증권 계좌에, 15만원은 연금 계좌에 자동적으로 이체되도록 하는 거야. 자동이체는 각 금융회사 모바일 앱에서 쉽게 설정할 수 있어. 이렇게 해놓으면 넌 200만원이 아니라 140만원 내에서 소비하며 사는 데 익숙하게 돼. 월급이 늘어나면서 매월 자동이체 하는 저축액을 늘려 나가면 10년, 20년, 30년이 지나면서 너는 점점 더 부자가 될 거야.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부자가 되는 것은 버는 돈이 아니라 쓰는 돈에 달려 있어.
--- p.55
주식을 샀다 이익이 났을 때 차익을 챙겨 빠져나갈 생각이라면 차라리 카지노에 가서 스트레스나 풀고 오는 게 나아.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도박은 돈을 잃을 확률이 크지만 주식은 잘 알고 하면 100%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단기간에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꿈 깨라. 그런 생각으로 주식에 투자 했다가 물린 사람이 부지기수야. 물렸다는 건 원금 손실이 나서 주식을 팔지도 못하고 원금 회복만 마냥 기다리는 걸 말해. 물론 단기간에 차익을 거두고 주식시장에서 나올 수도 있어. 그럼 너는 승리한 거 같겠지. 하지만 이게 더 큰 문제야. 주식시장에서 너의 도박이 성공하면 반드시 다시 주식에 같은 도박심리로 돌아오게 돼 있거든. 그것도 판돈을 더 키워서 말이야.
--- p.77
성장성은 그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고 있느냐는 거야. 경제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으로 판단하는데 GDP 성장률은 좋았다 나빴다 변동하지만 네가 봐야 할 것은 추세야. 성장하는 추세인가, 위축되는 추세인가를 봐야 하는 거지. 그런데 성장률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야. 성장률을 보고 투자한다면 GDP 규모가 작아서 GDP가 조금만 늘어도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는 개발도상국만 투자해야 할 테니 말이야. 어느 정도 GDP 규모를 갖춘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성장 추세를 보이는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 이렇게 투명성과 성장성을 보고 투자할 국가를 고르되 단기적인 경기 변동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건 하지 마. 물론 경제가 성장하면 통상 주식시장도 오른다고 해. 경제가 호황이면 기업이익도 늘 테니 말이야.
--- p.96
이렇게 말하니 무슨 점치는 거 같지? 그래서 엄마는 네가 기술적 분석엔 관심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 실제로 엄마가 오랫동안 뉴욕 증시와 한국 증시에 대해 기사를 써오면서 많은 투자자들을 접했는데, 성공한 투자자 중에 기술적 분석 운운하는 사람은 없었어. 그래서 엄마가 주가 차트에 대해 네가 기억했으면 하는 한 가지는, 차트를 믿지 말라는 거야. 주가가 많이 올라와 있든, 떨어져 있든 과거 주가는 무시해. 지금 이 기업의 내재적 가치, 쉽게 말하면 이익 창출력이나 이익 증가률 같은 기업의 체력이 어떤지 파악하고 지금 주가와 비교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 p.108-109
우선 가치주는 기업이 가진 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낮은 주식이야.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PER 기억하지? 이 PER이 낮거나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PBR이 낮은 기업을 말하지. 하지만 저PER주, 저PBR주라고 다 가치주는 아니야. 가치주에 투자하는 가치투자는 주가가 언젠가는 기업가치 수준으로 상승하리라고 믿고 투자하는 거야.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좋은 기업이어야 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PER이나 PBR이 낮다면 주가가 이익이나 자산가치 수준에 맞게 오르기 힘들 테니 말이야. 그런 주식이 어딨냐고? 그렇지. 좋은 기업인데 기업가치가 주가에 덜 반영됐다? 이건 사람들이 그 주식을 잘 모른다는 뜻이지. --- p.134
박스권 매매에 대해 얘기하다가 다른 곳으로 샜는데, 박스권 매매를 하지 말라는 건 박스권 밑이 뚫려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야. 박스권이 위로 뚫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놓칠 수 있기 때문이야. 원유든 기업이든 투자하는 대상의 본질이 바뀌면 박스권은 밑으로나 위로나 언제든 뚫릴 수 있어. 문제는 박스권 매매를 하면 투자하는 대상의 본질은 안 보고 가격만 보니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파악할 수가 없다는 거야. 주가가 아니라 기업을 보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야. 박스권 매매는 그야말로 가격만 보고 샀다 팔았다 하는 투자잖아.
--- p.168
그래서 주식 투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이 북받쳐오르는 감정이야.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주식 투자의 성패를 가른다고 할 수 있어. 사실 주식 투자는 감정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엄마가 이런 결론을 내린 데는 다 이유가 있어. 투자 전문가들을 만나보고 투자 서적과 각종 보고서를 읽으며 쭉 살펴보니까, 주식 투자에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더라고. 그런데 그중 두 가지가 감정에 관한 거야.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은 좋은 기업을 고르는 머리, 그 기업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배짱, 좋은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최대의 수익률을 올릴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야.
--- p.186
넌 멘탈이 강해서 괜찮다고? 그게 착각이란다. 자기 돈이 걸려 있는데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러면 아무리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도 불안해져. 네가 가진 주식이 막 떨어져서 손실이 확대되면 아마도 초조해서 미칠 것 같을 걸? 네가 투자한 기업이 정말 좋은 기업이라 해도 주가가 한 달, 두 달 계속 하락하면 ‘어, 내가 잘못 생각했나’라는 의심이 들게 돼. 이걸 참아내기는 정말 힘들어. 그나마 네 돈으로 투자한 거라면 나아. 1천만원을 투자했다면 ‘그래, 최대로 손해 봐도 1천만원인데 아깝지만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기다리자’라고 인내할 있지.
--- p.199
주식 투자의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 있어. 주식 투자에서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 말이야. 온통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의 방향성을 결정해 투자할 수밖에 없는 거지. 결국 내재가치는 그럴 듯한 허울이고, 투자란 자기 확신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혹시 ‘블랙스완’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니?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잖아? 그런데 백조는 ‘하얀 새’란 의미니까 블랙스완은 ‘검은 하얀 새’라는 모순적인 뜻이 되지. 그러니까 블랙스완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공상 속의 새인 거야. 그런데 블랙스완이 놀랍게도 호주에서 발견됐어. 세상에 없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던 거야.
--- p.204
예를 들어 5년 전인 2015년 7월 2일에 아모레퍼시픽이란 화장품 주를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도, 이익도 두 자리수씩 늘어나는 화장품 1등기업이었어. 그런데 주가는 2015년 7월 2일에 45만 5,500원으로 최고가를 찍고 횡보하다가 하락하기 시작해. 2015년은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많이 사면서 화장품업체들의 실적이 급증하던 때야. 이 결과 화장품주가 폭등했는데 아모레퍼시픽이 단연 대장주였지.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PER은 52배까지 치솟았어. PER이 올라간다는 것은 이익 증가율보다 주가 상승률이 빠르다는 의미야.
--- p.215
매일 네가 투자한 주식의 주가를 보면서 재산이 얼마 늘었네, 줄었네 하면서 마음이 요동치면 주식 투자를 잘할 수 없어.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좋아라 하면서 돈을 써버리고, 조금만 떨어지면 하루종일 침울해한다면 주식 투자가 문제가 아니라 네 정신 건강이 문제가 되잖아. 투자는 최종 수익률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어. 네가 주식에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는지 계산할 때 주식 매매할 때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와 국가에 내야 하는 세금은 당연히 제외해야 하고 물가상승률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말이야.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라는 것은 물가가 오르는 만큼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로 얻은 수익은 얼마인지 계산해보라는 거지.
---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