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어떤 이들은 불황이 닥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운이 좋아서 잘되든지, 운이 나빠서 고통을 받든지 둘 중 어느 쪽이든 간에 통제 밖의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질문을 바꿔 “글쎄, 다가오는 불황에 기업은 무엇을 할 수 있나?”라고 묻는다면 몇 가지 대답을 늘어놓을지도 모른다. 규모를 줄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가게를 이전하라 같은 말들 말이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바로 이 점이다. 만일 기업이 선택지를 갖는다면 왜 우리는 그렇지 못한다는 것인가? 사실 우리에게도 선택지가 있다.
ㆍ오래되고 상투적인 문구 하나가 생각났다. ‘황소의 뿔을 잡아라.’ 그것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전부였고 나는 그렇게 했다. 황소가 달려와 내 배를 세게 들이받았고 나는 황소 밑에서 그 뿔을 움켜 잡았다.
ㆍ 조각가는 어떻게 일하는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때까지 돌덩어리를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덜어낸다. 세상에 나가 여러 일을 경험해 보고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돌덩어리에서 한 조각을 떼어내는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좋아하고 잘하는 일만 남는다. 그것이 조각상이고 당신의 커리어가 된다.
ㆍ 경제를 이해하려고 할 때 많은 이들에게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가 찾아온다. 경제는 숫자와 데이터가 뒤섞여 깊이 파고들수록 더 압도당하고 분별력도 떨어진다. 하지만 데이터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고 어디를 봐야 할지 약간의 전문가 안내만 있으면 된다. 잡음은 무시해라. 경기 침체를 예측하기 위해 정말 주목해야 할 수치는 다음과 같다.
ㆍ 경제는 매우 복잡하고 신비롭지만 상상할 수 있는 경제의 구석구석을 수천 명의 고학력 전문가들이 매달려 끊임없이 측정하고 그 가운데 중요한 정보를 취합해 편리한 숫자를 만들고 있다. 그러고는 이 같은 숫자를 필요한 이들에게 공짜로 나눠 준다. 주의 깊게 봐야 할 숫자가 무엇인지만 안다면 다음 불황이 언제 닥칠지 예측하는 데에 경제학자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각자가 어떻게 이 숫자들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ㆍ 믿거나 말거나 불황기는 사업을 시작하기에 최고의 시간이다. 많은 성공적인 기업들이 경기가 저점일 때 설립됐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IBM, GM, 디즈니, 톨 하우스 쿠키Toll House Cookie, 버거킹, 마이크로소프트, CNN, 애플 등이 바로 그렇다. 경기가 좋고 기록적인 수준의 보너스를 받을 때 창업하는 이들은 극소수다.
ㆍ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 있는데,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수만 가지 이유가 필요하겠지만 거래를 중단하는 데는 한 가지 이유면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말은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 고용과 해고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취업을 위해서는 수만 가지 기술을 이력서에 담아야겠지만 직장을 잃는 데는 부족한 기술 한 가지만 있어도 충분하다. 직장에서 살아남는 한 가지 전략이 있다면 기술을 갖는 것이다. 다른 누구도 갖지 못한 기술, 자신을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만드는 기술, 해고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 기술 말이다.
ㆍ 어떤 업종이 불황에 강하고, 어떤 업종이 불황에 취약한지 감각을 기르기 위해 경제학 박사 학위가 필요하지는 않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인간의 원하는 것wants과 필요한 것needs의 구도로 귀결된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면 경제가 어려워도 지출을 계속할 것이고, 사람들이 원하기만 하는 것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멈출 것이다. 따라서 필요에 기반한 업종은 불황에 강하고, 욕구에 기반한 업종은 불황에 취약하다.
ㆍ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나는 비즈니스 클래스만 타곤 했다. 그것이 비단 더 편해서만은 아니었다. 거물급 인사들이 앉아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누구를 만나는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비행할 예산이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만약 비즈니스 클래스를 탈 만큼의 예산이 있다면 아마도 누군가를 고용할 예산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들은 훌륭한 네트워크, 훌륭한 직업, 많은 권력, 또는 세 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은 대개 최고경영자CEO, 최고운영책임자COO, 자금관리이사CFO 등 C로 시작하는 최고 임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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