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가 천상의 판관에게 인사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대학을 준비하는 아이들을 가진 부모입니다. 두 아이가 대학을 준비하는데 대학에 서열이 있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 경쟁이 치열합니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지만 좋은 대학을 갈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가장 순수하고 소중한 시기를 그렇게 유익해 보이지도 않는 공부를 하면서 보내는 것을 고쳐 주시기를 간청 드립니다.”
“아니, 대학에 서열이 있다고? 그 대학은 학비가 싸거나 아니면 졸업하면 자동으로 취업하는 대학이거나 하는 특혜가 있는 대학이냐? 왜 그런 특혜를 만들었느냐?”
“아닙니다. 그런 특혜는 없습니다. 학비가 싼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취직 같은 것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경쟁을 통해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다 보니, 기업에서 그 학교 출신들을 선호하게 되어 결국 그런 특혜가 있는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왜 그곳을 가려고 하느냐? 몇 년 정도 사람들이 그 학교에 가지 않으면 저절로 그런 서열은 없어질 것 아니냐?”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모든 학생이 그 학교에 지원하지 않는 것은 어렵습니다.”
“해보지도 않고 어렵다고 하는구나. 그 서열이 높은 학교는 선발 기준이 무엇이냐?”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한 과목들입니다. 이 과목들에서 성적순으로 선발합니다. 성적만으로 뽑지 않으려고 다른 종합 능력을 보고 뽑으려 하는데 그 선발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리도 있고 결국 학력이 높은 아이들이 종합 능력도 높기 때문에 결국은 학력이 기준이 됩니다.”
“그럼,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은 인격적으로 우수한 아이들이겠구나? 여러 과목을 두루 잘한다면 말이다.”
“그건 아닙니다. 현재 교육은 기억력과 오랫동안 그것을 공부하는 인내력만 있으면 성적이 좋습니다. 성적과 아이들의 성격이나 인격은 관계가 없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아이들의 종합 인격을 키우는 독서와 철학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고 있고 그것을 가르칠 만한 선생님도 없습니다.”
“점점, 이상한 말만 하는구나. 그럼 우수한 학교의 학생들이 철학 교육도 받지 않는단 말이냐? 그럼 우수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면 결국 사회를 어지럽히는 사악한 엘리트가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아이들을 선발하는 대학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대학에 들어가서 올바름과 선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가진 인격체를 위한 교육을 하는 모양이구나. 그래서 서열이 높은 것이냐? 그런데 그런 인격체를 위한 교육은 대학에 들어가서 교육하면 이미 늦다. 정말 앞뒤가 안 맞는구나.”
“대학에서 그런 교육은 하지 않습니다. 이미 대학은 취업을 위한 자격과 스펙 쌓기를 위한 과정과 도구로 이미 바뀌었습니다. 대학에 바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주 엉망이구나. 설마 생각이 있다면 국가의 교육을 그렇게 내버려 둘 리가 없다. 현재 교육제도의 서열에 대해 달리 의견을 가진 자는 없는가? 현재 국가 교육을 담당하는 책임자를 불러오너라.”
잠시 후, 사자들이 교육 책임자를 불러왔다. 그는 현재 대학 서열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천상의 판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학 서열화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말은 자신이나 자신의 아이들이 그 대학에 갈 만한 실력이 되지 않아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현재 서열이 높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학생 시절 대부분을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노력해야 하며 그 노력과 인내의 결과로써 좋은 대학에 가는 것입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으로 우리 국가는 발전해 왔고 이로써 우리 대학 서열화를 통한 학생들의 경쟁적 노력을 이끄는 현재의 교육 방법은 그 효과가 검증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 생각은 성실성이 있으니 좋은 대학에 갈 만하다는 이야기인가? 그런데 성실성은 돈을 벌기 위한 기업이 그 사원들에게 요구하는 가치 아닌가? 대학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가치 중심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옳다고 지금 말하는 것이냐? 기업의 목적은 다른 사회적 가치도 있지만, 이익 추구가 가장 큰 목적 아니냐?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판관께서는 지상의 삶에 대해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지상의 삶은 먹고 사는 문제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며 기업을 포함해 돈을 벌 수 있는 지식을 그 중심으로 하는 것은 교육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교육 책임자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대학 서열을 부조리하다고 고발한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되겠구나. 현재 지상은 먹고 사는 것이 최고의 과제인가? 내가 알고 있는 바는 전쟁 후 50년, 서기 2000년까지는 그의 말이 맞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 사자들은 교육을 직접 담당하는 교사들을 불러오너라.”
사자들은 즉시 학교 교사 둘을 천상의 판관에게 데리고 왔다. 판관은 교사들에게 현재 서열화되어 있는 대학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한 교사가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서열화는 우수한 학생들을 대학이 확보하고 그들이 더욱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엘리트 교육의 일부입니다. 이는 인류 2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교육 전통입니다. 지금 우리 세대만의 특별한 교육 시스템은 아닙니다. 몇 가지 부작용은 있을 수 있겠지만 장점도 많은 제도이기 때문에 대학 서열화로 아이들이 고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내 학생들도 힘들기는 하지만 대학 서열화는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것마저 없다면 학교 교육은 더욱 설 자리를 잃을 것입니다.”
이 말에 또 다른 교사는 그의 의견을 인정할 수 없다며 흥분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 교사 분은 실상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하루하루 경쟁 속에서 지쳐가고 있고 서로 즐겁게 살아가는 법을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엘리트 교육이 정말 엘리트를 위한 교육인지 부모로부터 충분한 교육적 지원을 받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인지는 생각 해봐야 할 것입니다. 많은 학생이 서열화되는 성적으로 삶마저 서열화되는 착각 속에서 좌절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만일 대학 서열화를 없애고 오히려 초, 중, 고등학교 가듯이 자신의 집 근처 학교로 추첨해서 간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이 방법은 전혀 문제없을 것이며, 오히려 10대의 시기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시기로 바뀌게 할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몇 년 뒤로 미루어지는 것밖에는 없는 것 아닙니까? 어차피 사람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면 필요한 준비의 양은 있는 법입니다. 피아노를 잘 치기 위해,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기간은 항상 있는 법입니다. 10대의 시기를 편히 지낸다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시기만 연장될 뿐, 어차피 들여야 할 노력은 변함없습니다. 그러므로 10대 시절에 그것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각자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판관은 이렇게 말했다.
“10대의 시기를 자유롭게 보낼 것인지, 미래를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할지의 문제이구나. 하지만 너희들이 하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자유의 시간과 준비의 시간은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준비하는 것이고 준비하면서도 자유로워야 하는 법이다. 따라서 10대의 가장 황금기를 삶의 준비 기간으로 생각하는 것은 삶의 원리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이번에는 아이들 이야기도 들어봐야겠다. 사자들은 아이들을 불러오너라.”
사자들은 학교로 가 중학생과 고등학생 한 명씩을 데리고 왔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대학 서열화에 따른 입시의 어려움에 대하여 고등학생 아이가 먼저 이렇게 말했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생이 너무 일찍 결정되어 버리는 것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 조금 다른 생각 하고 놀면 평생 능력 없고 불성실하고 부족한 인간으로 낙인찍힙니다. 다른 나라의 예는 어떻고, 지금까지의 교육 제도는 어떻고, 유식한 분들은 그런 것을 이야기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이곳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입니다. 부디 판관께서 ‘우리 인생’이 미숙한 10대 시기에 결정되어 버리는 것을 막아 주십시오. 대학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입니다.”
그렇구나. 그래, 함께 온 중학교 어린 학생의 생각은 어떠하냐?
“우리는 어리지만 10대의 시기가 미래를 열심히 준비해야 하는 때라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고민도 하고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모두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국어, 영어, 수학을 잘하고 어떤 아이들은 체육에서 탁월하고 어떤 아이들은 음악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국, 영, 수, 학과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우수 학생, 모범 학생으로 인정되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학과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모범 학생으로 인정받다 보니 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뛰어난 아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왜 국, 영, 수를 잘하는 아이가 우수 학생인가요? 자신이 무언가를 열심히 노력하고 그것을 잘하면 모두 우수 학생으로 인정받는 그런 것은 현재 서열화된 대학 입시 관점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 어린 학생들의 의견도 우리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 같구나. 현재 좋은 대학을 많은 보내는 것이 학교 교육 기관의 평가 척도로 되어서는 절대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은 불가능할 것 같다. 이는 결국은 모든 것이 기묘하게 돌아가는 어른들의 세상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면 조금 전 어떤 교사가 제안한 것처럼 지금 당장 대학 입시를 없애고 초등학교처럼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대학으로 간다면 무엇이 문제이냐? 교육 책임자는 말해 보아라.”
“그것은 안 될 말입니다. 지금의 일류 대학은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노력하여 그 명성과 명예를 얻은 학교입니다. 그 명성과 명예는 다른 대학교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단기간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그런 제도가 도입된다면 모든 국민이 좋은 대학 근처로 이사 올 것입니다. 그 대학은 정원이 넘쳐나고 지방의 이름 없는 대학은 폐교에 이를 것입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이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모든 대학의 시설과 교수들을 공유하고 순환 근무토록 하면 되지 않느냐. 지금도 교수나 교직원들은 국가에서 임금을 지불하지 않느냐.”
“그건 안 될 일입니다. 대학의 기능은 교육 기능뿐 아니라 연구 기능도 있는데 만일 그렇게 한다면 연구 장비도 이전해야 하고 교수를 따라 그 연구를 같이 수행하는 석사, 박사 과정 학생들도 이동해야 합니다. 그것은 너무도 큰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사하는 일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 석사, 박사, 대학원생들은 한창 젊은 시기인데 교수 따라 학교를 이동하고 숙식은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면 되지 않느냐. 불가능할 것이 무엇이냐?”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대학에 있는 교수들도 가족이 있고 그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교수가 이동하면 그 가족들의 생활은 모두 엉망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대학이 교수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단 말이냐? 교수가 불편해서 안 된다는 말이구나. 사기업들은 필요에 따라 근무지를 바꾸기도 하고 공무원들도 근무지를 바꾸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교수라서 안 될 이유가 있느냐? 혹시 정책 입안자들이 대부분 교수이기 때문에 자신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냐? 지상의 인간들은 전부들 자기 이익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좀 부족한 인간들뿐이구나. 다른 의견은 없느냐?”
이때, 조금 전 대학 서열화 폐지를 반대했던 현직 교사가 이렇게 말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학교 교육은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교육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기초 학력은 형편없이 떨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기술 중심의 험난한 세상에서 국가 경쟁력도 추락할 것입니다. 지금 대학 입시에 이익과 불이익을 준다는 것으로 학생들을 겨우 통제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며 교사는 아이들을 통제할 수단을 잃게 되어 학교는 더욱 의미가 없는 곳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무어라고? 스스로 교사들,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구나. 학생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고 그들을 이익과 불이익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능력에 의한 존경심으로써 학생들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니냐. 그리고 기초 학력이 떨어지면 대학 졸업이 늦어질 텐데 공부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과연 그렇게 공부를 등한시하겠느냐? 그리고 만일 등한시한다면 대학에서 훨씬 더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처음부터 대학을 가지 않으면 될 것이다. 교사들이 항상 자신이 해 오던 일밖에 하지 않으려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 하지 않으니 변화가 없는 것이다. 국영수 교사들은 반대하겠지만, 학생들에게 국영수 말고도 가르칠 것은 무궁무진하다. 자, 이번에는 학생들이 대학 서열화를 폐지했을 때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말해 보거라.”
“문제점은 특별히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 서열화를 폐지하면 손해 보는 사람들의 불만과 이기심을 달래주어야 한다는 것이 유일한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하지만 그들의 이기심을 계속 만족시켜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 졸업한 대학 이름을 얻기 위한 곳도, 스펙을 올리기 위한 곳도 아닌, 정말로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위해 가는 곳이라면, 공부가 처음부터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공부하기를 원해서 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즐겁게 공부할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별이 단지 경력 4년의 임금 차이라는 전제가 필요하고 대학 교육비가 국가에서 지원되어야 한다는 등이 조건이 필요하겠지요. 기업에서도 서열 폐지된 출신 대학만으로는 그 사람의 실력과 성향에 대한 변별력이 없음으로 각 기업 문화에 독특한 선발 기준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강화시킬 것입니다. 각 개인도 단지 능력뿐 아니라 그 기업 문화에 자신이 적합한지를 판단하여 그 기업 문화에 적합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자연스럽게 그 회사에 지원하도록 유도될 것입니다.”
“그렇구나. 알겠다. 좀 더 어린 다른 학생도 말해 보거라.”
“문제라고 하면 지금처럼 학원을 여러 곳 다니지 않아도 되어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어떻게 그 시간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것 정도일 겁니다. 사실 즐거운 고민입니다. 기초 학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사실, 기초 학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지식을 덜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나 시험에 나온다고 공부하면서도 이것을 왜 배우는지 모르겠고 또한 우리 생활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시험 끝나고 열흘만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의미 없는 지식을 암기만 하고 있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습니다. 기초 학력이란 결국 시험을 위한 기초 학력이지 우리 삶을 위한 기초 학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열화 폐지에 의한 대학 평준화는 어른들의 욕심과 이기심만 버리면 아무 문제 없이 우리에게 즐거운 10대를 돌려줄 거로 생각합니다.”
“알겠다. 그럼 교육 책임자와 교사들은 대학 서열 폐지에 의한 대학 입시의 폐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다른 의견을 말해 보아라.”
“국가의 교육을 책임자는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교육은 국가의 미래라는 것입니다. 노력해서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그들의 사회를 이루고 자기 삶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입니다. 그 길을 막아버리는 것은 국가 발전의 강물을 막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이는 사회 발전과 효율을 고려하지 않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방식과 다를 바 없습니다. 현명하게 판결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교육이 국가의 미래라는 것은 맞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 명문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한 그것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 너희들을 이해할 수 없구나. 교육 책임자까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지상의 교육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학교 선생님들은 다른 의견 없는가?”
“판관께서는 너무 이상적인 것 같습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자기 동네 대학을 고등학교 다니듯이 입학한다면 도대체 누가 공부를 하겠습니까? 수많은 교사는 공부하려 하지 않는 학생들을 상대로 어떻게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습니까? 다른 가르칠 것이 많다고 하시는데 대학에서 한 과목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과목이 아니라 새로운 강의 분야를 개척하고 교육하라는 말씀은 교사들을 모두 비전문가로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재고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모두 자기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구나. 일반 기업의 연구자들은 자신이 배웠던 전공 지식만으로는 변화하는 기술을 따라갈 수 없어 하루하루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고 있다. 학교 선생도 마찬가지이어야 한다. 자신이 한 번 공부했던 내용으로 학생들을 계속 가르치려 한다면 교사는 학교를 떠나는 것이 좋다.”
잠시 생각 후, 판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도대체 교사들 월급을 왜 국가에서 주는지 모르겠구나. 그것도 정년까지 보장해주고 연금까지 두둑이 주다니, 교사들이 그 정도로 힘든 일을 하고 그 정도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느냐? 일반 사설 학원과 동일하게 학부모들에게 수업료를 받아 스스로 생활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 말에 교사 중 한 사람이 깜짝 놀라 이렇게 말했다.
“아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교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경쟁을 뚫고 마침내 학교에 왔는데, 국가에서 책임져주지 않으면 어쩌란 말입니까?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고 그것을 위해 교사는 국가에서 운영해야 선생님들이 마음 편안히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월급마저 국가에서 책임져 주지 않으면 국가의 교육은 완전히 무너질 것입니다.”
“지금 너희들, 교사들이 양질의 교육을 한다고 생각하느냐? 내가 듣기로는 대부분의 학생은 학원 등 사교육을 통해 좀 더 양질의 공부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양질의 교육으로 그 중요성을 가늠한다면, 학교를 모두 폐지하고, 선생들을 모두 해고한 후, 학원을 국가 기관으로 하여 학원 사교육 선생들을 국가에서 고용하고 월급을 주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
“일부 사교육 선생님이 우수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대부분의 사교육 선생님들이 학교 선생님들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초등, 중등, 고등학교 모두를 폐교하고 선생님 모두를 해고한다면 사회적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지금 그 말은 노예 제도를 폐지할 때, 그것을 유지하려던 사람들이 하던 말과 완전히 똑같구나. 노예를 해방하면 사회는 혼란해지고 국가는 망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내고 있지 않느냐. 공교육과 사교육의 차이가 무엇이냐? 공교육은 교사가 잘 가르치든 못 가르치든 국가에서 월급을 주고, 사교육은 잘 가르치면 학부모로부터 수강료을 받고, 못 가르치면 망하는 것 아니냐. 공교육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교사뿐 아니라, 국공립대학 교수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국가 조직에서 전체 국민에게 지급되는 기본 소득 이외에 월급 지급이 보장된 공무원 관련 법은 모두 폐지되어야 한다. 사자는 이 말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불러와 의견을 말하게 하라.”
사자는 전국에 방을 내려 대학 서열화 폐지로부터 이끌어진 공무원들의 국가 월급 지급 보장 폐지에 대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이 사이에 판관은 대학 서열화 폐지와 국가 통합 대학에 대한 판결문을 다음과 같이 작성하고 천신에게 아뢰었다.
판결문을 보자 많은 사람이 반대의 의견을 말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으로 모의고사 전국 1등을 하는 학생의 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 아이는 의대를 가려고 어릴 때부터 피나는 노력을 했는데 모든 학생이 마음대로 대학을 간다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 아닙니까?”
“보내고 싶은 학과에 가면 될 것 아니냐.”
“그러면 모든 학생이 의대를 갈 것이고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의사들이 너무 많아지면 의사가 되어도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 것 아닙니까?”
“의대를 가면 고생은 많이 하는데 돈도 못 번다는 것이 인식되면 의대 지원자가 줄어들 것 아니냐. 그것은 몇 년만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일이다. 현재 의사를 하고 있는 자들이 자신의 수입이 줄어들까 걱정하여 격렬히 반대하겠지만, 의사라고 수입이 좋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의사가 많아지면 오히려 실력 있고 진정한 의술을 시행하려는 의사도 더 많아질 것이다.”
「대학 서열화 문제」에 대한 판결문
대학 서열화에 따른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국가는 이를 2년 안에 시행하고 모든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명한다.
1. 국가의 교육은 전국의 모든 대학을 통합하는 교육, 입시 제도로 개편한다.
2. 대학 입시는 폐지하며 원하는 자는 누구나 대학 교육을 받도록 한다. 재학 중 주소를 옮기면 대학도 그 지역으로 전학한다.
3. 대학 등록금은 전국 어디 대학이나 동일하며 절대 평가하여 일정 학력 이상이면 졸업한다. 졸업정원제는 없다.
4. 대학을 졸업해도 다른 특혜는 전혀 없으며 단지 경력 4년만을 인정한다. 이를 어기는 기업은 예외 없이 폐업시킨다.
천상의 판관
“정말 너무 하시는군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의사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그만한 보상을 해주어야 좋은 학생들이 의사가 되려고 지원할 것 아닙니까? 실력도 없는 학생들이 의대에 와서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의사가 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합니다.”
“돈을 잘 벌어야 실력 있는 사람이 많이 지원한다는 말이구나. 그렇다면 결국 의사 일은 돈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냐. 돈을 위해 의사가 된 자들이 과연 제대로 된 의술을 제공하겠느냐? 돈을 벌 방법이 있으면 그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 아니냐. 집을 고치는 사람하고 사람의 병을 고치는 사람하고 버는 돈이 달라야 할 이유를 말해 보거라. 결국, 사람의 몸이 집보다 중요하니 더 많은 돈을 받고 고쳐 주겠다는 것 아니냐. 중요한 것을 볼모로 삼아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거두어들이겠다는 심보가 아니냐. 사람들은 돈이 없어도 목숨을 잃을 순 없으니 할 수 없이 협박에 못 이겨 돈을 지불하니 이는 목숨을 담보로 한 강도와 무엇이 다르냐? 진정한 의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받도록 자신의 삶을 희생하여 의료비를 가능한 낮추는 것이 정상이다. 머리가 똑똑하니 의대에 가서 그것을 이용해 돈을 많이 벌어 보겠다는 마음이 한심스럽구나.”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판결문이 천신의 재가를 받고 정식으로 공표되었다. 이제, 대학은 통합되었고 대학 입시 제도는 없어졌으며 10대를 공부만 하면서 보내는 일도 옛날 일이 되어 버릴 것이다.
가장 어리석은 일 중 하나는
자기가 만든 원칙에 스스로 구속되는 것이다.
이는 땅에 금을 그어 놓고
여기를 넘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2. 우리 시대 교육은 문제없는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