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이 없는 신종 바이러스감염증 앞에서 우리 의료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치료법이 없는 이상, 의료인도 일반인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무엇보다, 1985년 전후 필자가 의과대학을 졸업할 무렵의 의학상식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에는 치료법이 없으니, 최대한 걸리지 않도록 접촉을 피하며, 걸렸다면 … 쉬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힘쓰고 …. 그렇습니다, 우리 몸이 알아서 바이러스를 극복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고, 혹시라도 생명이 위태롭다면 의학적 수단을 동원하여 보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중증화된다면 대증요법으로 기기를 사용한 생명유지를 도모할 수는 있더라도, 근본적으로 핵심은 각 개체의 생명력에 맡겨두는 소극적 치료전략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항바이러스제나 백신 같은 것을 이용한 치료도 그 작용기전을 보면, 사실 모두 생체 면역력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므로, 치료법 유무에 관계없이, 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승리 여부는 생체기능에 의해 결정됨은 변함이 없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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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층에서는 발산작용을 하여 외사 대응 시 공격요원으로서 역할을 합니다. 간기를 강화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시호, 승마가 있습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황기도 이 간기를 불러일으킵니다. 생강은 간기(肝氣)보다 더 깊은 장소에 있는 비기(脾氣)를 체표로 이끌어 내는 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간기의 발양(發揚)과 외사공격을 보조합니다. 이런 작용이 일반 가정에서 감기에 생강탕을 사용하는 근거가 됩니다. 이런 작용을 이용해 위기(衛氣) 강화를 도모합니다. 위병(衛兵)을 체표에 최대한 배치하여 예방선을 강하게 쳐두는 것입니다. 이 작용은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일 뿐 아니라, 일반 세균감염, 환경변화에 따른 컨디션 이상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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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 상태로 이환되어, 그런 환자들이 전파의 매개체로 작용하며 감염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동양의학적으로 보면, 일반적인 방어기능은 외부에서의 침입에 대해 표층기능을 담당하는 ‘폐(肺)’가 방어를 담당하고, 각각의 침입부위에서 밖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려는 수단(땀, 눈물, 재채기, 콧물, 기침, 가래)을 이용해 가능한 얕은 곳에서 대처하여 몸속 깊은 곳으로 침입해 가는 것을 막아내는 식으로 대처합니다. 소화관에 들어간 바이러스에 관해서는 설사 같은 수단이 활용됩니다. 항체에 의한 체액성면역도 그중 한 종류라 볼 수 있습니다. 아직 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나 자외선 등은 ‘폐’를 통한 방어와 배출기능을 비켜가기 때문에 신체 내부나 세포 내로 쉽게 침입하며, 그 중심에 있는 세포핵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자외선은 유전자 변성을 일으켜 세포기능을 억제 변성시킵니다. 바이러스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세포기능을 조작하여 스스로를 재생 증식함과 동시에 숙주 세포를 파괴하고, 신체기능장애를 일으킴으로써 생명위기를 초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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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한 후 일어나는 증식과 세포에서의 복제 방출을 억제하는 것이 항바이러스제라 불리는 약의 작용기전입니다. ‘신(腎)’에 작용하여 기능 억제 경향으로 작용해 가게 됩니다. 한방약을 이용한 바른 신기(腎氣)를 강화하도록 하는 치료 입장에서 보면 길항작용을 하는 꼴이 됩니다. 처음 타미플루를 도입했을 때, 청년층에서 이상행동이 나타나는 등, 정신적 측면에까지 영향(심신상교(心腎相交)의 영향일까?)을 미치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절대적으로 금기라고 할 만한 근거도 없으므로, 병의 상태(이미 투여된 경우 등) 에 따라 판단하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금기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항바이러스제에는 생체기능을 보조 또는 강화하는 작용은 없으므로 동양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불필요’하다는 것이 표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의학적으로 보아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때는 병용해도 좋다고 생각하나, 적용할만한 시기를 벗어나는 등 적절한 투여상황이 아니라면, 위와 같은 이유에서 ‘바람직하지 않다’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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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감염증은 증상만 놓고 보면 ‘고열’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실제 현장의 대증요법에서도 고열일 때는 해열제를 사용합니다. 열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당연히 ‘일단, 식혀야만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방치료에서도 SARS같은 고열을 보이는 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은교산 같은 청열해독약(淸熱解毒藥)을 사용한 치료도 합니다. 그런데 대방풍탕처럼 반대로 ‘따뜻하게 하는’ 처방을 사용하면, 오히려 병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한랭지에서 발생하여 북(서쪽)에서부터 일본에 도달하는 한랭사(寒冷邪)이며, 발열은 생체가 발열함으로써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생체반응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발열을 보조함으로써 생체가 필요한 것을 강화할 수 있게 해주고, 병사를 해결하는 작전을 취하는 것입니다. ‘이열치열’에 해당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본서에서 소개한 추천 플로는 약으로 병원체를 공격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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