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화학 살펴보기
1.1 화학은?
화학의 시작은 중세 유럽에서 연금술사들이 인공적 수단을 이용하여 값싸고 흔한 금속을 값비싼 귀금속으로 전환시키려 시도하고 노력하던 시점을 그 근원이라고 한다. 그 당시 연금술사들은 금을 얻으려는 목적을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증류, 승화, 추출, 합금과 같은 화학 조작과 화학 장치의 이론적 기술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고, 그들의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과학 기술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달할 수 있게 되었다. 주술적 성격을 가진 연금술 이론은 라부아지에(A. T. Lavoisier)의 실험적 원소 개념이 확립될 때까지 영향을 미쳤고, 17세기 경 물리학, 천문학, 생리학 등 여러 과학 분야에서 실험 장치와 망원경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실험하고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현대 과학이 출발하게 된다.
현대 과학의 시작과 함께 화학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다. 옛날 사람들은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을 원래 상태 그대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연금술사들이 꿈꾸고 시도했던 것과 같이, 사람들은 물질들을 용도와 필요에 맞게 변형시켜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로 지금의 현대 화학은, 과거의 연금술사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물질을 인간의 목적에 따라 원래 상태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물질로 다양하게 변화 시킬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석유는 가정과 산업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화석 연료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소비재들을 만드는 원천 재료로도 이용된다. 플라스틱, 합성섬유, 의약품, 타이어, 비료, 합성고무, 페인트, 부동액 등은 석유로 부터 만들어 진 용도가 전혀 다른 소비재들이다. 그리고 우라늄을 이용하여 전기를 발전시키거나 폭탄을 제조할 수도 있고, 모래로 반도체칩을 만들어 컴퓨터와 전자제품으로 변환 시키고, 잿물과 지방으로 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화학은 물질과 그 변화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화학은 자연과 물질의 세계에 관한 지식 그리고 그 지식을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이론을 축적해 놓은 과학의 한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화학자들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물질의 특성을 밝히고, 다른 물질로 변화하는 과정을 이해하며, 그리고 변화를 일어나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연구를 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하여 축척된 이론의 폭과 깊이는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주위를 살펴보면 화학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그리고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이 화학물질이고, 건축 자재, 합성 섬유, 자동차와 핸드폰을 만드는 기능성 소재들, 전기, 휘발유, 전지 등 에너지, 식품, 병원에서 사용하는 진단기구와 치료용 의약품, 비누와 세재, 화장품 등 우리 일상생활의 거의 대부분의 활동들이 화학물질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화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며 살고 있다.
1.2 물질
질량과 부피가 있는 모든 물체를 물질(matter)이라 하고, 그들은 각자 고유한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갖고 있다. 물질은 크기의 관점에서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육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으며 다룰 수 있는 크기의 거시적(macroscopic)물질, 크기가 너무 작아서 오직 현미경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야만 볼 수 있는 크기를 갖는 미시적(microscopic)물질, 그리고 이보다 더 작은 나노미터 크기를 갖는 나노(nanoscopic)물질들로 나눌 수 있다. 지금까지 나노 크기의 물질을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최근 나노 수준 크기의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관측 장비들이 개발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와 같이 세 가지 상태(phase)로 존재한다. 물질은 상태에 따라 모양과 부피가 변화하기 때문에, 모양과 부피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물질의 상태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고체는 담는 용기에 무관하게 물질의 모양과 부피가 원래대로 보존되는 것을 말하고, 액체는 부피는 보존되지만 담는 용기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그리고 기체는 모양과 부피가 보존되지 않고 담는 용기에 따라 변하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물은 고체(얼음), 액체(물), 그리고 기체(수증기) 상태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 세 가지 상태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화학자들은 물질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상평형 그림을 이용한다. 온도, 부피, 압력 등의 조건에 따라 변하는 물질의 상태 관계, 즉 상평형이 이루어지는 경계를 곡선으로 나타낸 것을 상평형 그림이라 한다. 그림 1.1은 물의 상평형 그림을 보여준다. 상평형 그림에서, 곡선 AB는 기체와 액체가 평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조건이고, AD는 액체와 고체가 평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조건이며, AC는 고체와 기체가 평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조건이다. 만일 압력을 1기압(760mmHg)으로 일정하게 유지한 조건에서, 온도를 증가시키면 고체(얼음)는 녹아 액체(물)가 되고 온도를 계속 올리면 기체(수증기) 상태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온도를 상온(25°C)으로 일정하게 유지한 조건에서, 압력을 높이면 기체 상태의 수증기가 액화되어 액체 상태의 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질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한 가지 물질로만 구성되어 있는 ‘순물질’과 여러 종류의 다른 물질들이 섞여있는 ‘혼합물’로 분류할 수 있다(그림 1.2). 순물질은 수소, 산소, 철, 구리, 물, 소금 등과 같이 한 가지 종류의 물질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물질의 특성이 항상 같은 물질을 말한다. 물질은 그 물질만이 갖는 고유한 물리적 화학적 특성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구별할 수 있다. 물질의 특성이 될 수 있는 것은 색, 결정모양, 냄새, 촉감, 끓는점, 녹는점, 밀도, 용해도 등이 있다. 반면 물질의 특성이 될 수 없는 것들은 질량, 무게, 부피, 길이, 넓이, 온도 등이다. 혼합물은 소금물(소금+물), 탄산음료(설탕+물+이산화탄소 등), 합금 등과 같이 두 가지 이상의 순물질이 섞여 있는 물질을 말한다. 혼합물의 특징은 섞여 있는 각각의 물질들의 고유한 성질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끓는점, 녹는점, 밀도, 용해도 등과 같은 물질의 특성은 일정하지 않고 성분 물질의 혼합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자연에서 얻는 대부분의 물질들은 순물질이 아닌 혼합물 상태로 존재한다. 혼합물은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균일하게 섞여있어 시료의 어느 부분을 선택해도 그 조성이 같으면 균일 혼합물(homogeneous mixture)이라 하고, 또는 용액(solution)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질소와 산소로 구성된 공기, 소금물, 철과 크롬의 합금인 강철합금(스테인리스 강) 등이 용액이다. 공기는 기체, 소금물은 액체, 그리고 합금은 고체인 것을 고려하면, 용액은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모두 존재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고체 용액을 고용체(solid solution)라 부른다. 반면 어떤 혼합물은 성분들이 균일하게 섞여있지 않아, 시료의 부분에 따라 성분비와 조성이 일정하지 않는다, 이를 불균일 혼합물(heterogeneous mixture)이라 한다. 예를 들면 흙탕물, 암석, 혈액, 과일주스 등이 불균일 혼합물이다.
혼합물 상태에서는 각 구성 성분의 구조와 성질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혼합물에 섞여 있는 순물질들을 각각 분리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혼합물에 섞여있는 구성 성분들은 정제(purification) 과정을 거쳐 순수한 물질로 분리된다. 혼합물로부터 순물질을 분리하는 것은 구성 성분의 물리적 (녹는점, 끓는점, 비중, 용해도, 자기적 성질 등) 또는 화학적(산성, 염기성 등) 특성들의 차이가 충분히 다를 때 가능하다. 예를 들면, 철과 황의 혼합물은 철이 자석에 붙는 성질을 이용하여 분리할 수 있고, 물과 알코올의 혼합물은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하여 물과 알코올로 분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혼합물로부터 순물질을 효율적으로 분리하는 여러 방법들이 고안되었는데, 증류(끓는점 차이 이용), 재결정(용해도 차이 이용), 거름(고체와 액체의 차이, 용해도 차이), 원심분리(질량의 차이), 자기적 성질 등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구성 성분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특성 차이가 너무 미미한 경우에는 분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대부분 한 단계로는 분리가 불충분하고, 여러 번의 분리 과정을 거쳐야 좀 더 순수한 물질을 얻을 수 있다. 얻어진 순물질은 반드시 100%의 순도를 갖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고, 물질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으로 순도 99.9% 또는 99.99% 등으로 나타낸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순수하다의 의미는 가능한 모든 정제 방법을 동원하여 여러 번의 정제과정을 거친 후, 물질의 성질이 더 이상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되었을 경우를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질들은 자연 상태에서 얻어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용도와 목적에 맞게 형태와 기능을 변화시킨 것들이다. 변화는 크게 물리적 변화와 화학적 변화 두 가지로 분류된다. 나무를 집을 짓거나 가구를 만드는데 쓰이는 목재로 바꾸는 것처럼 단순히 형태만 바뀌는 것들은 물리적 변화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변화는, 자연 상태에서 얻어진 원유로부터 플라스틱, 합성섬유, 타이어 그리고 의약품 등을 얻는 것처럼, 원래의 성질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화학적 변화이다. 이렇게 물질들이 다른 물질로 변화되는 과정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변화를 일어나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학문이 화학이다.
물질을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작은 크기로 나누어 보면, 그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과 기본 입자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물질은 이 작은 기본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물질의 기본 성분은 원소(element)라 하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를 원자(atom)라 한다. 원소의 고유한 특성은 원소를 이루는 원자의 내부 구조에 의해 결정되며 매우 다양하다. 산소, 질소, 염소, 헬륨 등 어떤 원소는 기체이고 비금속(nonmetal)이다. 수은은 액체이고 그 밖의 대부분의 원소들은 고체이다. 탄소, 황, 인 등을 제외한 고체 상태의 원소는 대부분 금속(metal)이다. 금속은 광택이 나고, 전기와 열을 잘 통하는 전도체이며, 녹이 스는 특성이 있다. 비금속은 녹이 슬지 않고, 열이나 전류를 잘 통하지 않고, 광택도 없으며 특징적인 외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금속과 비금속의 경계에 있어 어떠한 집단으로도 명확히 분류되지 않는 준금속(metalloid)이 있다.
과학자들은 일찍부터 많은 원소들을 어떤 기준에 의해 분류할 수 있다면, 물질세계의 규칙성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물질의 성질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원소를 특성에 따라 분류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19세기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Dmitri Mendeleev)는 원소들의 성질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규칙적으로 배열한 주기율표(periodic table)를 개발하였다. 그림 1.3은 금속, 비금속, 준금속의 위치를 나타내는 간략한 주기율표를 보여 준다.
그림 1.3에서 왼편에 위치되어 있는 원소들과 아래 부분에 따로 위치되어 있는 내부전이원소는 금속이고, 오른편 위쪽에 위치해 있는 원소들은 비금속, 그리고 금속과 비금속의 경계에 있는 원소들은 준금속이다. 반도체로 사용되는 규소(Si)와 게르마늄(Ge)이 준금속에 속한다.
물질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은 그 구성 성분과 그들의 구조에 의해 결정되므로 물질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원자를 알고 그 원자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배열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화합물(chemical compound)은 두 개 이상의 원자들이 일정한 비율로 결합한 순물질이다. 예를 들어,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가 2:1의 비율로 결합하여 물이라는 화합물을 만든다. 원자가 결합하여 화합물이 만들어지면, 원소의 특성은 사라지고 만들어진 화합물은 구성 성분의 원소와는 전혀 다른 화합물만의 고유한 특성을 갖게 된다. 예를 들면, 상온에서 액체인 물은 구성 성분인 수소와 산소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는다. 그리고 물에 잘 녹고 색깔이 없는 액체인 알코올은, 그 구성 성분인 탄소, 산소, 수소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는다. 탄소는 물에 녹지 않는 검은 고체 가루이고, 산소와 수소는 기체이다. 이렇게 두 개 이상의 다른 원자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화합물들 중, 탄소가 수소, 질소, 산소 등과 결합하여 만들어진 메탄, 부탄, 그리고 프로판과 같은 종류의 모든 화합물들을 유기화합물(organic compound)이라 한다. 그리고 소금, 황산, 암모니아 등과 같이 탄소를 기본으로 하지 않은 화합물들은 무기화합물(inorganic compound)이라 한다.
분자(molecule)는 화합물의 가장 작은 입자이다. 소금을 구성하는 원소는 나트륨과 염소이다. 소금은 나트륨 원자와 염소 원자가 결합하여 순물질인 소금 화합물을 만든다. 이 소금 화합물의 기본입자는 소금 분자이다. 소금은 구성 성분인 나트륨이나 염소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는다. 소금은 물에 잘 녹고 짠 맛을 띠며 상온에서 무색의 고체 결정이지만, 그 구성 성분인 나트륨은 알칼리 금속이고 염소는 독성이 있는 녹황색의 기체이다.
원소들은 각자 이름이 있고. 원소들 이름의 첫 글자나 처음 두 글자를 따서 원소기호를 부여 받는다. 두 글자를 이용할 경우 첫 글자는 대문자로 두 번째 글자는 소문자로 표시한다. 그림 1.3의 주기율표는 원소 이름과 기호를 보여준다. 표 1.1은 몇 가지 원소의 이름과 기호를 나타낸다. 그리고 금속들도 그들의 영어 이름으로부터, 니켈(nickel)은 Ni, 마그네슘(magnesium)은 Mg로, 그리고 망가니즈(Manganese)는 Mn으로 표시한다. 그러나 몇 가지 금속들은 영어 이름이 아니라 라틴어나 그리스어 등의 고대어에서 유래한 이름을 갖고 있는 것도 있다(표 1.2). 이 금속 이름이 고대 시대에서 유래한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이미 그 시대에도 이 금속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비금속 원소들은 원자가 아닌 분자로 구성되어 있다. 순수한 수소 기체는 두 개의 수소 원자가 결합하여 수소 분자(H2)를 형성한다. 표 1.3에 명시되어 있는 7 개의 비금속은 일반적으로 두 개의 원자가 결합하여 분자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를 이원자 분자(diatomic molecule)라고 한다.
화합물들은 원소들의 조합 방식을 원소기호와 화합물의 결합에 참여하는 원소들의 상대적인 개수를 나타내는 숫자를 이용하여 화학식(chemical formular)으로 표현한다. H2는 수소 분자를, NaCl는 소금을, H2SO4는 황산을 나타내는 화학식이다. 화학식에서 원소는 기호로 표시하고, 아래 첨자(H2SO4의 숫자 2와 4)는 원자들의 상대적인 개수를 의미한다. 그리고 원자들이 분자 안에서 어떤 배열로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결합하는 원소 기호 사이를 선으로 연결하여 표시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선을 이용하여 원자의 배열과 연결을 보여주는 화학식을 구조식(structural formular)이라 하고, 구조를 나타내지 않는 화학식을 분자식(molecular formular)이라 한다. 만일 분자의 구조와 모양을 평면이 아닌 입체로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림 1.4와 같이 막대나 구의 모형을 이용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낸다.
중심원자는 질소, 그리고 중심원자에 결합되어 있는 원자는 수소 원자를 나타낸다.화학반응은 순물질(반응물)이 다른 순물질(생성물)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화학자들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화학반응을 식을 이용하여 표현한다. 예를 들어, 일산화질소(NO) 기체가 산소(O2) 기체와 반응하여 이산화질소(NO2) 기체가 만들어지는 반응을 화학 반응식(chemical equation)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이 쓴다. 2NO()+ο2(g)→2NO2(g) 이 식에는 일산화질소, 산소, 그리고 이산화질소가 기체(g) 상태라는 정보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화살표는 반응의 방향을 의미하며 식의 왼쪽에는 반응물들을, 그리고 오른쪽에는 생성물들을 나타낸다. 이 식에서 일산화질소와 이산화질소 기호 앞에 있는 숫자 2는 계수(coefficient)라 하고 반응에 사용된 물질의 양을 나타낸다. 이 반응식은 풀어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기체 상태의 일산화질소 분자 두 개와 기체 상태의 산소 이원자분자 한 개가 반응하여 기체 상태의 이산화질소 분자 두 개를 생성하였다.’
과학은 실험과 관찰을 통하여 물질의 특성을 연구하고, 그리고 물질을 목적에 맞게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또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과정을 거듭 시도하면서 발전해 왔다. 물질의 특성 표현은 정량적(quantitative)인 정보와 정성적(qualitative) 정보를 이용한다. 물질의 끓는점, 질량, 밀도 등과 같이 숫자로 표시되는 측정값을 정량적 정보라 한다. 이와 달리 ‘물이 뜨겁다‘와 같이 숫자와 관련 없이 물질의 성질을 표현하는 것을 정성적 정보라 한다. 실험에 의한 정량적 측정값은 숫자와 단위를 이용하여 표시하는데, 만일 측정값의 단위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질량을 측정하였을 경우, 단위가 그램인지, 킬로그램인지, 아니면 파운드인지 정확히 명시하여야 한다. 과학자들은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하여 측정 단위를 한 가지 간단한 단위법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고자 하였다. 이런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이 미터법이다. 우리는 측정값의 단위를 다른 단위로 변환하여 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위를 변환하는 이유는 측정값을 아주 작은 숫자나 아주 큰 숫자로 표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주에서 서울까지의 거리를 미터로, 사람의 체중을 밀리그램으로, 그리고 마라톤의 기록을 초 단위로 표시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 사용되는 국제단위계를 약자로 SI 단위(Systeme International d’Unites라는 프랑스어)라 하고 표 1.4에 보여 진다. 표 1-5는 SI 단위의 변환에 사용되는 접두사를 나타낸다.
1.3 화학의 역할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대 수명은 증가하고 삶은 훨씬 편리해지는 등 많은 이득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항상 크고 작은 위험들이 불가피하게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자동차를 이용하면 도보로 걸어가는 것 보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자동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공해를 유발하게 되고 매년 자동차 사고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전기는 현대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이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해치고, 또한 전기에 감전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